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방인 J입니다.
직장인들의 최대(?) 고민 중 하나는 바로 점심 메뉴 고르기가 아닐까요. 오늘은 미국 병원 데이 쉬프트(Day Shift)로 일하는 저는 주로 어떤 음식을 점심으로 먹는지 보여드리려고 합니다. 참고로 저는 도시락 파는 아니고 일하는 날 점심마다 음식을 사 먹고 있습니다 :)
도시락 만들기 귀찮다면, 사먹어야지!
병원에서 일을 처음 시작한 첫날을 제외하고 내리 한 달간 저는 점심 도시락을 챙겨서 출근을 했습니다. 첫날은 동료들이 점심을 어떻게 해결하는지 보고 저도 시도해보려고 안 가져갔었습니다. 첫날에 가보니 대부분 도시락을 챙겨 오더라고요. 미국인 동료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인도 동료들은 커리를 챙겨 오기도 하고, 멕시칸 동료들은 타코나 타파스 등을 가져왔습니다. 아니면 간단하게 샌드위치를 많이 가져오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도 한 달간 열심히 도시락을 챙겨갔습니다. 저는 요리를 잘하지 못하는 편이라서 제일 만들기 간단하고 적은 시간이 걸리는 김치볶음밥을 주로 가져갔습니다. 그런데, 한 달 내내 먹으니 너무 질리기도 하고, 요리 자체를 즐기지도 않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서 힘들더라고요. 학교 공부와 일을 병행하고 있었기 때문에 적은 시간이 소요되는 것에도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습니다.
부모님과 통화를 하던 중에, 어머니께서 제게 "J야, 도시락을 챙겨가는게 스트레스받는다면 그냥 사 먹는 게 어떻겠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제가 알게 모르게 도시락 챙겨가는 게 무척 귀찮았었고, 그게 부모님과 통화하던 중에도 티가 났던 것입니다. 그 얘기를 듣는데 제가 왜 그동안 사 먹는 것을 생각하지 않았을까 생각하며 머리를 탁 쳤습니다. 분명 사 먹는 동료들도 많이 있었는데도 말이에요. 그래서 그날부터 8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저는 빈손으로 일하러 갑니다. 점심시간이 되면 (정해진 시간은 없지만) 10층 카페테리아로 올라가서 그날그날 먹고 싶은 메뉴를 골라서 먹기 시작했습니다 :)
오늘 뭐먹지?
여기서 제일 중요한 질문. 그래서, "오늘 뭐 먹지?". 제가 주로 먹는 메뉴들을 소개합니다. 저희 병원에는 1층에는 파네라(Panera)가 있고요, 10층에는 병원 카페테리아와 스타벅스가 있습니다. 저는 1층까지 올라가기를 귀찮아하기도 하고, 쉬는 시간이 12시간 시프트 중에 30분이기 때문에 10층에 올라가서 점심을 해결합니다. 병원 카페테리아에는 참 다양한 메뉴들이 있는데요, 매일매일 즉석에서 만들어주는 음식들은 종류가 바뀝니다. 그리고 냉장 보관되는 음식, 디저트들은 종류가 거의 정해져 있고 가끔 바뀝니다.
