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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권자, 이민 이야기

[이민 이야기] 시카고 살면서 내 공간 갖기가 참 어렵다

by 이방인 J 시카고 2022. 3.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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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방인 J입니다. 

 

오늘은 시카고에 이민 와서 살면서 제가 가장 어려움을 느끼고, 매년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 나눠볼까 합니다. 바로 '집'인데요. 내 공간이죠. 직장인으로 이민을 왔지만 다시 학생이 되어서 병원에서 일하고 공부를 병행해오면서 집을 사는 것이라던지, 저만의 공간을 갖는 것에 대해서 경제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생각해서 그동안 생각해보지 않았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 내 공간이 너무 갖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습니다. 아마 미국이던 다른 나라에서 유학하는 학생들이라면 크게 공감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니면 집 값이 비싼 동네에서 직장인으로 살아가시는 분들이요.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사람들이 집들을 이렇게 예쁘게 꾸며놓습니다 :)

 

룸메이트와 더불어 살기

 

그동안, 그리고 지금 제 삶의 형태는 시카고에 리브 인 시카고 라는 다음 카페를 통해서 모르는 사람을 룸메이트로 구해서 같이 사는 것입니다. 리브 인 시카고 카페는 시카고에 거주하시는 분들이라면 대부분 이용하고 계실 것 같아요. 저는 여기서 룸메이트를 구해서 살았답니다. 첫번째 룸메이트는 시카고 교차로를 보고서 구했고, 두번째 룸메이트는 교회 아는 언니, 세번째 룸메이트는 리브인 시카고를 통해서 구했었어요. 현재 룸메이트는 제 친한 지인입니다. 그동안 다행히도 좋은 룸메이트들을 만나서 재미있게 잘 지냈음에 감사합니다. 

 

룸메이트와 더불어 산다는 것, 나이가 비슷하면 같이 놀러도 다니고, 맛있는 음식도 해 먹는 등 재미있게 잘 지낼 수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과 함께 사는 것은 참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아무리 친해져도 늘 저만의 공간을 갖는 것을 원했거든요. 사실 혼자서 렌트비를 감당할 수 있는 여유가 된다면 대부분 룸메이트를 구하지 않고 혼자 살 수 있는 아파트를 구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외로움을 너무 잘 타거나 친구를 만들고 싶어서 룸메이트를 두는 경우를 제외한다면요 :)

 

 

경제적인 여유가 있다면 절대 두지 않을 룸메이트,
하지만 렌트비를 생각하면 꼭 있어야 할 룸메이트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경제적인 여유가 있다면 룸메이트를 둘 이유가 있을까요? 혼자 사는 것이 훨씬 편한데 말이죠 :) 2022년 3월 기준으로, 제가 생각할 때 시카고 서버브 지역에서 2 베드룸 아파트에서 룸메이트를 구해서 산다고 하면 평균 한 달에 700달러~800달러 이상은 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파트 1달 렌트비가 1600달러 정도 하거든요. 만약 좋은 아파트라면 당연히 더 많이 내겠죠? 제가 생각하는 평범한 아파트 가격은 저렇습니다. 그런데, 시카고 다운타운에 가까울수록 렌트비가 어떨까요? 정말 비싸집니다. 스퀘어피트가 서버브에 비해서 아주, 아주 적은 데도 가격은 2배 가까이 됩니다. 제가 요즘 시카고 쪽에 렌트할 집을 많이 알아보고 있는데요, 가격이 정말 너무합니다. 350 스퀘어피트이고, 스튜디오(방이 없는 형태/한국으로 치면 원룸이라고 하면 되나요?)인데 1달 렌트 가격이 1,200달러가 쉽게 넘어갑니다. 중심가가 아닌 곳들도 평수는 적은데 스튜디오 가격이 1천 달러는 훌쩍 넘습니다. 최근에 찾은 것들 중에서 900달러 대가 있었는데 동네가 그렇게 좋지 않았답니다. 시카고는 안전한 쪽이 있고, 그렇지 않은 쪽이 극명하게 갈립니다. 그래서 안전을 잘 살피고 집을 골라야 해요.

 

제가 현재 일하는 병원에서 친하게 지내는 동료들에게 시카고에 집을 구하고 있다고 얘기를 해보니, 다들 자신들이 살고 있는 집들에 대해서 얘기해주었는데요. 한 달에 900달러 정도를 내고 시카고에 있는 꽤 넓은 스튜디오에 사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갈 학교와 거리가 30분 정도입니다. 시간상으로는 서버브에서 왔다 갔다 하는 것과 별 차이가 없어요. 그래서 너무 아쉬운 마음이 들었답니다. 거리만 조금 더 가까우면 딱 좋았는데 말이죠. 집을 구할 때는 꼭 이런 식입니다. 내가 원하는 것을 다 만족하는 집을 고르려면 역시 돈이 많아야 합니다... :) 

 

어떤 집은 세탁기와 드라이어가 집 안에 있고/공용으로 써야 하고, 스트리트 파킹을 해야 하고/지정된 주차장을 주고, 히팅 가격이 포함돼 있고/안되어있고, 바닥이 마루이고/카펫이고 등등 이렇게 다른 것들이 너무너무 많습니다. 버짓이 많지 않다면, 이 중에 몇 가지를 포기해야겠지요? 

 

 

2년 뒤엔 꼭 나만의 공간을 마련해야지

 

이민 6년 차인데 아직도 나만의 공간이 없다는 것은 슬픈 일이지만, 널싱 스쿨을 졸업하고 나서부터는 걱정을 덜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시카고에서 잘 자리 잡아서 내 공간에서 편히 쉬고, 먹고, 놀 수 있는 그날을 그리면서 열심히 일하고 공부를 해나갈 예정입니다. 지금도 무리를 하면 한 달에 천불 정도 내는 스튜디오에서 살 수는 있을 것 같은데, 그렇게 하면 세이빙은 물론이고 생활비 감당이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지금은 병원에서 풀타임으로 일을 하고 있지만, 널싱 스쿨이 시작되면 공부량이 무척 많기 때문에 파트타임이나 PRN(필요할 때만 일하는 것)으로 일하게 되는데 그러면 인컴이 확실히 줄어들게 되니까요. 

 

가끔은 그런 생각을 합니다. 저처럼 퍼주는 성격인 사람들은 경제적으로 생각했을 때 혼자 살아야 한다고. 친구 집에 가도 절대 빈 손으로 가지 못하고, 누가 아프다고 하면 바리바리 이것저것 장을 다 봐서 요리를 해주는 사람들은요. 저는 초대받아서 갈 때마다 돈을 꽤 많이 쓰는 편입니다. 친구들 집에 가고 맛있는 음식과 대화로 외로움을 달래는 대신 돈을 많이 지불하게 됩니다. 제 마음이고, 성의이지만, 가끔 제 집(이 있다면)에 초대해서 시간을 보내고 싶은 마음이 참 큽니다. 시카고에 이민 온 지 6년 차가 되어가는데, 도대체 언제 내가 혼자 사는 공간을 마련할 수 있을까요? 시카고 다운타운 쪽에 있는 널싱 스쿨에 합격하게 된다면 시카고로 이사를 가야 하는데, 걱정이 앞섭니다. 지혜롭게 잘 해결할 수 있도록 열심히 리서치해보고, 주변에 조언을 구하고, 엑스트라 시프트를 뛰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시카고에서 이방인 J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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