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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미국병원생활

[슬기로운 미국 병원 생활] 미국 간호사 현실, 너무 힘든데?

by 이방인 J 시카고 2025. 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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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방인 J입니다. 

미국 간호대를 지난해 5월에 졸업하고, 뉴그랫 간호사로 일을 시작한 지 이제 4개월이 됐네요. 9월부터 일을 시작했으니 말이죠. 몇 개월만 지나도 금방 적응을 하고, 즐겁게 돈 버는 재미에 푹 빠져 즐겁게 살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미국 간호사 현실은 정말 정신적, 육체적으로 힘드네요. 저는 한국에서 간호사로 일을 해보지 않아서 그런지, 좋은 점보다는 그냥 힘든 점만 요새 많이 체감하고 있습니다. 아직 뉴그랫이라서 그런 걸까요. 오늘은 어떤 점이 힘든지 얘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일주일에 3일만 일하는데, 의미 없다...

동료 생일이어서 다른 친구가 뚜레쥬르에서 케이크를 사왔어요. 초가 많아서 케이크가 불타는 것 처럼 나왔어요.

주변 일반 직장을 다니는 친구나 가족들하고 일 얘기를 가끔 할 때면, 다들 제가 일주일에 3일만 출근해서 일한다는 것에 놀라워하고, 부러워하는 분들도 많이 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말이 3일이지 매일 오피스 출근하던 기자 시절 만큼 비슷하게 아니면 더 피곤한 것 같아요. 덜 피곤하고, 돈도 잘 벌고, 쉬는 날도 많을 것이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큰 착오였습니다. 저는 특히 나이트 근무를 하고 있는데요, 그럼 오후 7시부터 오전 7시 30분까지 근무를 합니다. 예를 들어서, 일 끝나고 집에 오면 보통 8시 30분 정도 되고요. 그때부터 잠을 자고, 일어나면 한 5시에서 6시 정도 됩니다. 다음날 일하지 않는 날이면 보통 오후 6시까지도 자는 것 같아요. 며칠 연속으로 쉰다면, 오후 6시에 일어나서 이것저것 할 것 하다가 적어도 12시 전에 자려고 합니다. 그래야지 그다음 날 정상적으로 아침에 일어나서 일상생활이 가능하기 때문이죠. 그러다 보니, 하루나 이틀 쉬는 걸로도 너무 부족하고, 피곤함이 많이 느껴집니다. 하루 쉰다는 것이 의미가 전혀 없어요. 그날은 하루 종일 잠을 자는 것으로 보내기 때문이죠. 물론 더 익숙해지면, 이것저것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지만 제 라이프스타일과는 전혀 안 맞는 것 같아요. 일주일에 3일만 일하는 것, 그다지 큰 장점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데이 쉬프트로 바꾸고 싶은 생각도 들었었는데요. 데이 때에는 나이트 때 보다 훨씬 바빠서 전혀 바꾸고 싶지 않아요. 그리고 나이트에서 데이로 바꾸고자 하는 널스들이 꽤 있어서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려야하기 때문에 그냥 나이트로 남기로 결정했습니다. 당분간은요! 한국에서는 24시간이 8시간으로 나뉘어서 쉬프트가 3개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8시간 일하는게 더 나을까요? 아니면 미국처럼 한 널스가 12시간을 일하는 것이 나을까요? :)

 

나잇 쉬프트도 너무 바쁨

저는 Neuro ICU에서 일을 하다가, General Medicine 으로 최근 옮겼는데요. 데이이던, 나잇이던 둘 다 너무 바쁜 건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쉬프트 시작할 때쯤, 오후 8시-10시 너무 바쁘고요. 그리고 쉬프트 마칠 때쯤, 특히 오전 5-7시 정말 바쁩니다. 약도 줘야 하고, 환자 어세스도 해야 하고, 의사들한테 환자 상태 변경이 있거나 질문 있으면 끊임없이 소통해야 하고 말이죠. 바쁜 시간이 끝나고 나서, 조금 숨 돌릴만하면 다른 널스들 돕고, code 대처하고, 이것저것 하다 보면 휴식시간 1시간은커녕 지금껏 제대로 30분 이상 쉰 적이 한 번도 없는 것 같습니다. 화장실도 못 가고 일한 적도 많이 있어요. 뉴그랫 널스로서 나잇 근무는 훨씬 릴랙스 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라는 사실! 물론 제가 데이 오리엔테이션 할 때 생각해 보면, 덜 바쁜 것은 맞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낮에 오더들도 많이 들어오고, 바뀌고, 계획도 많이 변경되고, 환자들이 MRI, CT, X ray 여기저기 다녀오기도 하고요. 다만 나이트는 resource가 더 적다는 것이 단점입니다. 그래도 저는 데이보다는 나이트 근무가 조금 덜 바빠서 좋은 것 같아요. 다만 수면 시간이나 생활패턴이 많이 바뀌게 되어서 그게 좀 안 좋은 점이긴 합니다. 

