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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학사 함께하기

[두번째 학사] 시카고 핫 초콜릿 런(Chicago Hot Chocolate Run) 의료 봉사

by 이방인 J 시카고 2022. 1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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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방인 J입니다. 시카고는 이제 점점 날씨가 추워지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이럴 때 생각나는 것, 제게는 바로 핫 초콜릿입니다. 커피를 마시지 못하기 때문에 겨울이 되면 핫 초콜릿을 집에 구비해두고 따뜻한 우유와 함께 섞어서 마시곤 한답니다 :) 올해는 제가 조금 특별한 핫 초콜릿을 마시고 왔습니다. 바로 시카고 핫 초콜릿 런 2022 (Chicago Hot Chocolate Run) 에서요. 널싱 스쿨 주니어(3학년) 첫 학기를 보내고 있는데요, 다양한 의료봉사 기회에 대한 이메일이 늘 학교나 학생회 측에서 날아옵니다. 그중에서 저는 저와 가장 친한 널싱 스쿨 친구들과 함께 시카고 핫 초콜릿 런에서 의료봉사를 하기로 했답니다.

 

시카고 핫 초콜릿 런
건강도 지키고, 맛있는 핫 초콜렛도 즐기고, 기부까지 :)

 

핫초콜릿 런을 완료하면 이렇게 핫 초콜릿, 마시멜로, 바나나, 간식 거리, 초콜릿 소스가 담긴 플레이트를 준답니다. 전통이에요!
새벽 5시에 모두 모인 자원봉사자들 모습입니다. Medic 이라고 쓰여있는 빨간 조끼를 입은 사람들이 바로 널싱을 전공하는 저와 제 친구, 선배들 + 의대생들입니다. 메디컬 텐트로 모두 이동중입니다 :)

 

제가 제 널싱 스쿨 베스트 프랜드들과 함께 의료 봉사를 한 시카고 핫 초콜릿 런에 대해서 한번 소개해볼게요. 시카고 핫 초콜릿 런은 2008년 시카고에서 처음 개최되었고, 총 4가지 부문 15k, 10k, 5k 달리기, 2 mile Fun Walk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시카고에서 시작해 현재는 미국 전역에서 열리고 있다고 해요. 이 행사가 의미가 있는 이유는 바로 목적이 기부이기 때문입니다. 매년 이 행사에서 모아진 기부금은 도움이 필요한 기관 및 단체에 기부가 되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는 세인트 주드 어린이 리서치 병원(St. Jude Children's Research Hospital)에 기부가 될 예정입니다. 이 병원은 리서치 병원 중 하나로서 아동 암 이라던지 이밖에 생명을 위협하는 다양한 질병에 대해 치료하고 연구하는 병원입니다. 1962년에 지어졌으며, 창립자인 대니 토마스에 의해서 창립 이래 계속해서 어떤 아이이든 간에 인종, 종교, 또는 가족이 병원비를 지불할 수 있는지 여부에 의해 아이들이 치료를 받아야 할 권리를 박탈당해서는 안된다는 신념을 가지고 어린이들을 치료해오고 있습니다. 

저는 유튜브 동영상을 볼 때마다 이 병원에 대한 광고 영상을 많이 보곤 했는데요. 그래서인지 이름이 더 익숙했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널싱/메디컬 관련 수업 자료 영상을 많이 찾아보기 때문에 광고도 의료 쪽 광고가 많이 뜨는  것이 아닌가 추측해봅니다 :) 아무튼 마라톤/달리기를 뛰는 사람들 뿐만 아니라 매년 다양한 기업 및 단체들이 후원을 하고 도네이션을 하고 있습니다. 

 

어서 와, 의료 봉사는 처음이지?
메디컬 텐트에서 접수+간단한 치료를 맡다!

 

이날의 메디컬 텐트 히어로, 바로 Bactitracin Zinc Ointment + Bandage입니다.

 

저와 제 친구들은 메디컬 자원봉사자로서 의료 부스(Medical Tent)에서 봉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부스는 피니시 라인 옆 쪽에 설치됐습니다. 다들 아침 새벽부터 (오전 5시까지 모이는 것이었답니다) 시카고 그랜트 팍(The Grant Park)에 모여서 메디컬이라고 쓰여있는 쪽에 줄을 서서 기다렸어요. 저는 친구와 차를 함께 타고 갔는데 도착하자마자 저희보다 일찍 와있는 다양한 자원봉사자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메달을 전달해주고 포옹해주고 응원해주는 자원봉사자들, 음료를 나눠주는 봉사자들, 참가자 등록 및 확인 등을 도와주는 봉사자들 등 정말 다양하고 많았습니다. 

인원이 다 모이고 나서 저희 학교 의대생, 간호대생 학생들은 다 같이 메디컬 부스로 자리를 옮겼어요. 응급실 의사 두 분, 그리고 간호사 네 분 정도 인솔 하에 저희는 다 같이 짧은 지시사항을 들었고, 시작 전 간단히 단체사진을 찍답니다. 마라톤/달리기 행사 시작 전에 메디컬 부스 안에 있는 의료 용품들을 정리하고, 환자들이 누울 수 있는 베드를 펴서 배치하고, 의자들도 펴서 놓았답니다. 그리고 보통 많이 쓰인다는 연고, 밴드, 거즈 등을 테이블에 놓아두었습니다. 참가자들이 피니시 라인을 지나기 전까지는 메디컬 부스에 올 일이 보통 많이 없어서 시작 직후에는 조금 한가했습니다. 그래서 학교 선배들, 동기들과 대화도 나누고, 함께 일하는 의사, 간호사들로부터 여러 가지 조언들도 들었고요. 그리고 무엇보다! 저와 제 친구들은 준비된 베이글과 크림치즈, 그리고 핫 초콜릿과 커피를 즐겼습니다. 아무래도 이름이 시카고 핫 초콜릿이라서 그런지 핫 초콜릿이 정말 진하고 맛있었답니다. 다들 한번 맛보고 나서는 대체 이 핫 초콜릿 어디서 누가 만든 건지 궁금해했습니다. 알면 저도 구매하고 싶었어요 :) 

메티컬 텐트 안에 있는 의료용품 수납장입니다.

