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방인 J입니다.
오늘은 비 오는 날 생각나는 일본 라멘 레스토랑 한 곳을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레스토랑 이름은 라멘 와사비(Ramen Wasabi)입니다. 비가 오는 날이면, 아무리 신나는 음악을 들어도 어깨가 축 처지는 기분이 들어요. 콜드 디쉬보다는 따뜻한 음식, 특히 뜨끈한 국물이 생각나곤 합니다. 그럴 때면 저는 이 레스토랑을 찾습니다. 서버브에 사는 동안엔 시카고까지 운전해서 가곤 했는데, 시카고로 이사 온 후에 이 레스토랑이 저희 집에서 걸어서 갈 정도로 가까워서 정말 기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비 오는 날 제가 즐긴 라멘 와사비, 사진으로 함께 만나보시죠.
일본 라멘과 컴포트 푸드(comfort food)를 즐길 수 있는 곳
라멘 와사비는 2010년 처음 시카고에 오픈했습니다. 그때 이후로 지역 주민 또는 비 지역 주민들에게 숨겨진 보석 같은 레스토랑으로 알려지면서 시카고에서 꼭 방문해봐야 할 일본식 라멘 레스토랑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이 레스토랑은 실제 일본인이 소유한 일본식 레스토랑 중 하나이면서,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일본 음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이자카야 스타일의 작은 디쉬부터 며칠 내내 돼지뼈를 삶아서 낸 육수가 들어있는 일본식 전통 라멘까지 다양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모든 레스토랑이 추구하듯, 이곳도 가장 신선하고 좋은 재료들을 엄선해서 내놓고 있습니다. 셰프이자 공동 설립자는 사카토 타케야마(Sakato Takeyama)입니다. 그리고 매니징 파트너이자 공동 설립자는 Jee H. Kim입니다. 성이 김 씨인 것을 보아서 한국인인 것 같습니다!
웹사이트에 따르면, 라멘 와사비의 라멘은 돼지 뼈로 육수를 내어서 풍부하고 크리미 한 맛을 자랑합니다. 그리고 100% 버크셔 돼지 뼈(Berkshire Pork Bones)를 사용한다고 합니다. 육수를 내는 데 걸리는 시간은 최대 45시간이며, 이밖에 이들의 마법 레시피가 따로 있겠지요?
음식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준 애피타이저, 타코야끼
'음식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는 애피타이저'라고 썼지만, 동시에 저희 둘 다 배가 너무 고파서 시킨 타코야끼였답니다. 비가 왔고 바람도 조금 불어서 추웠기 때문에 들어가자마자 빠르게 맛있게 따뜻하게 속을 달래줄 무언가가 필요했던 것이죠. 결과적으로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 저희가 먹은 타코야끼는 평범한 맛이었습니다. 예전에 한국에서 타코야끼 맛집에 간 적이 있었는데, 그곳에서는 문어를 정말 과하다 싶을 정도로 많이 넣어줬었고, 무척 부드러웠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이 날 시킨 타코야끼는 레스토랑에서 애피타이저로 나오는, 간단하고 평범한 타코야끼였습니다. 문어가 너무 과하게 많이 들어있지도 않았고, 부드러운 타코야끼였어요. 메인인 라멘을 먹기 전에 시키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울적한 날, 과일향이 잔뜩 나는 술 한잔 하는 것을 빼놓을 수 없죠. 저희는 술을 둘 다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레스토랑에 가면 아주 가끔씩 한잔 정도는 시키곤 합니다. 이날 주문한 술은 구아바와 진저가 들어간 술이었습니다. 이름은 기억이 나지 않는데, 구아바 진저 모히토, 이 세 단어를 아우르는 이름이었던 것 같습니다. 제 남자 친구는 이 모히토를 맛보고서는 술맛이 너무 세게 나서 마시기가 힘들다며 다른 것을 주문해서 마셨답니다. 덕분에 술을 주문할 생각도 없었던 저는 이 모히토를 한 모금 들이켰고, 마음에 들어서 제가 다 마시기로 했어요 :)
