안녕하세요 이방인 J 시카고입니다.
오늘은 정말 오랜만에 시카고에 있는 맛있는 레스토랑을 다녀온 것에 대해서 써보고자 합니다. 저와 마이클은 집에서 주로 요리를 해서 먹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가족 모임이 있지 않는 한 최근에는 밖에서 음식을 먹은 적이 많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몇 달간 다녀온 레스토랑들 중에서 참 맛있어서 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곳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옆 동네에 있는 새로 생긴 레스토랑에 들러보았는데, 기대 이상으로 맛도, 분위기도, 서비스도 좋아서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시카고 로건스퀘어(Logan Square)에 위치한 노모노모 스시(Nomonomo Sushi)입니다.
일본식 라멘 먹으러 들른 단골 식당, 맞은 편에 보이는 일식집이 궁금해졌다
몇 달 전, 시카고 날씨가 정말 추웠어요. 겨울이라 그런지, 기온이 많이 떨어지기도 했고, 바람까지 불어서 추웠습니다. 집에서 음식을 해 먹자니 귀찮기도 하고, 마땅히 무엇을 해먹을지 잘 모르겠어서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떠오른 것은 저와 마이클이 자주 가는 라멘 와사비(Ramen Wasabi)였어요. 깊은 맛을 내는 진한 국물과 함께 쫀쫀하면서 꼬들거리는 라멘을 후루룩- 하고 먹으면 얼마나 맛있을까 생각하면서 신나게 라멘집으로 향했습니다.
관련 포스팅: https://shinyjchicago.tistory.com/75
라멘 와사비에 도착했는데, 아무래도 저녁 시간에 가서 그런지, 입장하기 위해서 대기하는 사람들이 무척 많았아요. 라멘 와사비 바깥쪽에 따로 설치된 곳에서 난로를 쬐면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반대편 모던해 보이는 인테리어가 눈에 띄는 레스토랑이 있더군요. 이름은 노모노모 스시. 저런 게 있었나 하면서 궁금한 마음에, 이미 대기자 명단에 이름과 휴대전화 번호를 올려놓았기도 했고, 기다리면서 할 것도 없었기에 건너편으로 가서 메뉴를 살펴보고, 내부도 살짝 구경하고 다시 라멘 와사비로 돌아왔습니다. 새로 생긴 지 얼마 안돼서 구글에 리뷰가 20개 미만이었던 것 같아요. 정말 적었습니다. 그래서 맛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다음에 한번 방문해 보자라고 하고 저희는 라멘 와사비에서 라멘을 즐기고 집에 돌아갔어요.
시끌벅적한 분위기 속에서 노마카세(Nomakase) 즐기기
내부 인테리어는 무척 모던했습니다. 그리고 깔끔했어요. 저는 초밥을 만드는 셰프들 앞에 앉고 싶기도 했으나, 안쪽에 있는 자리로 안내해 주어서 두 명이 딱 앉을만한 작은 테이블에 앉았습니다. 아무래도 새로 생긴 레스토랑이다 보니 시카고 트리뷴 리뷰 기사도 없어서 맛에 대한 기대는 많이 하지 않았었습니다. 그런데, 일단 들어가 보니 사람들이 정말 많았고, 아무래도 공간이 넓게 트여있지 않은데 사람이 많으니 정말 시끌벅적했어요. 저와 마이클이 작은 테이블에 앉아 서로 마주 보고 대화를 하는데도, 집중하지 않으면 잘 안 들릴 것 같았어요. 그런데, 정말 나오는 음식 하나하나 모두 맛있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저희가 주문한 것은 Signature Nomakase였습니다. 가격은 한 명당 98불로 다른 레스토랑이 제공하는 오마카세들보다 좋은 가격이었다고 생각해요. 레스토랑 이름이 노모노모여서, 오마카세를 노마카세라고 한 것 같아서 귀엽다고 생각했습니다.