카페테리아 그릴 코너에서는 스위스 머쉬룸 버거(다이어트 전까지 제 최애였습니다), 치폴레 터키 샌드위치, 찹 샐러드(제가 제일 좋아하는 샐러드입니다), 치킨 샌드위치, 파니니 샌드위치, 타코 샐러드(꿀 맛) 등 종류가 다양합니다. 추가로 감자튀김, 웨지 감자, 치킨 너겟 등이 있습니다. 그릴 코너에서는 음식을 주문하면 즉석에서 직원분께서 음식을 만들어주십니다. 가끔 인기 메뉴가 나오거나 점심시간에 한꺼번에 사람이 몰릴 때에는 스크럽을 입은 직원들이 길게 줄을 서 있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다른 코너에는 야채 피자, 치즈 피자, 페퍼로니 피자, 치즈 스틱 + 토마토 소스 등이 있고요. 냉장 보관 식품 코너에는 에그 샐러드 샌드위치(제가 거의 매일 먹는 것입니다), 치폴레 샌드위치, 각종 샐러드, 치즈, 크래커, 푸딩, 크림 파이, 애플파이 등도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 캘리포니아 롤, 포케 보울 등도 있답니다. 깜짝 놀랐어요. 그런데 가격이 8~9불 정도씩 해서 비싸서 저는 안 먹습니다. 바나나나 과일 주스는 항상 판매가 되구요. 또한 다양한 음료수와 아이스크림, 과자, 빵 등도 있습니다. 종류가 참 많지요? 메뉴는 대부분 영양소와 칼로리를 고려해서 비교적 건강한 음식들을 판매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병원이니까요. 최근에는 스타벅스와 파네라가 생겨서 많은 직원 및 방문객들이 잘 이용을 하고 있답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에그 샐러드 샌드위치는 늘 허겁지겁 먹느라 아쉽게도 사진이 없네요. 대단한 샌드위치는 아닙니다. 계란을 으깨서 마요네즈와 섞은 에그 샐러드에 양상추를 얹고 빵으로 덮은 샐러드입니다. 먹고 나면 더부룩하지도 않고 속이 편한 데다가 맛도 있어서 자주 먹는답니다. 핫소스를 뿌려서 먹으면 얼마나 맛있게요? (전 핫소스를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이 샌드위치에는 뿌려서 먹게 됩니다). 추가로, 직원들은 보통 같은 플로어에서 일할 때 단체로 주문을 받아서 점심을 시켜먹기도 합니다. 한 명이 계산하고 (보통 Charge Nurse 또는 늘 계산하던 사람..?) Venmo 또는 체이스 Zelle 등을 이용해 돈을 보내줍니다)
건강 스낵 가져가세요~
저희 병원은 늘 직원들 복지를 위해서 힘쓰는 편인데요. 그 중 하나가 일할 때 돌아다니는 간식 카트입니다. 한 카트에 커피, 티, 음료수, 쿠키 등 여러 과자, 건강 과자, 초콜릿, 스트레스 볼 등이 가득 담긴 카트가 가끔 돌아다녀요. 그래서 항상 초콜릿이나 티를 많이 집습니다. 카트를 끌고 다니는 직원은 늘 저희에게 "Don't be shy"라고 말하면서 많이씩 집어가라고 독려해줍니다 :) 지난달에 카트에서 집어온 스트레스 볼은 아주 유용하게 쓰고 있습니다. 귀여운 별 모양인데요, 가끔씩 꾹꾹 눌러주면서 긴장을 완화시킵니다.
카페테리아에는 직원들의 건강 증진을 위해(?) 건강 과자를 놓고 있습니다. 한 사람당 하나씩 집어가라고 써있어서 저도 한 봉지씩 집어옵니다. 건강 과자 치고는 너무 맛있습니다. 나비스코 100 과자 말고 가끔 Sea Salt Chips도 나오는데, 그건 맛이 있어도 너무 맛있습니다. 무척 짠 편인 데다가 튀긴 감자칩이라서 건강 스낵인지는 모르겠으나 나오면 꼭 집어와서 반 봉지는 먹는 것 같아요. 다 먹기에는 칼로리가 너무 높.. 습니다.
점심을 매일 사먹으면서 느낀 점
점심을 매일 사먹으면서 느낀 점은 "정말 편하다!"는 것입니다. 샌드위치 하나에 음료수까지 하면 보통 7~8불 정도가 되는데요, 비싸지도 않고, 저렴하지도 않은 어중간한 가격대입니다. 처음에는 돈을 아끼기 위해서 안 사 먹으려고 도시락을 열심히 챙겨서 다녔지만, 매일 사 먹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요리에 시간을 쓰지 않아도 되고, 도시락 통을 집에 가져와서 설거지하지 않아도 되고, 무척 편해요 :) 그리고 무엇보다 다양한 음식을 선택해서 바로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좋습니다. 가끔 차가운 에그 샐러드 샌드위치가 지겨울 때면, 그릴에서 즉석에서 요리된 따뜻한 음식을 먹으면 되거든요. 만약에 저처럼 요리하기가 귀찮거나, 학생이기도 해서 너무 바쁘다거나, 아무것도 신경 쓰기 싫다면! 저는 매일 사 먹는 것도 추천합니다 :) 다만 저는 일하지 않는 날은 집 밥을 먹습니다. 다이어트 중이라 대부분 부라타 치즈 샐러드 + 치킨 구운 것 등만 먹고 있지만요. 사 먹을 수 있는 메뉴 중에 건강한 음식이 있다면 저는 매일 사 먹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럼 오늘도 맛있는 점심 드시고 건강하세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 시카고에서 이방인 J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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