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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미국병원생활

[슬기로운 미국 병원 생활] 입사 8개월차

by 이방인 J 시카고 2021. 1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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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J. 퇴근길에 3층에서 찰칵.

안녕하세요 여러분, 이방인 J 입니다. 

 

저는 현재 시카고 서버브에 위치한 대형 병원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11월 초인 오늘, 벌써 입사한지 8개월 가량이 지났습니다. 오늘은 그동안 일하면서 얻은 교훈과 지식들에 대해 이야기 해보고자 합니다. 

 

병원 입구가 있는 건물입니다. 뒤, 옆으로 건물이 이어집니다.

Advocate Lutheran General Hospital

먼저, 제가 일하고 있는 병원은 Advocate Lutheran General Hospital 로 일리노이주 파크릿지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저희 병원 자랑(?) 겸 소개를 좀 해보자면, 미 뉴스위크에서 선정한 미국 100대 병원 중 하나의 병원으로서  비영리 교육병원 (non-profit teaching hospital) 입니다. 1897년 설립돼 깊은 역사를 자랑합니다. 일반 병원이지만 레지던트들에게 메디컬 교육과 트레이닝을 시켜서 메디컬 전문가들을 양성하는데 기여하고 있는 병원 중 하나입니다. 일을 하면서 수많은 의대 레지던트들, 간호대, 약대 학생들 등을 만날 수 있는 곳입니다. 특히 ICU(중환자실)에 올라가면 더더욱 이들이 몰려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지요. 보통 의사, 간호사들이 따로 라운드를 돌지만 요즘은 의사와 간호사가 함께 라운드를 도는 시스템으로 바뀌었습니다. 총 베드 수는 645개이고, 시카고 지역에서 6번째로 큰 병원이고, 레벨 1 트라우마 센터 입니다. 또한 어린이병원이 따로 있습니다. Advocate Children's Hospital 입니다. 특히 시카고 북쪽과 북서쪽 서버브 지역에서는 유일한 어린이 병원입니다. 의대의 경우, Chicago Medical School at Rosalind Franklin University of Medicine and Science, Chicago College of Osteopathic Medicine at Midwestern University, University of Illinois 와 연계돼 있습니다. 

 

저는 여기서 한 부서에 속해서 일하고 배우고 있지 않고 Float Pool 로서 모든 부서를 돌면서 일을 배우고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주로 가는 부서는 Intensive Care Unit, Neuro Intensive Care Unit, 3 East or West(대부분 float pool Nurse, Nursing Technician), Telemetry Unit 등이 있습니다. 가끔 Oncology(암 병동) 이나 Psychology(정신 건강 병동) 에서 일해볼 기회도 있었습니다. 

 

병원에서 밖을 쳐다보면 이렇습니다. 환자들 주차장은 바로 앞, 직원 주차장은 길 건너 뒷편까지 이어집니다. 늘 건물 안에 있을때만 날씨가 저렇게 좋단 말이죠..

8개월 차, 커뮤니케이션 + 긍정적인 마인드 중요성 깨달아

8개월 동안 일하면서 느끼는 바는 첫번째 커뮤니케이션이 무척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제가 여기서 말하는 커뮤니케이션은 좀 넓은 범위의 소통인데요. 기본적으로 일할때 모든 직원들은 시프트가 시작될 때 개인 휴대폰을 받게 됩니다. 환자가 Call Light 을 누르면 제 폰으로 연결이 되고, 제 경우 보통 같이 일하는 간호사들도 전화를 합니다. 얼굴 보고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함과 동시에 직원 및 환자들과 폰으로도 계속 소통을 해야합니다. 정확히 필요한 정보를 빠르게 전달하는 것이 참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예를 들어 환자 바이탈을 쟀는데 혈압이 너무 높거나 낮은 경우, 당을 체크 했는데 당이 너무 높다, 낮다 하면 바로 널스에게 전화를 해서 알려야겠죠? 그리고 제가 일을 하면서 어려운 점, 도움이 필요할때는 확실히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빨리 요청해서 해결해야 합니다. 어영부영 가만히 있으면 해결 되지 않습니다. 반대로, 다른 팀원들이 도움이 필요하지 않은지도 매번 물어보는 것은 필수입니다. 혼자 일하는 것이 아니라 우린 늘 함께 일하기 때문입니다. 

 

두번째로, 환자들과의 소통입니다. 여기서 저는 먼저 영어를 사용하지 않는 환자들에 대해 얘기하고 싶습니다. 미국 병원에서 일하면서 놀란 점은 환자들 중 영어를 구사하지 못하는 환자들이 참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24시간 통역이 수시로 대기하고 있어서 의료진들은 아이패드가 달린 기계를 가지고 환자와 소통합니다. 이 환자들의 경우, 저는 추가로 시간을 더 많이 써서 마음을 다해 그들을 돌보고 있음을 알려줍니다. 한번 더 눈을 맞추고, 이야기를 들어주고(보통 제가 영어만 사용함을 알고 있음에도 환자들은 자신의 언어로 얘기를 하십니다. 그들이 사용하는 유일한 언어이기 때문입니다), 환자가 더 빨리 회복하고 나아질 수 있도록 더 관심을 기울이는 편입니다. 사실 반대로 생각했을때 제가 만약 한국어만 사용을 할줄 아는데, 영어만 쓰는 병원에 갔다고 하면 얼마나 불편할까요? 통역이 있어도 마음이 답답할 것 같습니다. 저는 늘 환자들에게 추가로 노력을 더 하고, 소통하기 위해 애씁니다. 이것이 환자를 케어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환자들이 편안한 마음을 가지게 되고, 마음의 문을 열기 때문이죠. 저는 늘 그들이 최상의 케어를 받고, 어서 회복해서, 사회로, 가정으로 돌아가서 건강한 삶을 살길 바랍니다. 

 

그리고 긍정적인 태도가 참 중요함을 매일 느낍니다. 입원해 있는 환자들은 모두 건강 문제로 인해 입원한 사람들입니다. 대부분 우울하거나 걱정을 많이 가지고 있죠. 그들에게 긍정적인 태도, 말투, 표정으로 다가가는 것은 참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한다면 환자들도 좋은 에너지를 받을 수 있고, 조금 더 힘을 낼 수가 있을 겁니다. 의료진은 병원 안에서 가족 외에 그들이 유일하게 만나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코로나, 델타 환자들의 경우, 가족의 면회가 허용되지 않는데요. 그런 환자들의 경우에 저는 더욱 긍정적으로 다가가려고 노력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의료진이 유일하게 소통할 수 있는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슬기로운 병원 생활은 계속됩니다

아직 입사한지 8개월 밖에 되지 않았지만 의료진 중 한명으로서, 앞으로 더 전문성을 쌓아가기 위해 공부중인 학생으로서, 그리고 인간으로서 참 많이 성장할 수 있었던 8개월이었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제가 어떻게 성장할지, 어떤 것을 배우게 될지 참 기대되는 병원 생활입니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즐기면서, 배우면서, 슬기롭게 병원 생활을 해나가고 싶은 바람입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 건강하세요. 

 

- 시카고에서 이방인 J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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