늘 일 끝나고 운전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어떤 점이 잘 됐고, 어떤 점이 부족했었는지 생각을 해보는데요. 특히 시간 관리에 대해서 생각해볼때면 분명 계획대로였다면 일도 좀 일찍 끝내고, 잘 쉴 수 있는 시간들이었었을 텐데, 돌발상황들이 발생하는 바람에 하나도 쉬지도 못하고, 일도 제때 못 끝냈다는 것이 늘 속상합니다. 부모님이랑 이런 부분에 대해서 대화를 해봤는데, 12시간 근무 중에 왜 화장실을 한 번도 못 가는지, 10분이라도 쉬지를 못하는지 이해를 못 하세요. 왜 이렇게 일할 때 별별 상황들이 많이 발생하는지, 정말 의문이고 힘들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직업 특성이지만 정말 베드 사이드는 저랑 안맞는 것 같다는 생각을 매일 하고 있어요.

 

올해 목표는 베드 사이드 탈출!

올해는 이 달콤한 디저트처럼 일에서도 내거 조금 더 행복해지길.

올해 미국 간호사로서의 목표는 베드 사이드 탈출입니다. 미국 간호대 다니면서도 베드사이드 정말 힘들다고 생각 많이 했었는데요. 당시에는 학생이라 저한테 책임이 하나도 없었기 때문에 고통이 좀 덜했습니다. 그런데, ICU, 메드 서지 둘 다 정말 일하기 힘든 환경이라고 생각이 들어요. 개인적인 의견으로 이렇게 일하면서 돌발상황이 많이 일어나는 것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습니다. 특히 지금 일하는 유닛은 Post ICU라서 다시 ICU로 가는 일이 많이 발생해요. 그리고 베드가 빌 때마다 ED에서 환자를 계속 보내서, admission이 밀려들어옵니다. 이것저것 이유를 대면 너무 많지만, 결론적으로 베드 사이드가 저랑 정말 안 맞는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초반에는 더더욱 일 끝나고 매일같이 병원 내 다른 부서 잡을 알아보곤 했답니다. 하지만, 한 가지 깨달음은 뉴그랫이라서 경력 쌓기 전까지는 병원 내 트랜스퍼가 어렵다는 사실이었어요. ICU에서 Gen Med로 트랜스퍼할 때는 오리엔테이션 기간이라서 가능했었는데, 지금은 4개월쯤 되어서, 아마 6개월까지 일 하고 트랜스퍼가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병원마다 폴리시가 다르니, 혹시 저와 같은 상황에 있는 분들은 HR에 연락하셔서 물어보면 정확히 알려줄 겁니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 그만두고 싶지만, 몇개월만 참으면 다른 부서로 트랜스퍼가 가능할 것이라고 믿고 있어서 열심히 일하고, 많이 배우는 중입니다. 

뉴그랫 널스인데 베드 사이드로 시작을 했고, 그런데 베드 사이드가 싫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제가 생각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병원 내 인맥을 활용해서, 아니면 무작정 이메일을 보내 조언을 구하는 것입니다. 소문날까봐 두렵다구요? 제 생각에는 그런 것 고민하는 것 보다 하루 빨리 베드 사이드 탈출하기 위해서 더 적극적으로 노력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뉴그랫 레지던시 프로그램 안에 들어가 있어서, 매달 병원내 다양한 롤을 가진 사람들이 와서 강연도 하고, 네트워킹 하면서 많이 배우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저희 유닛에서 일을 시작하고, 현재는 리더십 레벨에 올라가 있는 분과 다 같이 미팅을 할 기회가 있었어요. 최근에 그분이 생각이 나서 용기를 내서 레쥬메와 함께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제 관심사는 리서치 널스 쪽이라고요. 그랬더니 흔쾌히 다음 주에 오피스에서 만나자고 하시면서, 도와주겠다고 하시더라고요! 정말 감사하고 기뻤습니다. 저는 현재 일을 시작한 병원이 정말 좋아서 이 병원에서 계속 일을 하고 싶은데 유닛은 잘 안 맞는 것 같아서 Clinical Research Nurse 잡에 연결 시켜줄 수 있는지 물어보려고 합니다. 현재 의대 리서치 코디네이터로 일하고 있는 곳도 병원이 있는데, 제가 이미 조직기관 안에 잡을 가지고 있어서, 같은 병원 안에서 널스 잡을 가질 수가 없다고 해요. 그래서 현재 일하고 있는 병원에서 계속 일을 하고 싶어요. 꼭 Research nurse job을 얻어서, NP 스쿨 다니면서 조금 더 행복하게 일을 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개인적으로 베드 사이드가 잘 안맞는 것이기 때문에, 이 글이 미국 간호사를 꿈꾸는 다른 분들에게 제 의도와는 다른 영향을 끼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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