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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학사 함께하기

[두번째 학사] 미국 도서관, 2주간 매일 간 사연

by 이방인 J 시카고 2021. 1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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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방인 J입니다.

저는 평소 책 읽는 것을 좋아하기도 하고, 공부할 때 도서관을 자주 가는 편입니다. 그런데, 제가 최근 미국 동네 도서관에 2주간 매일 가야 하는 사정이 생겼었답니다. 지금부터 천천히 그 이야기를 한번 풀어볼게요.

도서관으로 매일 출근하던 2021 여름날.

2주간 도서관 매일 출근한 사연

저는 미국 시카고에서 두번째 학사를 작년 3월부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학교 수업을 요즘도 계속 듣고 있습니다. 학교 과제로 페이퍼를 쓸 때 논문이나 책을 많이 참고해야 해서, 도서관에 자주 가는 편이기도 하고, 저희 동네 도서관에 테이블 램프가 너무 예뻐서 일부러 자주 가서 공부한 적도 많습니다 :) 그런데 올여름, 저희 집 인터넷이 2주간 안 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한국에 거주하고 계시는 분이라면 제 말이 이해가 안 되실 것 같습니다. 2주 동안 인터넷이 안되는데 인터넷 회사에서 왜 고쳐주지 않았냐는 질문이 생기겠죠. 지금 거주하고 있는 집은 Xfinity를 이용하고 있는데요. 하필 그 당시에 동네에 비가 많이 왔고 + Outage가 있었는 데다가 + 뒷마당에 있는 인터넷 선이 끊겨서 2주간 인터넷을 못 썼습니다. 회사에서는 Outage가 있으니까 테크니션이 와서 고쳐도 소용이 없다고 보내줄 수가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었습니다. 2주가 흘러서 겨우 겨우 테크니션 스케줄을 잡고 케이블을 고쳤다는 슬픈 이야기.

 

그 덕분에 학기 중인 저는 난감한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그때가 학기 첫주였거든요. 코로나로 인해서 모슨 수업을 온라인으로 하고 있었습니다. 집에서 잠옷 바람으로 수업을 듣는 것이 익숙한 상황이기도 하고, 시험을 보거나, 교수님과 줌으로 대화하거나 수업을 들어야 할 때 집에서 하지 못하면 얼마나 불편할까요. 특히 집에서 Proctor를 이용해서 시험을 봐야 하는 일이 생겼을 때는 정말 난감했습니다. 도서관에 스터디 룸을 잡고 시험을 보기에는 집이 아니라서 마음이 편하지도 않고, 만약 누군가가 실수로 그 방에 들어오면 시험이 강제 종료되는 수가 있거든요. 그래서 하루빨리 인터넷이 고쳐지기를 기도하고 또 기도했던 2주였습니다.

하이우드라는 동네에 있는 멋진 카페였습니다.

카페 + 도서관 + 학교 무한반복

2주간 아침에 눈 뜨면 이 세 곳을 무한반복 방문했답니다. 다행히도 옵션이 카페, 도서관, 학교 등 3가지나 있었다는 게 지금 돌아보니 참 감사하네요. 카페의 경우, 덕분에 새로운 카페들을 많이 탐방할 수 있었습니다. 저희 동네에서 꽤 먼(아마 30~40분 거리) 하이우드 라는 동네에 있는 커피숍에 공부하러 간 일도 있었습니다. 그날은 도서관이랑 학교에서 공부하는 것이 너무 지겨워서 예쁜 카페에 가서 공부를 하자는 생각을 했었거든요. 구글 리뷰에 별점이 높은 만큼, 분위기가 무척 좋았습니다. 저는 마차 라테와 도넛을 주문해서 맛봤는데 괜찮았습니다 :) 이 카페 외에도 동네 스타벅스도 자주 갔었습니다. 인터넷은 써야 하는데 시간이 촉박할 경우(특히 아침 일찍 수업 들어야 했었을 때...)는 스타벅스나 빨리 문을 여는 카페에 가곤 했습니다. 도서관은 보통 오전 9시는 되어야 문을 열기 때문이죠. 

 

카페에서는 안 졸것 같죠? 아니에요... (동네 스타벅스에서 유기화학 공부하다가 깜빡 존 흔적)

 

오전 일찍 진행하는 수업이 없을 경우, 제일 자주 갔던 곳은 제가 사는 타운과 다른 동네 도서관들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노란색 또는 주황빛 나는 등을 좋아하고, 미국 도서관의 특징(?)인 초록색 덮개가 있는 램프 보다는 예쁜 모양의 램프를 좋아하기 때문에 자주 갔던 도서관도 있었습니다. 제가 현재 사는 타운으로 이사 오기 전 동네 도서관이라서 30분 정도 운전해서 가야 했음에도 말이죠. 

등이 예뻐서 자주 가던 옛 동네 도서관입니다.

 

인터넷 없인 못사는구나

현대인들에게 인터넷이 필수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는 아찔하고 힘든 2주였습니다. 살아가면서 당연히 인터넷이 필요한 것은 알고 있었지만 없어보니까 굉장히 불편했습니다. 실제로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었던 시간 중 초반에는 휴대폰도 인터넷 무제한 서비스 플랜이 아니었어서, 학교나 도서관이나 카페 가서 공부하고 집에 오면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하게 앉아있거나 일찍 자기도 했었습니다. 약간 스스로가 바보같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분명히 다른 데서 와이파이를 이용해서 아이패드에 필기를 잘 해와서 그것을 보고 복습하고 잠을 잤어도 되는데 말이죠. 느낌이 정말 이상했습니다. 산속에 들어와서 사는 것 같은 느낌. 그러나 도서관에서 정해진 시간 안에 공부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었던 몇몇 날들은 공부를 마치고 집에 와서는 운동을 하거나, 차를 청소하거나, 집 청소를 하거나 기타 등등 다른 일들을 할 수 있어서 좋은 점도 아주 조금은 있었습니다. 아주 조금요. 초고속 인터넷 강국이자 일처리가 빨리 되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에 살던 때가 사무치게 그리웠던 2주였습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 누리고 있는 당연한 것들에 감사함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요 :) 고.. 고맙다 와이파이...

 

- 시카고에서 이방인 J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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