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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일상

[시카고 일상] 기분 전환엔 뭐다? 미국 자동 세차장과 도서관!

by 이방인 J 시카고 2021. 1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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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방인 J 시카고입니다.

 

오늘은 조금 엉뚱하고 소소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제가 최근에 일하면서 육체적 보다는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힘들었었는데요. 맛있는 것 특히 단 음식을 사서 먹어도, 맛있는 한식을 만들어서 먹어도, 영화를 보아도 뭘 해도 해결이 안 되더라고요. 저는 우울하거나 마음이 힘들 때마다 적극적으로 해결책을 찾는 편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제가 기분을 전환해보려고 시카고 동네 자동 세차장과 도서관에 다녀왔습니다 :)

 

자동 세차하면서 차 안에서 놀이공원 기구 타는 느낌 내기

자동 세차장 안에서. 미래의 세계로 출발 하는 느낌이 났습니다.

 

오늘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오늘만큼은 집 밖으로 좀 나가봐야겠다"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보통 일하지 않는 날에는 집에서 공부를 하고 밖에 잘 나가지 않거든요. 운동할 때 빼고요. 최근에는 더 밖에 나가야 할 이유가 생겼습니다. 집에만 있으니까 더 축 처지는 기분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구글에 자동세차장을 검색했습니다. Car Wash라고 검색을 하니까 차를 고치는 바디샵들도 같이 검색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사진을 눌러서 꼭 봤습니다. 그래서 동네에 있는 제일 리뷰가 좋은 곳으로 갔지요. 갔더니 하필 기계가 고장이 나서 고치는 중이더라고요. 너무 아쉬웠습니다. 어쩐지 제 앞에 차가 입구에 들어가다가 다른 데로 빠져서 나가더라고요. 왜 그랬나 했더니 문을 닫은 상태였습니다.

 

문이 열립니다. 아쉽게도 이제 집에 가라네요? ㅎㅎ

 

그래서 곧바로 다른 곳을 가려고 구글맵을 또 켰습니다. 나머지 곳들은 구글 리뷰 별점이 비슷비슷하더라고요. 그래서 가장 리뷰가 많은 곳으로 갔습니다. 저는 17불짜리로 결정을 하고 (오랜만에 세차를 하기에 돈을 좀 썼습니다) 기어를 중립으로 놓고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이 자동 세차장은 다른 곳보다 훨씬 안에 불빛이 번쩍번쩍하더라고요. 정말 놀이기구 타는 줄 알았습니다 :) 다른 곳들은 이 정도까지는 아닌데.. 여긴 각 코너마다 옆에 표지판도 달아놓고, 조명도 색색깔로 바꿔서 아주 파티를 하더군요. 차 안에서 듣던 조용한 노래를 끄고 신나는 노래로 얼른 바꿔서 틀었습니다. 잠시나마 놀이공원에 온 것 같은 기분을 만끽했지요. 마침 기말고사 기간이라 알게 모르게 스트레스를 또 받고 있었는데 좀 도움이 된 것 같았습니다. 

 

제가 예전에 자주 이용하던 자동 세차장은 자동차에 뿌리는 세척액(?)이라고 하나요? 그 색깔이 각 코너마다 달랐습니다. 어떤 구간은 초로색, 어떤 구간은 분홍색, 그리고 마지막 구간은 여러 색깔이 화려하게 후드득 떨어지면서 다 섞이고 대환장 파티였던 곳도 있었답니다. 제가 차를 사고 처음으로 갔던 곳이었어요. 그때부터 저는 세차를 할 때마다 기분이 좋았습니다. 제 차보다 아마 차 안에서 가만히 앉아있는 제가 더 신났을 것 같아요 :)

 

광란의 자동 세차 파티를 뒤로 한채 도서관으로 향합니다.

 

내 방을 벗어나 도서관에서 공부하기 

방을 벗어나 도서관에서 유기화학 공부하기. 아이패드는 제 단짝입니다.

 

기분 전환 두번째로, 제 사랑 도서관에 오랜만에 갔습니다. 동네 도서관 1층은 어린이들이 많이 사용하고, 2층은 더 조용한 공간으로 어른들만 거의 사용하게 되어있는데요. 오늘은 뭔가 사람들의 말소리도 들리고, 큰 창문으로 바깥 풍경도 보면서 공부가 하고 싶어서 1층을 선택해서 자리를 정하고 앉았습니다. 역시나, 아이들이 귀엽게 얘기하는 소리들도 들리고, 작은 의자에 앉아 표지부터 귀여운 책들을 읽는 아가들을 보니 저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저는 유기화학을 공부했습니다. 기말고사 기간이거든요. 거의 일주일 만에 처음을 공부가 잘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참 감사하고 다행이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혼자만 있는 제 방이 아니라 다른 곳에 나와서 공부를 하니 새로운 환경에 오히려 집중도 더 잘돼서 좋았습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모두 책을 읽고 있거나 조용히 대화를 나누고 있어서 공부하는 분위기가 형성돼서 그런 것일 수도 있어요. 제 생각에 저는 조금의 소음이 있어야 더 공부가 잘 되는 스타일인 것 같습니다. 아무튼 주어진 화학 문제들을 50% 정도 풀고 배가 고파서 집으로 향해야 했답니다. 만약 집에 있었다면 50%가 아니라 30%도 못 풀고 그 시간에 낮잠을 더 잤을 것 같습니다. ^ ^ 집 나와서 도서관으로 향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뿌듯한 순간이었습니다.

 

동네 도서관 입구에 위치한 정성스레 장식된 크리스마스 트리입니다.

 

도서관 입구에서 크리스마스 트리를 발견했는데요. 저희 동네 도서관은 매년 여러 봉사단체들이 와서 트리를 장식해주고 가더군요. 올해도 어떤 봉사단체에서 트리를 꾸미고 옆에 푯말을 달아놓았습니다. 올해 트리를 보니 크리스마스 정신을 대표할 만한 다양한 단어들이 들어가 있었습니다. 희망, 사랑, 기쁨, 집, 평화 등등 이요. 보기만 해도 힘이 되는 단어들이지요. 장식도 어찌나 잘했던지. 부엉이, 깃털, 그리고 행운을 상징하는 비둘기들도 눈에 띄었습니다. 너무 예쁘고 크리스마스의 설렘을 잘 담은 크리스마스트리인 것 같아서 몇 장 찍어보았답니다. 

 

다들 연말을 잘 보내고 계신지요. 사람들과 약속을 잡고, 하던 일들도 마무리해야 하고, 내년을 미리 준비해야 하고, 기타 등등 바쁘실 텐데요. 정신 건강에도 꼭 유의하셔서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시는 12월이 되시길 바랍니다 :) 기분 전환하는 방법은 참 여러 가지가 있으니, 도움이 됐던 것들을 메모장에 적어놓고 마음이 울적하거나 처지는 느낌이 들 때마다 다른 방법들을 찾느라 방황할 필요 없이 적어놓았던 방법들을 다시 해보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시카고에서 이방인 J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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