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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미국병원생활

[슬기로운 미국 병원 생활] 물 마시기 챌린지

by 이방인 J 시카고 2021. 1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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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방인 J 입니다. 

여러분은 평소에 물을 얼마나 자주 마시고 계신가요? 몸에 수분을 보충해주는 일은 내 몸에 이로운 것임을 알지만 저는 일 할 때, 공부할 때 등 무언가에 몰두할 때면 물 마시는 것을 잊곤 합니다. 예전에는 물병을 책상에 놓지도 않았었답니다. 그런데 요즘 병원에서 물을 마시라고 독려해주는 귀여운 챌린지를 진행 중이어서 물을 조금 더 자주 마시게 됐습니다. 그래서 미국 병원 생활 문화편으로, 오늘은 제가 일하는 병원에서 진행했던 물 마시기 챌린지(Hydration Challenge)에 대해 소개해보겠습니다. 

 

물 마시기 챌린지 보드를 찍어보았습니다. 저도 한장 꾸-욱 붙였습니다.

물 마시기 챌린지

병원에서 매일 같이 건강 관련 업데이트, 복지 혜택, 중요한 이벤트, 알아야 할 변경 사항 및 업데이트 등에 대한 이메일을 받습니다. 몇 달 전, 그 이메일을 찬찬히 읽고 있다가 좋은 챌린지를 하나 발견했습니다. 바로, 물 마시기 챌린지였습니다. 내용을 읽어보니 각 부서 전체를 대상으로 진행을 하며, 저와 같이 한 부서에 속해있지 않고 모든 부서를 돌며 두루 경험하는 플로러(Floater) 직원들도 하나의 부서로 지정하고 어느 부서가 물을 많이 마시는지 대결을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참여 방법은 간단했습니다. 8 온즈(0.236588 리터)의 물을 마실때 마다 각 부서에 비치된 보드에 동그라미 스티커를 붙이면 됐습니다. 한 달 후에 스티커 개수를 합산해서 우승 부서를 정하며, 상품을 받는다고 합니다. 그나저나, 저 보드 정말 깜찍하지 않나요? 스티커들이 물고기들이 만들어내는 버블이라고 생각하면 더 귀여운 것 같습니다. 물고기, 산호초, 불가사리 등등 다양하게 그려넣은것도요 :) 

좋았던 점

저는 이 챌린지에 참여하면서 좋았던 점이 여러개가 있습니다. 먼저, 챌린지 덕분에 '물을 마셔야 한다'는 당연한 생각을 일 하면서 계속 스스로 리마인드 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12시간 쉬프트를 하는 동안 보통 3잔 정도 마시는 물을 6잔 정도 마시게 됐습니다. 깨끗한 물을 마셔서 몸에 수분을 틈틈이 보충해주자 몸 건강을 더 잘 챙기는 기분이 들어서 좋았습니다. 아주 작은 변화인데도 불구하고요. 부연설명을 하자면 마치 정신도 맑아지는 것 같았고, 몸이 더 가벼워지는 느낌까지 들었답니다. 물을 마셔야 한다는 생각을 하다 보니 집에서도 물을 자주, 충분히 마셔주게 되었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좋은 습관을 형성하는데 도움이 됐습니다. (최고)

코스트코에서 산 ThermoFlask입니다. 2개 19달러.

 

두 번째로, 같이 일하는 동료들과 웃으면서 물 마셨냐는 말을 주고받는 것도 재미있었습니다. 보통은 환자들을 돌보고, 차팅 하고, 정신없이 돌아가는 병원에서 동료들에게 "Are you doing okay?", "Do you need any help?"라고 물어보는데요. 이 챌린지 기간 동안에서는 저 질문들 만큼이나 "Did you drink some water?", "Don't forget to place a sticker bubble on the board!"라는 말들을 많이 한 것 같습니다. 웃으면서 말이죠. 일종의 작은 게임 같은 것이니까요 :) 벌써 한 달이 훨씬 지났는데, 상품 소식이 없는 것을 보면 제가 속한 부서는 우승 부서는 아니었던 것 같네요. 

 

저는 미국 병원에서 일하면서 느낀 점 중 하나가 바로 부담없이, 재미있게 참여할 수 있는 캠페인이나 챌린지들을 많이 개최한다는 것입니다. 이번에 마련했던 물 마시기 챌린지와 같이 지난 핼로윈 때는 호박 꾸미기 콘테스트를 열어서 각종 소품을 이용해 호박을 꾸미기도 했었습니다. 그리고 핼로윈 몇 주 전부터 이 콘테스트에 쓰일 소품들을 기부받았고요. 또한 기부를 위한 마라톤 행사나 음식, 물품 판매 등도 활발합니다. 만약 직원 수가 적은 회사에 다녔다면 '나라도 참여해야 하나?'라는 생각에 조금 부담스러울 수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대형 병원이다 보니 직원 수가 많고, 부담으로 다가오지 않습니다. 모두들 참여를 하고 싶으면 하고, 안 하고 싶으면 안 하기 때문입니다. (너무 당연한 소리인가요? ㅎㅎ) 늘 즐길거리를 제공해줘서 고마운 마음이 더 큽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도 깨끗한 물을 잊지 않고 충분히 마시는 하루가 되시길 바랍니다!

 

- 시카고에서 이방인 J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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