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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학사 함께하기

[두번째 학사] 미국 영주권자, 토플 시험을 또 보게 된 사연

by 이방인 J 시카고 2021. 1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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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방인 J입니다.

 

오늘 제목이 참 거창해보이네요. 토플시험을 또 봤다는 얘깁니다. 미국에 이민을 온지 2017, 2018, 2019, 2020, 2021. 오 벌써 5년이 됐어요. 늘 이렇게 세어봐야 안답니다. 이민 5년차 영주권자가 교환 학생도 아닌데 왜 또 토플시험을 보았을까요? 

 

지긋지긋한 토플과의 인연

 

때는 바야흐로 2013년. 대학생 시절 미국 교환학생을 가기 위해서 토플을 봅니다. 제가 가고 싶었던 학교는 시애틀에 있어서 지원하려면 최소 80점을 요구했습니다. 당시 저는 한국에서 방학중에 인턴을 하고 있었는데요, 인턴 스케줄이 생각보다 빡빡했고 집에 오면 잠자기 일쑤여서 인턴 마치고 남은 2주동안 열심히 해서 시험을 봐야겠다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2주간 공부를 했고, 결국 제가 원하는 80점을 얻을 수 있었지요. 점수를 확인했을 때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딱 80점이었습니다. 여기서 1점만 모자랐어도... 지금의 저는 여기 없었을 것 같아요. 왜냐하면 미국 대학교에서 1년간 공부할 수 있었던 기회 덕분에 저는 평생 함께할 친구들도 사귈 수 있었고, 미국 문화에 노출 될 수 있었고, 결국 미국에 이민을 와서 살기 까지 제게 많은 좋은 영향을 주었기 때문입니다. 

 

2013년 토플을 처음 본 이방인 J와 점수. 최저 점수 80점을 맞췄습니다.

 

두번째, 토플을 또 봐야할 일이 생겨버립니다. 미국에서 직장 생활을 하다가 다시 학교로 돌아가기 마음 먹었을 때 였습니다. 때는 2017년 말. 저는 갑자기 공부를 하고 싶은 마음이 생깁니다. 잘 다니던 직장을 두고 다시 대학교에 들어가 전공을 바꾸고 싶었던 것이죠. 학교에 알아보니 저는 당시 영주권자가 아니어서 인터내셔널 학생으로 분류가 되며, 영어권 국가에서 고등학교나 대학을 나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토플 점수를 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때 학교 담당자에게 제가 "내가 말야, 2013년에 토플 시험을 봤는데 80점이 나왔어. 그래서 만료가 됐지만 받아줄 수 있니?"라고 했습니다. 토플 유효기간은 2년입니다. 안될 것을 알면서도 우선 찔러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어쩐 일인지 학교 담당자가 제게 "그래. 그럼 성적표 사본을 보내봐" 하는 것입니다. 예전에 제가 스캔 떠 놓은 것이 있어서 그것을 바로 보냈고, 담당자의 은혜과 아량으로 감사하게 토플을 다시 보지 않아도 됐습니다. 그렇게 저는 제 직장 근처에 있는 학교에서 널싱 예과 과목들을 아주 조금씩 듣기 시작합니다. 큰 대학이 아니었어서 가능했을지도 모릅니다 :) 저는 평생 이것이 토플과 얽히는 마지막 일 일것이라고 굳게 믿었습니다.

 

세.. 세번째, 토플을 또 봐야할 일이 생깁니다. 이번엔 만료된 토플점수도 안통하고, 꼼짝없이 봐야했습니다. 영주권자가 됐는데도요. 저는 널싱 예과를 마치는 가운데 본과에 지원하기 위해서 여러 학교에 지원을 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목표로 한 학교 외에도 더 넣을 예정이었는데, 미리 컨택한 학교들에게서 제게 청천벽력같은 소리를 합니다. "이방인 J야, 너 영주권자이구나. 그렇다고 해서 토플 성적이 요구되는 인터네셔널로 분류가 안되는 건 아니야. 왜냐하면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나오거나, 커뮤니티 칼리지나 대학을 졸업하지 않았다면 저는 여전히 인터내셔널이야 ^ ^". 진심이니. 정말이니. 이게 정말 학교 입시 정책에 써있는 말이니!!!!! 정말 저는 믿고 싶지 않았습니다. 토플을 2013년 처음 봤으니까 정말 거의 9년이 되어가는 마당인데 토플을 다시 보라니요. 영주권자가 되면 무엇을 하던 토플점수는 필요치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단말입니다. 아무튼 저는 그렇게 시험을 봅니다. 또 봅니다. *몇몇 학교들은 제가 영주권자라고 하니 토플 점수가 필요치 않다고 대답해주었습니다. 하지만 본과 프로그램 순위가 높을수록 얄짤 없었습니다. 

