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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일상

[시카고 일상] 시애틀에서 널 보러 시카고에 왔어 (2탄)

by 이방인 J 시카고 2021. 1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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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방인 J입니다.

 

오늘은 지난번에 이어서 '시애틀에서 널 보러 시카고에 왔어' 2탄을 준비했습니다. 시애틀에서 온 제8년 지기 친구인 V가 시카고에서 저와 함께 시카고 다운타운과 서버브 지역을 돌아다닌 이야기를 사진과 함께 소개해드리고 있었는데요. 1탄에서는 시카고 다운타운 위주였다면 2탄은 서버브 위주입니다. 그래서 시애틀로 돌아가는 비행기는 잘 탔는지! 오늘도 이야기를 풀어보겠습니다 :)

 

시카고 시내, 뺵빽한 빌딩들의 모습입니다. 날씨는 좋았어요!

시카고 미술관 옆 공원에서 잠시 쉬어 가다

친구 V는 원래 시카고 미술관(The Art Institute of Chicago)을 꼭 가보고 싶어 했습니다. 저는 이 친구의 일정이 너무 짧기 때문에 반대를 했고요. 일정이 넉넉했다면 시카고 미술관은 정말이지 필수코스입니다. 유명한 작품들도 많고 규모가 상당하기 때문에 작품 관람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하루에서 이틀은 즐겁게 보실 수 있기 때문입니다. V의 성화에 못 이겨서 시카고 미술관 앞까지 갔습니다. 그때가 아마 오전 11시쯤이었던 것 같습니다. 보통 시카고 미술관에 들어가면 보고 싶은 유명 작품들만 봐도 5시간 안에 다 보기가 어려운데, 시애틀로 돌아가는 비행기 시간은 오후 8시쯤이었습니다. 그때 제 친구가 아주 다행히도 그 앞에서 사진만 찍고 가자고 해서 제가 보여주고 싶은 나머지들을 넉넉히 보여주고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시카고 미술관 옆에는 작은 공원이 하나 있는데요. 연못이 가운데 있고 옆으로는 큰 나무들 아래 쉴 수 있도록 되어있었습니다. 이날 날씨가 무척 더웠고, 해도 뜨거워서 쉬어가기 딱 좋은 장소였어요. 그래서 저희는 나무 아래서 잠시 쉬어갈 수 있었습니다. 아쉽게도 연못에서 악취가 좀 났습니다. 그래서 오래는 못쉬고 짧게 쉬다가 바로 다음 장소로 향했습니다.

여기가 바로 시카고미술관 옆 작은 쉼터입니다.

 

이제 시카고 다운타운에서 서버브로 가자!

점심을 먹고, 커피를 마시고, 중간중간 사진도 찍고 하다보니 금방 3~4시간이 흘러서 서버브 지역으로 넘어가야 할 시간이 됐습니다.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에 가기 전에 친구에게 제가 서버브 지역에서 가장 애정 하는 노스웨스턴대학 캠퍼스를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곳의 레이크 프런트에서는 시카고 다운타운 스카이라인이 잘 보이기도 하고, 조깅도 하고, 바위에 앉아서 쉬기도 하고, 기타 등등 제게는 개인적으로 추억이 아주 많은 장소입니다. 그래서 더욱 캠퍼스를 꼭 보여주고 싶었답니다. 서둘러서 제가 주차한 곳으로 빠르게 걸어갔습니다. 사실 시카고 다운타운을 돌아다닐 때에는 차량을 이용하기보다 걷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아쿠아리움이나 뮤지엄 등을 갈 때는 중심가에서 조금 떨어져 있어서 차를 타고 가는 게 맞지만요. 제가 스팟 히어로(Spot Hero)로 자리를 예약하고 주차한 곳은 차량을 한번 주차하면 정해진 시간 안에 1번 들어가고, 1번 나가야 합니다. 반복적인 인 앤 아웃은 안됩니다. 그래서 좀 먼 곳들도 걸어 다닐 수밖에 없었답니다. 다운타운 주차비는 비싸거든요... :) 

 

시카고 다운타운 올때마다 제가 주차하는 곳입니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여기에 주차했네요. 싸거든요!

제 친구는 이 주차장의 테마를 참 마음에 들어했습니다. 이름도 The Poetry Garage라고 해서 각 층마다 유명한 작가 이름을 저렇게 써놓았답니다. 친구는 자신이 고등학교 다닐 때 자주 읽고 좋아했던 책들의 작가 이름들이 쓰여있다며, 저 알록달록한 안내판을 사진 찍어가더라고요. 저는 시카고 다운타운에 일 때문에 올 때마다 여기에 주차하면서도 한 번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었는데 말이죠. 

