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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일상

[시카고 일상] 시애틀에서 널 보러 시카고에 왔어 (1탄)

by 이방인 J 시카고 2021. 1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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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방인 J입니다.

 

올해 여름, 제8년 지기 친구가 시애틀에서 저를 보기 위해서 시카고로 날아왔습니다. 겨울인 지금, 여름의 아름다운 시카고의 모습을 보여드릴 겸 제 친구와의 추억을 소환할 겸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시카고 관광 포인트도 아주 조금 소개해보겠습니다. 친구랑 보낼 수 있는 시간이 단 이틀밖에 없었거든요! 

시카고 다운타운 리버워크 옆 다리에서 찍은 건물들입니다. 양 옆에 푸른 강이 있어서 멋진 뷰를 자랑합니다.

올해는 내가 시애틀에서 널 보러 시카고로 갈게

 

제게는 특별한 아이티계 미국인(Haitian American) 친구가 있습니다. 8년 전에 제가 시애틀에서 교환학생을 하면서 친해지게 된 V라는 친구입니다. 미국에서 학교를 처음 다니고, 미국의 모든 문화를 생소하게 여기는 제게 시애틀 구석구석을 보여주고, 문화를 경험하게 해 주고, 주말이나 방학 때면 친구네 집에 가서 아이티 문화도 경험하게 해 준 소중한 친구입니다. 무엇보다 저와 정서적으로 잘 맞는 데다가 한국어도 꽤 잘 구사하는 대단한 친구입니다. V는 아이티어, 프랑스어, 영어, 한국어를 구사할 줄 안답니다. 놀랍게도 저는 교환학생이 끝나고 한국에 귀국을 했는데도 이 친구와 일주일에 거의 한 번씩은 연락을 하고 지냈고, 이 친구는 이화여자대학교 교환학생을 오게 됐습니다(!?). 저희 집에서도 지낸 적이 있고, 이 친구 자취방에서 KFC 치킨을 먹으면서 수다를 떨기도 하고, V의 최애 감자탕집에 가서 아침에 해장한 적도 있고(나도 자주 안 먹는 감자탕을.. 니.. 네가), 정말 추억이... 너무 많습니다 :) 아무튼! 저희에게 주어졌던 일요일 저녁부터 월요일 이른 저녁까지 무엇을 했는지, 사진과 함께 즐거웠던 시간들을 글로 한번 풀어볼게요.

 

먹으러 가는 길에 뭔가 찍고 있는 친구의 모습입니다(좌). 묵었던 숙소입니다(우).

여행은 모다? 먹는 것이다. 자기 전에도 배부르게 먹어야 한다!

 

이방인 J 여행학 개론 1장. 여행은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으로 가득 차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먹느라 정신이 없어서 사진이 없네요(죄송합니다). 저희가 묵었던 곳은 시카고 다운타운에 있는 LAQUINTA라는 곳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근처에 있는 가장 가깝고, 저녁 10시경에 문을 연 레스토랑을 찾아보았습니다. 문 연 곳은 모두 패스트푸드점이었고 그나마 KFC만 열려 있어서 그곳에 가서 치킨 샌드위치를 먹고 호텔로 돌아왔습니다. 심지어 돌아오는 길에 세븐 일레븐에 들러 캔 와인, 파인애플, 과자 등을 잔뜩 사서 호텔에서 더 먹고 잠을 잤습니다. 자기 전에 8년 전 만난 우리가 어떻게 베스트 프랜드가 되었는지, 서로 자주 연락하지만 서로 삶에서 놓친 부분은 없었는지 등으로 이야기 꽃을 피웠습니다. 저는 일을 하고 바로 온 것이라서 피곤했고, 친구는 아이오와에 있는 동생을 만나고 오는 긴 여정이었어서 피곤했던 지라 둘 다 아침 8시에 서로를 쳐다보며 "그냥 여행은 제치고 하루 종일 호텔에서 TV 보고 먹고 자고 쉴래?"라는 말까지 했습니다. 그러나 시애틀이 최고라고 평생 생각하고 살아온 이 친구에게 시카고의 매력을 보여주겠다는 활활 타는 의지로 친구를 흔들어 깨우고 함께 짧은 여행길에 나섰습니다. 

시애틀에서 시카고를 방문한 제 베스트 프랜드입니다. 무, 무려 8년 지기 입니다. 시카고미술관 앞에서.

