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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일상

[시카고 일상] 노스웨스턴 메모리얼 병원 응급실에 가다

by 이방인 J 시카고 2022. 3.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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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방인 J입니다. 

 

오늘은 시카고 다운타운에 위치한 노스웨스턴 메모리얼 병원(Northwestern Memorial Hospital) 응급실에 다녀온 이야기를 해볼까 해요. 저는 현재 서버브 지역에 있는 병원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요, 환자 친구로서 병원 응급실에 다녀온 것은 처음이라서 기록해두려고 합니다. 제 친구는 무척 아팠지만 결국 상태가 훨씬 나아졌고, 둘 다 응급실에서의 반나절을 좋은 기억으로 남기고 집에 돌아왔기 때문이지요.

 

시카고 다운타운 한 가운데 위치한 노스웨스턴 메모리얼 병원입니다. 주차장에서 응급실 쪽을 바라본 모습입니다.

 

내가 응급실에 가야할 것 같아?

 

 

제 친구는 일주일 내내 목감기, 두통, 토, 설사 등으로 고생을 했습니다. 코로나 테스트를 여러 번 했지만 모두 음성이었어요. 그래서 코로나는 아니었지만 일주일 되는 날 아침에 토를 실컷 하고 나서 제게 물어보더군요. "이방인 J야, 나 응급실에 가야 할 것 같아? 어떻게 생각해?". 그 질문을 듣는 순간, 저는 아마 이 친구가 오미크론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코로나 테스트에서 계속 음성 결과를 받았지만 오미크론이 장기 쪽에 관련이 많이 있다는 기사를 읽은 게 생각났고 해서요. 만약 그게 아니라면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필요 없이 왜 계속 아픈 건지 이유를 알고 치료를 빨리 받아야 할 것 같다는 생각에서 당장 가자고 했습니다. 저는 "너는 어떻게 생각하는데?"라고 물었는데 제 친구가 "네가 나보다 메디컬 쪽을 훨씬 잘 알잖아. 너의 의견을 말해봐"라고 답했습니다. 그 말을 듣고 제가 널싱을 하려는 것이 참 좋은 선택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어요. 병원에서 환자를 대할 때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도 도움을 이렇게 줄 수 있고, 그들이 저를 믿을 수 있다는 것이 참 감사했답니다. 아무튼 저희는 아침부터 그 유명한 노스웨스턴 메모리얼 병원으로 직행했습니다. 친구네 집에서는 2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어요. 일요일이고 날씨가 무척 좋아서 차가 꽤 막혔습니다. 

 

노스웨스턴 메모리얼 병원, 최우수 병원


저희가 방문한 노스웨스턴 메모리얼 병원(Northwestern Memorial Hospital)은 미국 전체에서 랭킹 10위에 빛나는 최우수 병원 중 하나입니다. 또한 일리노이주와 시카고에서는 당연히 수년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대단한 병원입니다. 성인 환자들 관련 질환에 대해서 전국 랭킹을 살펴보면, 암 부문 6위, 심장학/심장 12위, 당뇨/내분비학 27위, 귀/코/목 48위, 위장병학 9위, 노인병 8위, 뇌/뇌신경 9위, 호흡기/폐 14위, 비뇨계통 11위 등 대부분의 분야에서 뛰어난 퍼포먼스를 보이고 있는 병원입니다. 이 병원에는 세계적으로 우수한 의료진들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치료가 복잡하고 어려운 환자들을 많이 치료하고 있고, 티칭 병원이기도 합니다. 최고의 케어를 제공한다는 병원에게만 주어지는 매그넷(Magnet)을 이미 받은 병원이랍니다. 시카고 지역에 있는 병원들 중 유일하게 탑 랭킹 안에 들어가는 병원이기 때문에 시카고에 사는 분들이라면 이 병원을 신뢰할 수 밖에 없겠지요.

 

응급실 대기실에 있는 안내판입니다.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자세하게 나와있어서 찍어두었습니다.

 

응급실 도착, 뭐 부터 해야 하지?

