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방인 J입니다.
오늘은 최근에 부모님께 제가 대학생 때부터 써오던 미러리스 카메라를 보냈던 일에 대해서 적어볼까 합니다. 12월 말쯤, 어머니께 전화가 왔습니다. 퇴직 후 취미생활로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 것을 배워볼까 한다고요. 그 말을 듣자마자 "제 카메라 쓰시면 되겠는데요?"라고 답했습니다.
부모님께 카메라 보내기
제 카메라를 소개해보자면, 신문방송학과에 입학한 저를 위해 부모님께서 카메라를 가지고 좋은 사진과 영상을 많이 찍고 제작하라면서 사주신 선물이었습니다. 이 카메라가 새로 나왔을 당시에는 다양한 영화들이 이 카메라로 제작되기도 할 만큼 뛰어난 영상미를 자랑하는 카메라였답니다! 지금은 가격이 많이 내려갔지만요.
덕분에 저는 이 카메라로 한국과 미국에서 다양한 인턴십 기회를 잡을 수가 있었고, 그 덕에 고등학교 때부터 꿈이었던 일간지 신문기자가 될 수 있었습니다. 더 감사했던 것은 제 카메라를 가지고 미디어 인턴십을 하면서 사회 각계각층의 여러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고, 그들의 삶에 대해서 배울 수 있었고, 저 또한 인간으로서 조금씩 성장해나갈 수 있었던 점입니다. 세상을 보는 눈도 많이 키웠습니다. 미국 교환학생을 갔을 때에는 카메라로 사진을 찍으러 다니면서 친구들과 더 쉽게 친해질 수 있었고, 좋은 추억도 많이 남길 수 있었습니다.
이 카메라가 없었다면 아마 저는 직업적으로 조금 다른 삶을 살았었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미디어 분야에서 일하고 싶은 꿈을 가지고 있었지만 기자보다는 어쩌면 콘텐츠 사업을 하는 방향으로 틀었을 수도 있지 않을까-합니다. 아무튼 이 카메라를 갖게 된 것, 그리고 오랜 시간 동안 매일매일 카메라를 열심히 사용할 수 있었다는 것 모두 축복이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시카고에서 신문기자 일을 그만두고 나서는 카메라를 쓸 일이 전혀 없었습니다. 하지만 늘 제 책상 바로 옆에 놓여진 카메라를 보면서 제가 신문기자가 되기 위해서 얼마나 열심히 달려왔었는지를 돌아보곤 했습니다. 지금은 미국 병원에서 일하게 됐고, 간호사라는 새로운 꿈을 향해 달려가고 있지만 카메라는 늘 제 가장 소중한 물건 1위였답니다.
7~8년 정도 저와 매일을 함께 했던 카메라를 부모님께 보낼 생각을 하니까 아쉬운 마음도 들었지만 기쁜 마음이 더 컸습니다. 왜냐하면 제에게 그동안 베스트 프렌드였던 이 카메라가 부모님의 좋은 친구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어서였습니다.
사실 미국에서 혼자 떨어져 지내게 되면서 부모님의 은퇴생활과 취미에 대해서 제대로 생각해볼 기회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카메라를 보내면서 생각해보니 부모님께서 이제는 즐기고 싶은 취미 생활을 마음껏 하시면서 편하게 지내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것이 사진 찍기, 수영, 골프, 한옥 짓기 등 어떤 것이라도 모두 다 응원해드리고 싶은 마음입니다 :) 카메라를 처음 시작하는 일이 쉽지는 않지만, 아버지는 원래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셨다고 하니 어떤 작품들이 나올까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
그리고 이번에 택배를 보낼 때에는 시카고 이런 택배(Erun Express)를 이용했습니다. 가격도 20불이 채 안됐던 것 같아요. 카메라가 꽤 무거워서 저는 비용이 훨씬 더 많이 들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아서 놀랐습니다. 그동안 옷 선물은 해본 적이 있지만 무게감이 꽤 나가는 물건을 보내는 것은 처음이었거든요. 이용하실 분들이 있다면 이런택배 웹사이트에 들어가셔서 미리 신청을 하신 다음에 직접 가서 물건을 드롭 오프 하시면 된답니다. 간단하죠?
아무튼, 몇 주 전 보낸 카메라는 한국 부모님 댁에 잘 도착했다고 연락을 받았답니다. 아무래도 카메라를 제가 오랫동안 써왔기 때문에 손을 좀 보고 쓰시면 좋을 것 같다고 말씀드렸고, 재미를 잃지 않게 공부도 쉬엄쉬엄 하셨으면 좋겠다고도 말씀드렸답니다. 저희 부모님은 모든 일에 열정적인 편이셔서 책, 유튜브, 강의 등을 적극 이용해서 카메라를 마스터하기 위해 공부하실 것이 뻔하지만요...
모쪼록 제가 사랑했던 카메라가 부모님의 은퇴생활에 좋은 친구가 되어주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시카고에서 이방인 J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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