내가 사랑하는 곳들을 보여줄게 

 

제가 짠 일정은 호텔 - 시카고 다운타운 리버워크 다리 - 유람선 타기(친구가 유람 선탈 시간에 걸어 다니면서 더 구경을 원해서 눈물을 머금고 뺐습니다. 시카고 방문하실 계획이라면 유람선을 타고 건축 투어 하시는 것을 강력 추천합니다) - 밀레니엄 파크 - 클라우드 게이트 - 시카고 미술관(관람 대신 미술관 앞에서 기념사진을 초촬영하고 이동했습니다) - 미술관 옆 작은 공원 - 루 말 나티 피자 - 스타벅스 -노스웨스턴 대학교 레익 프런트 - 오버 와이즈 데어리 아이스크림 -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 순이었습니다. 일정이 촉박해서 아무래도 유명한 곳들 위주로 짧고 굵게 구경을 시켜주었습니다. 시간이 더 있었더라면 미술 작품 관람하는 것을 좋아하는 친구를 데리고 하루 종일 미술관에서 시간을 보낼 수도 있었을 것 같고, 시카고 핫도그를 사서 미시간 호수를 바라보며 먹을 수도 있었을 것 같고... 아쉬운 것 투성이지만 그래도 짧은 시간에 다운타운에서 이것저것 보여줄 수 있어서 좋은 일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 

밀레니엄 파크 안에 있는 클라우드 게이트(좌). 밀레니엄 파크 입구(우).
트럼프 타워 앞을 지나고 있는 보트가 보입니다. 보트를 타고 건축 투어를 하는 것이 유명하지요.

V와 함께 호텔부터 다운타운 리버 워크를 지나 밀레니엄 파크로 향했습니다. 지난주는 삼일이나 비가 와서 날씨 걱정을 했었는데 이 월요일은 하늘도 맑고 예쁜 구름이 둥둥 떠있었고 무더운 여름이지만 바람이 살랑살랑 불기까지 해서 돌아다니기 정말 좋은 날씨였습니다. 친구를 데리고 밀레니엄 파크에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시카고 클라우드 게이트에 도착했습니다. 현재는 게이트 가까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펜스를 쳐놨습니다. 하지만 팬데믹 전에는 저 안에 들어가서 사진도 찍고, 빈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나 빈을 둘러싸고 있는 고층 빌딩들을 찍기도 합니다. 아쉽게도 멀리서 바라보고 파크 입구로 향했습니다. 입구는 또 다른 포토존입니다. 위쪽에서 찍으면 인물과 시카고 빌딩 숲을 함께 담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입구에서는 크리스마스 때에 시카고시에서 가장 큰 연례행사 중 하나인 크리스마스트리 점등식을 하곤 합니다. 매년 어떤 나무가 시카고시의 대형 크리스마스트리로 희생(?), 아니 선정될지 11월부터 뉴스에 오르내리곤 한답니다. 친구와 저는 서로 찍어주고, 찍히고, 같이 찍는 등 여러 장을 찍고서야 다음 장소로 이동했습니다.

 

루말나티 피자와 피자 박스. 피자 박스까지 너무 귀엽지 않나요?

시카고 피자는 사랑이야!

 

친구에게 가장 추천하고 싶었던 것은 다운타운에서 제가 사랑하는 장소들과 더불어 제가 제일 좋아하는 레스토랑이었습니다. 바로, 루 말 나티 피자(Lou Malnati's Pizza)입니다. 보통 시카고에 오시면 지오다노에서 시카고 딥 디쉬를 많이 드시고 가시죠. 제 기준으로는 루 말 나티가 더 맛있습니다. 더 건강한 재료를 사용했고, 맛은 더 있답니다 :) 땡볕 아래 몇 시간째 다운타운을 누비며 열심히 걸은 저희 둘은 배가 고프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루말나티로 향했습니다. 저희가 시킨 메뉴는 가장 베이식 메뉴였습니다. 토핑 따로 하지 않은 담백한 베이식 메뉴. 물과 음료를 마시며 더위를 식히며 한참을 기다렸습니다. 드디어 피자가 나왔습니다. 서버가 피자를 잘라주며 친구가 시애틀에서 이 피자를 먹으러 왔다고 농담을 하자 아마 이 피자를 먹으면 맛을 잊지 못해서 곧 금방 시카고를 다시 찾게 될 거라고 했습니다. 정말로 제 친구가 시카고 피자를 맛 본 첫마디는 “OH WOW”였습니다. 너무 맛있다면서요. 저희 둘은 피자 두 조각을 남기고 모두 다 먹었습니다 :) 친한 친구와 같이 제가 좋아하는 음식을 먹을 수 있어서 더욱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이제 뉴욕 피자는 잊어라~

 

다음 편에서 V와 저의 짧은 시카고 여행기 2탄이 이어집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 시카고에서 이방인 J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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