 

 

20분을 달려서 노스웨스턴 메모리얼 병원 응급실(Feinberg Pavilion/251 East Huron Street)에 도착했습니다. 먼저 친구를 내려주고 응급실 수속을 밟으라고 한 뒤에 주차를 하고 다시 응급실로 향했습니다. 메인 로비에 들어가 보니 환자 가족들이 많이들 앉아있었습니다. 응급실 문을 열고 들어가도 되는 건지 모르겠어서 근처 안내 데스크에 가서 물었습니다. 그러자 응급실 안에 있는 웨이팅 룸에는 코로나 문제 때문에 가족/보호자가 들어갈 수 없고 환자만 들어갈 수 있다고 해서 저는 메인 로비에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환자가 보호자와 함께 기다리길 원하면 환자가 웨이팅 룸에 나와서 같이 기다릴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제 친구가 밖으로 나왔고 저희는 2시간가량을 기다렸습니다. 

 

친구가 응급실에 도착하자마자 한 것은 신분증을 제시하고, 보험 카드를 냈고, 손목에 두르는 밴드를 받고(이름, 생년월일 등이 적혀 있는 것) 기다리는 것이었습니다. 응급실에 처음 갔다면 당황하지 말고 왜 오게 됐는지 설명하고 직원이 요구하는 신분증이라던지 필요한 것들을 주고 기다리기만 하면 됩니다. 

 

2시간 후에 친구 이름이 불려지고, 코로나 테스트를 하고 온 제 친구는 결국 응급실에 방을 얻어서 병원에 입원하게 됐습니다. 코로나는 아니었지만 장에 이슈들이 있고 벌써 1주일째 아팠기 때문에 다양한 검사가 필요하다고 의료진들이 결정을 한 것이죠. 처음에 어느 방으로 안내를 해줘서 저는 친구에게 "설마 너 지금 입원하는 거야? 어떻게 되는 거야?"라고 했는데 방에 들어가 보니 한쪽에 제 친구 이름이 적혀있는 스티커들이 보였습니다. 제가 일하는 병원에서도 환자가 입원을 하면 환자 이름, 생년월일, 번호 등이 적혀있는 스티커를 프린트해서 환자 서류와 함께 보관하기 때문에 단번에 제 친구가 입원했다는 것을 알 수가 있었습니다. 

 

좋은 의료진과 시설에 놀라다

 

 

제 친구는 레지던트와 닥터 두 명의 의사를 봤습니다. 두 분 모두 환자를 사랑하고 케어하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왜냐하면 환자의 상태를 알기 위해서 친구에게 물어본 질문들, 그리고 잠시 했던 스몰 톡들로부터 그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간호사도 무척 친절했습니다. 메디컬 팀의 팀워크가 좋은 것인지 아니면 시스템 자체가 무척 빨리 돌아가는 것인지 모르겠지만(물론 둘 다 해당될 것 같습니다) CT 스캔을 하는 것도 오래 기다리지 않고 1시간 정도 후에 바로 할 수 있었고, 결과도 무척 빨리 나와서 저희는 2시 30분쯤에 응급실에 처음 발을 디뎠는데, 4시 30분쯤 방을 얻어서 입원을 했고, 집에 갈 때는 8시쯤 됐었답니다. 7시였는지 8시였는지 기억이 잘 나지가 않네요. 하지만 응급실 프로세스가 정말 빨라서 놀라웠습니다. 

 

시설도 정말 좋았습니다. 응급실에 방을 얻어서 들어가자마자 가장 놀란 것은 응급실이 너무 조용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병원 응급실이 엄청나게 큰 시설을 갖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아마 제 친구의 상태는 심각하지 않아서 조용한 응급실(?)로 안내를 해준 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왜냐하면 응급실이 2층으로 구성됐다는 안내판을 본 것 같아서요. 아무튼 덕분에 저와 친구는 실컷 얘기도 하고, 쉬고, 늦은 낮잠도 자는 등 편하게 방 안에서 쉴 수 있었습니다. 그만큼 조용했답니다. 제가 일하는 병원의 응급실을 생각해보면 알람이 계속 울리고, 사람들이 뛰어다니고, 소리를 지르는 환자들도 있고, 기타 등등 조용할 틈이 없는데 말이죠. 아마 상태에 따라서 나눈 게 아닐까 하는 제 추측입니다 :) 

 

ED Pods 모습입니다. 저희가 블랭킷을 잘 접어두지 않아서 사진이 좀 그렇지만 팟 내부는 이렇게 생겼답니다 :) 정말 비행기 안 모습 같지 않나요?