 

공부를 하나도 하지 못한채 토플 시험을 보다

 

잘 아시다시피 토플 시험 응시료는 185달러입니다. 옛날에 한국에서 볼때도 20만원 가까이 주고 봤던 것 같습니다(부모님 감사해요). 직장인이 된 저는 185불이 제 은행 어카운트에서 나가는 것을 보면서 너무 아까워했습니다. 그러면서 다짐하죠. "무조건 한번에 100점 정도를 얻어야지. 다시는 토플을 안봐야지. 제발요. 제발!"라고 속으로 외치면서요. 그런데 세상에, 9년전에는 인턴 생활 때문에 2주 밖에 공부를 못하고 겨우 80점을 받았는데. 올해는 예과 수업 때문에 너무 바빠서 공부는 커녕 3시간 시험 보는 것도 시간이 아까울 정도로 바빴습니다. 코로나로 인해서 시험장에 가지 않고 집에서 보는 홈 에디션을 택할 수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었습니다. 아무튼 공부를 하나도 못한 상태로 시험을 보게 됐습니다. 9년 전에는 문제 유형이 무엇이 있는지, 에세이는 어떤 형식으로 써야하는지 등을 알고 시험을 봤는데요. 이번에 볼때는 유형이나 포맷 따위는 생각도 못하고 그냥 봤습니다. 185불이 공중에 날아갈지 아니면 제게 또다른 길을 잘 열어줄지 판가름 나는 상황이었습니다. 결과로 저는 목표한 점수를 얻었습니다(공부를 안하고 봐서 점수가 좋진 않습니다) 아무래도 미국 생활 5년 덕분인 것 같네요. 기쁜 마음으로 ETS에서 학교로 직접 보내는 것을 선택해놓고 본과 입학을 룰루랄라 기다리는 중입니다 :)

공부를 하나도 못했지만.. 90점이 나왔네요.

 

네번째, 토플 응시할 경우가 안올것 같았는데, 결국 오다 

 

토플 시험을 볼때 미국 학교 코드를 넣고 응시하라고 합니다. 저는 제가 제일 가고 싶어하는 학교 코드 하나를 넣었죠. 제가 가고 싶은 학교들은 이밖에 여러개가 있는데, 코드를 전부 다 넣을 수 없고 한번 응시때 한 학교것만 넣을 수 있어서요. 그런데 아아 신이시여 정말 또다른 난관에 봉착합니다. 제가 지원한 널싱 본과 프로그램 학교들 중 토플점수를 요구하는 한 곳에서 제게 이러는 겁니다. "이방인 J야, 너 토플 시험 볼때 우리 학교 코드를 안넣고 시험을 봤어? 다른 학교꺼를 넣었어?" "응. 근데 너희가 원하는 점수는 넘었어. 원한다면 ETS에서 너희쪽으로 시험 점수를 보내주는 것을 신청할게. 그럼 Official 성적표가 너희에게 갈.." "미안한데 너 우리 학교 코드 넣고 시험 다시 봐야할것 같아 ^ ^". 저는 이 말을 듣고 정말 토플과의 인연이 끈질기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자기네 학교 코드를 넣지 않고 시험을 봐서 185불을 주고 토플 시험을 또 보라니요. 이게 말이 되나요. 아무튼 어쩌겠습니까. 저는 그래서 아마 내년 2월 쯤에 토플 시험을 또 보고 후기를 남길 것 같습니다. 제 본과 1순위 학교 발표에 따라 달라지긴 하겠지만요, 우선은 제가 할 일 중 하나로 플래너에 적혀있습니다. 

 

저는 미국 학생 비자(F1) 시절과 지금인 영주권자(Greencard) 시절을 다 겪어봤습니다. 미국 대학 입학 때에는 학생비자때는 토플 점수가 필수이고, 영주권자 신분에서는 어떤 학교는 필수로 요구를 하고, 아닌 곳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나왔던지, 대학을 나왔던지, 아니면 영어만을 사용하는 회사에서 1년 또는 2년 이상 일했다던지 기타 등등 다양한 조건들이 있고 학교마다 다릅니다. 그러니까 영주권자이신데 학부를 다시 지원할때 토플 성적이 필요한지 아닌지 모르겠다고 하시면 학교에 꼭 컨택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 널싱 본과 1순위 학교에 합격이 되어서 2순위, 3순위 학교들에게 줄 토플 시험을 안보게 되면 정말 좋겠습니다. 

 

토플을 공부하고 계시는 학생들이라면 힘을 내시구요. 인터넷에 무료 문제들이 많으니 풀면서 익숙해지시는게 점수를 빨리 올리는 지름길인 것 같습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 시카고에서 이방인 J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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