노마카세는 총 8개 메뉴로 구성돼 있었습니다. 1)Daily Selection Oyster로 굴이 나왔고요. 굴 종류는 선택할 수 있었는데, 저는 어느 레스토랑에 가던지 굴을 선택할 때 항상 제일 큰 굴로 달라고 말하곤 합니다. 곁들여져 나오는 폰즈 소스가 잘 어울리면서 감칠맛을 더해줬어요. 2) Chawanmushi. 에그 커스터드 위에 생선 알과 Shiitake 버섯이 함께 올려져 있었어요. 저는 오마카세를 주문하고, 마이클은 먹어보고 싶은 메뉴들을 하나씩 주문하는 것으로 했어는데요. 직원의 깜찍한 실수로 이 Chawanmushi를 2개 받았지 뭐예요? 그래서 직원에게 한 명만 노마카세로 주문해서 하나만 나오는 게 맞을 것 같다고 하니, 잘못 주어서 미안하다면서 다른 1개를 저희가 원한다면 먹어도 된다고 했어요. 그래서 저희는 감사한 마음으로 하나를 더 킵해서 둘이 맛있게 먹었답니다. 입에 넣자마자 사르르 녹는 에그 커스터드에 쫄깃하면서 부드러운 버섯의 식감이 대비가 되어서 정말 잘 어울렸어요. 간도 알맞았습니다. 3) Tuna Tartare. 요즘 일식 레스토랑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메뉴입니다. 바삭하게 튀긴 쌀밥 위에 부드럽게 다진 참치를 올려주는데요. 이것도 맛있게 먹었습니다. 튀긴 쌀밥이 겉은 바삭하면서 씹을 때 쫄깃한 텍스쳐가 있었어서 더 좋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올려주는 참치의 양도 꽤 많았는데, 서로 조화롭게 어우려 저서 맛있었습니다.
4) Smoked Sashimi. 동그란 보울 안에 사시미를 넣어줬는데요. 생 고추냉이가 얹어져 있고, smoke 한 것이 날아가지 않게 처음에는 뚜껑에 덮여서 나왔었어요. 열자마자 향이 무척 강했는데, 입에 넣자마자 아주 부드러운 향이 됐습니다. 감탄하면서 먹었어요. 5) Nigiri. 7 피스의 니기리가 나왔는데요. 성게알은 제가 마이클이 먹고, 맛있어 보이는 참치는 제가 먹었답니다. 7 피스 모두 정말 맛있었어요.6) Miso Sablefish. 달콤하면서 된장의 savory가 가득 찬 소스에 Sablefish가 얹어져서 나오는데요. 입에서 살살 녹았습니다. 소스에는 과자 같은 텍스쳐들을 올려놓았는데, 식감이 무척 좋았어요. 7) Hand roll. 저는 negi hamachi를 주문했는데요. 마지막 요리였는데, 1 피스 같지 않은 1 피스여서 정말 배불렀습니다. 김에 밥과 방어(하마치)를 올리고, 시원한 맛이 나는 파를 얹어준 것이었는데요. 간이 세지 않아서 깔끔한 마무리로 딱이었습니다. 8) 마지막은 그린티 아이스크림이었어요. 이 아이스크림은 쫀득하니 정말 맛있었어요. 서버에게 혹시 아이스크림을 직접 만드는지 물어봤는데요, 여기서 만들지 않고 다른 곳에서 사 온다고 합니다 :) 어딘지 알면 제가 사서 저희 집 냉동실에 두통 정도 쟁여놓고 싶었어요.
여름에 친구나 가족들과 함께 한번 더 오고 싶은 곳
이 레스토랑은 맛도 좋고, 분위기도 무척 좋았어서 저는 친구나 가족들과 맛있는 오마카세를 즐기기 위해 한번 더 방문하고 싶어요. 음식이 정말 잘 맞았고, 퀄리티도 너무 좋았습니다. 서버와 이야기를 하다가 저와 마이클이 자주 가는 레스토랑이 바로 맞은 편에 있어서, 대기하던 도중에 보고 눈도장을 찍어두고 이번에 방문하게 됐다고 히니, 서버가 하는 말이, 라멘 와사비의 주인과 이 레스토랑 주인이 같은 사람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심지어, 라멘 와사비 바로 옆에도 노모노모 스시를 하나 더 열었더군요. 그런데, 그곳도 여기같이 오마카세를 하는 것은 아닌 것 같고 아마 Deppanyaki와 다른 메뉴를 선보이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집에 가는 길에 궁금해서 슬쩍 구경했거든요. 아무튼 저와 마이클이 거의 마지막 손님으로 있었기 때문에 서버와도 얘기를 많이 하고, 이 레스토랑에 대한 이런저런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답니다.
시카고에는 정말 맛있는 레스토랑이 많은데요, 새로 생긴 곳이어서 리뷰가 많진 않지만 저는 이 곳에서 가격 대비 맛있는 오마카세를 즐기고 온 것 같아서 무척 기분이 좋았습니다. 아마 이날이 제가 박사 프로그램 지원을 마친 주였는지, 아니면 합격 통보를 받은 날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더욱 홀가분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답니다. 그럼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 또 좋은 레스토랑을 주변에서 찾게 되면, 블로그에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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