 

명문 노스웨스턴대 캠퍼스 잔디에 눕기

이날은 시카고 못지 않게 서버브 지역 날씨 또한 너무 좋았습니다. 노스웨스턴대학교는 시카고 서버브 지역인 에반스턴이라는 타운에 위치해있는데요. 이날 다운타운에서 40분가량 걸렸습니다. 평일인 월요일이었고 아마 방학기간이었어서 학생들도 거의 없었답니다. 제일 먼저 시카고 스카이라인이 보이는 레이크 프런트 쪽을 한 바퀴 다 돌았습니다. 이날도 잔디에 거위가 많았네요. 저는 보통 여름에 야외 캠핑 의자를 가지고 가서 책을 읽곤 했었는데요. 가끔 거위들이 마치 저에게 자신들의 자리를 뺏지 말라고 하는 것처럼 제 주위에서 꽥-꽥 대서 다른 데로 옮겨간 적이 있습니다. 여러 번.. 여러분도 아래 사진에서 시카고 다운타운 스카이라인을 한번 찾아보세요! 

늘 마음이 편안해지는 공간입니다. 노스웨스턴대 캠퍼스에서 보는 시카고시, 잘 보이시나요?

제 친구와 이 잔디에 누워서 실컷 쉬었습니다. 그리고 이 공간이 제게 왜 특별한지도 친구에게 잘 설명할 수 있어서 좋았고요. 친구가 시카고 다운타운에서 하고 싶거나, 먹고 싶은 음식이 더 많았더라면 아마 노스웨스턴대 캠퍼스는 못 들르고 바로 공항으로 가야 했을지도 모릅니다. 제가 세운 빡빡한 일정을 잘 따라와 준 친구에게 괜히 고맙네요 :) 위에 사진에서 보실 때 저 파란 것은 바다가 아닙니다. 호수입니다! 어마어마하죠? 미시간호입니다. 파도도 치고요, 사람들이 서핑을 하고 수영도 합니다. 노스웨스턴대 학생이거나 시즌권이나 입장권을 끊으면 여름 성수기 때 입장이 가능합니다. 저는 저기 보다는 길슨 팍이라는 곳에 자주 갑니다. 친구네 동네이기 때문에 주민 찬스를 쓰는 것이지요. 

레이크 프런트에 보면 학생들의 추억이 담긴 페인트 칠 된 바위들이 많습니다. 이건 겨울에 찍어뒀던 사진인데, 올 여름에 찍은 사진이 없어서 대체해봅니다 :)

 

다시 시애틀로 떠나는 친구, 다시 볼때까지 건강해라

노스웨스턴대 캠퍼스 방문을 마지막으로 친구는 다시 집이 있는 시애틀로 떠났습니다. 공항 가기 전에 저희는 오버와이즈 아이스크림을 먹고, 남은 시카고 딥 디쉬 피자 두 조각까지 다 먹었답니다. 대단하죠? 분명 그 큰 피자를 거의 다 먹어서 배가 부를 법도 한데, 몇 시간도 안돼서 피자와 함께 디저트까지 먹었습니다. 친구에게 이번 여행에서 가장 좋았던 것이 무엇이냐고 슬쩍 물었습니다. 제가 예상한 대답은 다운타운에 특정 장소가 참 마음에 들었다, 또는 시카고 피자가 역시 맛있더라 이런 답변이었습니다. 그러나 친구가 제게 한 말은 "너랑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어"였습니다. 우리 우정 뽀레버를 외치면서 친구에게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사실 이번 짧은 여행은 제게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친구에게 주는 기쁨을 느낄 수 있어서 였습니다. 제가 시애틀에서 공부를 할 때는 운전면허증도 없고, 차도 없었고, 제가 도시뿐만 아니라 미국에 대해서 아는 것도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친구에게 늘 도움을 받아서 미안한 마음이 컸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제가 사는 도시에 친구가 놀러 오게 됐고, 제가 직접 제 차를 몰고 친구를 이곳저곳 구경시켜주고, 맛있는 밥도 사줄 수 있었고, 도시에 대해서 설명도 자세히 해줄 수 있었습니다.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심지어 제가 차를 운전해서 친구와 함께 서버브 지역을 향할 때, 제가 운전대를 잡자마자 친구가 환호 + 소리를 지르면서 기분이 이상하다고 했답니다. 제가 꽤 많이 컸다고요. 약간 "네가 이제 운전을!? 장하다 장해!" 이런 느낌이었습니다. 친구의 격한 반응에 저도 실컷 웃었습니다.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제 베스트 프랜드인 친구 V와 더 많은 여행을 해나가고 싶습니다 :)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도 친구와 함께 하는 여행을 계획해보시는건 어떨까요? 삶에 큰 기쁨을 가져다주고,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해줄 겁니다. 제가 그랬던 것처럼요.

 

- 시카고에서 이방인 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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