 

다양한 의료봉사 중에서 제가 맡게 된 임무는 접수 및 안내(Front Desk)와 간단한 상처 치료였습니다. 사실 상처를 치료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고는 예상치 못했어요. 오기 전에는 어떤 일을 할지 전혀 몰랐었답니다. 그런데 운 좋게 저와 제 베프 두 명 그리고 학교 선배까지 이렇게 네 명이서 프런트 데스크에 앉게 되었어요. 업무를 간단히 설명해보자면,

1) 참가자들이 메디컬 부스를 방문하면-환자 번호를 차트에 적고,

2) 물어보고 + 재빨리 스크리닝 해서 어떤 치료가 필요한지 알아내고,

3) 간단한 상처(넘어져서 피를 흘림) 또는 휴식 또는 아이스팩 등이 필요할 경우 뒤에 의자로 안내하고,

4) 위급 상황 시 바로 ER Medical Doctor에게 알리고 환자를 보내는 것 

등의 업무를 했습니다. 마라톤/달리기 행사가 끝나갈 무렵, 다친 참가자들이 물 밀듯이 밀려왔습니다. 노련하고 업무 처리가 무척 빠른 시니어 선배 덕분에 환자 차트를 재빠르게 적을 수 있었고, 어떤 조치가 필요한지까지 차트에 적고, 바로 의사나 간호사에게 차트를 전달하거나 저희가 상처 치료를 해낼 수 있었습니다. 이제 막 널싱 스쿨을 시작한 제가 이렇게 의료적으로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 무척 기쁘고 감사했습니다. 특히 저는 넘어진 환자들이 오면 상처를 씻어내고, 연고를 바르고, 밴드를 붙여주는 간단한 업무를 했는데요. 치료를 받는 참가자들 모두 제게 어느 학교 학생인지, 널싱 스쿨 생활은 어떤지 등 물어봐주시고 잘 해낼 것이라고 응원도 해주었습니다. 물론 치료해줘서 무척 감사하다는 인사와 함께요!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메디컬 텐트

 

간단하게 파가 들어간 크림치즈를 바른 베이글을 아침 식사로 먹었습니다.

 

이날 메디컬 텐트에서 의료 봉사를 하면서 많이 느낀 것 중 하나는 "메디컬 텐트가 어떤 곳인지 아는 사람만 온다"는 아쉬움이었습니다. 이날 메디컬 텐트에 온 분들을 보면, 실려온 사람 또는 넘어져서 간단한 상처 치료가 필요한 사람 등 이외에도 휴식이 필요해서 걸어온 분들이나 봉사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기 위해 오신 분들이 있었습니다. 멀쩡히 스스로 걸어서 오신 분들은 보면 의료계 종사자들, 의대생, 간호대생, 의료계 사업체를 가지고 있는 사람 등이 참 많았던 것 같아요. 아무래도 메디컬 텐트에서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잘 알고 있는 분들이었습니다. 

제가 이날 배운 것은 메디컬 텐트에는 아픈 사람만! 오는 곳이 아니라는 것이었어요. 누워서 또는 앉아서 휴식이 필요한 사람, 그리고 간단한 스낵 + 음료 등이 필요한 사람, 그리고 오랜 달리기 또는 걷기로 인해 아픈 근육을 진정시키기 위한 아이스팩이 필요한 사람 등 누구나 올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저도 봉사를 하기 전까지는 전혀 몰랐지만, 이번 봉사를 통해서 메디컬 텐트에서 어떤 도움을 주고, 받을 수 있는지 알게 되었답니다 :) 처음에는 "공부할 시간도 부족한데, 새벽부터 봉사라니"라는 생각을 사실했었어요. 그런데 친구들의 권유로 검색을 해봤고, 다 같이 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함께 봉사를 하게 됐습니다. 실제로 봉사를 하고 나서, 큰 동기부여를 받고 집에 가서 열심히 공부를 할 수 있었답니다. 물론 짧은 낮잠을 자긴 했지만요. (앗 그리고 사실 검색해보았는데 스타트 라인 지점에 큰 마시멜로우들이 매달려 있는 아치형 구조물을 보고 너무 귀엽다고 생각해서... 하게 된 것도 같아요! 하하. 메디컬 텐트가 피니시 라인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도 못하고 말이죠!)

미국에서 간호대생으로 살아가면서 다양한 의료 봉사의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 참 감사할 따름입니다. 아직 학생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다양한 의료 분야를 봉사활동을 통해 작은 경험을 할 수도 있고, 실제 그 분야에서 일하시는 분들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고, 덤으로 네트워크도 쌓을 수 있고요! 그리고 무엇보다 함께 힘들게 공부하는 친구들과 좋은 추억을 쌓은 것 같아서 기분이 좋습니다 :)

날씨가 점점 추워지는데, 다들 따뜻하게 입으시고, 따뜻한 핫 초콜릿 한잔씩 마시는 여유로운 주말 되시기 바라요.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시카고에서 이방인 J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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