 

제 친구는 모든 진단과 검사를 마치고, 결과를 기다리는 상태에서 ED Pods으로 옮겨졌습니다. 팟이라는 이 공간은 마치 비행기 1등석을 연상케 했는데요.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된 큰 의자가 있고, 앞에는 커튼이 있고, 그게 전부입니다. 아주 작은 공간이지요. 하지만 조명을 선택할 수가 있었고 이그젬을 위한 조명,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조명 등 3가지(Exam, Healing, Dim)가 있었습니다. 저희가 가장 좋아한 조명은 힐링이었습니다. 연한 보라색으로 너무 예쁘지 않나요? 팟에 대해서 무척 만족을 해서 집에 와서 팟에 대해서 더 찾아보았습니다. 제 리서치에 의하면 응급실에 있는 팟 공간을 통해서 응급실을 방문한 환자들의 대기시간을 줄일 수 있었으며, 환자들이 더 편안하게 기다릴 수 있게 됐고, 안전과 편의성을 증대시킬 수 있었다고 합니다. 

 

제 경험을 바탕으로 생각했을 때도, 모든 환자들이 모든 의료기구가 갖춰진 큰 응급실 방이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만약에 모든 것을 마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환자가 있다면 큰 방에 있을 필요가 없이 다른 대기 룸으로 가서 있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습니다. 코로나 때 저희 병원 응급실을 생각해보면 복도에 침대를 놓고 대기해야 했던 환자들도 무척 많았기 때문입니다. 이 팟 공간에 대해서 정말 만족했고 좋은 것을 배웠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하도 사진을 찍고 신기해하니까 제 친구가 저보고 졸업하면 여기 지원하라고 했고, 그리고 다음 주에 병원에 일하러 가면 동료들에게 노스웨스턴 메모리얼 병원이 얼마나 좋았는지 얘기하라고 했습니다. 제가 사진을 많이 찍은 이유는 바로 동료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였기 때문에 이미 그럴 계획이라고 알려줬습니다 하하 :) 

 

주차비는 얼마나 나올까?

 

 

제가 이 병원에 처음 가보는 것을 알고 있던 친구 아버지께서는 병원 오는 길에 차분히 어디에 주차를 하면 되고, 가격은 얼마가 나올 것이고, 어떻게 하면 되는지 알려주셨답니다. 감사하게도 그렇게 하니까 주차비 56불 중에 43불을 할인을 받아서 13불만 낼 수 있었답니다. 주차 팁을 공유하자면, 저는 계속 직진해서 바로 앞에 있는 Parking lot A 건물에 주차를 했어요. 응급실과의 거리는 주차장 1층 기준으로 1분이 채 되지 않습니다. 덕분에 제가 주차를 하고 친구에게 가는 시간도 그렇고, 집에 갈 때도 시간을 아주 많이 절약할 수 있었습니다. 할인을 받을 수 있었던 방법은 정해진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프런트 데스크에 가서 종이로 된 큐알코드를 받는 것입니다. 그래서 주차장 건물에 있는 기계에 제 주차카드와 큐알코드 종이를 스캔하고 43불 할인받은 것으로 아주 저렴하게 주차비를 내고 집에 갈 수 있었답니다. 아침에 응급실에 가게 돼서 정신이 없는 와중에 제게 전화해서 천천히 설명을 해주신 친구 아버지께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친구가 갑자기 병원 응급실에 가게 되어서 원래 가기로 했던 친구 가족모임에 참석은 못했지만 그래도 친구가 잘 치료를 받고, 검사를 받고 집에 올 수 있어서 참 감사했습니다. 또한 제가 널싱 스쿨 두 번째 인터뷰가 끝난 상태여서 마음의 여유가 있었던 데다가, 응급실 방문 날 외에 이틀 연속으로 일을 하지 않는 날이어서 더 감사했습니다. 친구를 좀 더 보살펴 줄 수 있었고, 저도 제 할 일을 천천히 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었기 때문이지요. 오늘은 이렇게 시카고 다운타운에 위치한 노스웨스턴 메모리얼 병원 이용 후기에 대해서 한번 나눠봤습니다 :) 저는 다른 병원에서 일하기 때문에 이 병원에 가서 보고 들은 모든 것이 참 흥미롭게 느껴졌습니다. 이것저것 제가 일하는 병원과 비교도 해보고 말이지요.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시카고에서 이방인 J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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