육수가 남다른 라멘 와사비의 라멘들
제가 주문한 라멘은 하카타 레드(Hakata Red)입니다. 메뉴판 옆에 맵기에 대한 표시로 빨간색 고추를 3개나 그려놓았어요. 그래서 매울 것이라는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 적당히 맛있게 매울 줄 몰랐습니다. 보통 한국 레스토랑 말고 다른 레스토랑에서 맵기 표시를 해놓으면 제가 가끔 코웃음 친 적들이 있었거든요... 하지만 레스토랑 라멘 와사비의 맵기는 정말 표시한 만큼 정확했습니다. 제가 주문한 하카타 레드에는 얅은 라멘, 버크셔 돼지, 양파, 죽순, 검은 버섯, 절인 생강 등이 들어가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 중 하나는 바로 계란이죠. 밖은 탱글하고 안은 부드럽게 반숙이 된 완벽한 계란을 맛볼 수 있었습니다. 다음에 가면 계란을 좀 추가할까 봐요. 매콤하고 뜨끈한 국물과 정말 잘 어울렸습니다. 계란 맛이 담백하고 고소했기 때문이지요. 또한 고기가 참 중요한데요. 버크셔 돼지고기를 사용해서 무척 부드럽고, 적당히 기름졌습니다. 입에서 녹을 정도로 맛이 있었습니다.
라멘을 먹을 때 큰 국자도 주는데요. 한국인인 저의 경우는 차라리 숟가락을 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일본식 레스토랑에 가면 늘 저렇게 큰 국자를 주니까 이제는 그냥 그러려니 하고 먹습니다 :) 다음에 또 방문하게 된다면 저는 하카타 레드를 또 먹을 것 같아요. 저는 육수가 진하고, 기름기가 꽤 있고, 돼지고기가 잔뜩 들어간 라멘을 좋아하는 편이거든요. 하지만 맵지 않은 육수와 곁들여 먹으면 가끔 느끼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제가 먹은 라멘의 경우는 국물이 매콤한 편이라서 느끼함을 단번에 잡았어요. 그래서 처음부터 끝까지 맛있게 즐길 수가 있었답니다.
제 남자 친구가 주문한 라멘은 삿포로 미소(Sapporo Miso)입니다. 제가 주문한 하카타 레드와 비교해 보았을 때, 국물이 조금 더 맑고, 덜 매워 보이지요? 미소 베이스의 라멘이라서 전혀 맵지 않고 깔끔한 육수를 자랑하는 라멘입니다. 저는 진하고 기름진 국물을 좋아하는 편이고, 제 남자 친구는 저와 반대로 가벼우면서 깔끔한 국물을 선호합니다. 그의 입맛에 아주 딱 맞는 라멘이었습니다. 저도 몇 입 먹어보았는데요, 제 취향은 아니지만 그래도 아주 훌륭하게 맛있었답니다.
삿포로 미소 라멘에 들어가 있던 돼지고기도 입에서 살살 녹았고, 숙주와 죽순의 씹히는 맛도 일품이었어요. 너무 기름진 육수를 좋아하지 않으신다면 이 라멘을 추천드립니다 :) 삿포로 미소 라멘의 면은 계란으로 만든 면이고, 풍부하고 감칠맛이 나는 돼지고기 육수와 함께 나오고 있고요. 역시 버크셔 돼지고기를 사용했고, 죽순, 숙주, 깨, 양파 등이 들어가 있습니다. 역시나 라멘 고추냉이만의 끝내주는 일본식 반숙 계란도 함께 나왔지요.
시카고로 이사를 온 덕분에 주변에 있는 맛있는 레스토랑들을 다닐 수 있어서 너무 좋습니다. 특히 제가 좋아하는 레스토랑들이 주변에 밀집해있어서 이제 더 이상 트래픽 때문에 고생하면서 40분~1시간 동안 운전해서 그 레스토랑들에 가지 않아도 되는 것도 좋아요. 다만 너무 가까워서 자주 가게 되면 지갑이 가벼워질 것 같아서 걱정입니다 :)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도 시카고 내 맛있는 레스토랑들을 더 소개해볼게요!
- 시카고에서 이방인 J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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