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간호대 박사 함께하기

[간호대 박사 함께하기] 10개월간 일했던 의대 연구실을 떠나다

by 이방인 J 시카고 2024. 6. 7.
반응형

안녕하세요, 이방인 J 시카고입니다. 

오늘은 조금 무거우면서도, 속상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홀가분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제가 미국 간호대 4학년 2학기 때부터 일해왔던 뇌와 알콜 연구를 하는 의대 연구실을 떠나게 됐다는 소식이랍니다. 그동안 PI 교수님과 정도 무척 많이 들기도 했고, 매니저인 박사 선생님께도 무척 많이 배우고 있었기 때문에 더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사실 담담하게 교수님께 랩을 그만둬야겠다고 이메일을 보내놓고서는 혼자 아쉬움에 집에서 펑펑 울었습니다. 남은 Data Collection 과정의 어려움을 더 이상 함께 나누지 못한다는 미안함, 그리고 박사 과정을 잘 이끌어줄 것이라고 믿었던 교수님과 더 이상 일하지 않게 됐다는 아쉬움, 그리고 무엇보다도 저를 믿어주고 늘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한결같이 응원해 주시고 조언해 주셨던 랩 매니저와 더 이상 함께 일하지 않는다는 슬픔과 상실감 같은 것들이 밀려왔던 것 같아요. 

저는 올해 5월 미국 간호대 학사(BSN) 프로그램을 마쳤고, 8월에 Ph.D. 프로그램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간호대 박사 함께하기' 카테고리에는 앞으로 간호대 박사 프로그램을 하면서 제가 나누고 싶은 것들을 담아갈 것입니다.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감사합니다! :)

 

좋은 PI와 매니저를 만났다는 것

리서치 연구 기계들입니다. 매번 옮기고, 연구 대상자에게 전달해주고, 연구가 끝나면 받아왔던 기계들이지요. 잘가라~

제가 일하던 의대 연구실의 PI 교수님은 좋은 분이었습니다. 리서치에 경험도 없던 저를 Research Assistant로 고용했고,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다 가르쳐주셨어요. 예를 들어서 데이터 콜렉션 하는 방법, 대상자에게 오리엔테이션을 해주는 방법, 어떻게 대화를 해야 하는지, 그리고 포스터 프레젠테이션을 위해서 포스터를 만들 때 어떤 정보를 넣어야 하는지, presentation을 할 때는 어떤 정보를 중점으로 얘기를 하면 좋은지, Abstract은 어떤 방식으로 쓰는지, IRB에 프로토콜을 제출할 때 어떤 정보를 입력해야 하는지부터 정말 다양한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이밖에도 정말 많은 것을 배운 것 같아요. 

저는 간호대 학생이면서 'chancellor's undergraduate research award'라는 프로그램 안에 있었는데요, 학사 학생으로서 미국 정부에서 돈을 받으면서 리서치를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그래서 4학년 2학기 동안 의대 랩 안에서 Research Assistant로 일을 하면서 페이를 받으면서 일을 할 수 있었어요. 이미 제가 펀드를 가지고 있고, 프로그램 안에 들어가 있긴 했지만, 저를 고용하는 교수님이 신청서를 내주셔야 했었습니다. 참 감사한 일이죠.

물론 제가 10개월 동안 일을 했고, 간호대 졸업하고 한 달 정도를 더 일하다가 연구실을 떠나게 되긴 했지만, 저는 참 많이 배운 것 같아서 기쁘게 생각합니다. 더 배울 것이 많이 있었고, 제가 다 알 수도 없었겠지만요! 그래도 상황상, 제가 고민하는 것들을 생각해 보면 이때쯤 랩을 떠나는 것이 맞았다고 생각합니다. 

 

리서치 Focus VS 클리니컬+리서치 Focus

제 연구실 자리였습니다 :) 안녕~~

왜 제가 학부 생활 때 널싱 프로그램도 힘든데 잠을 줄여가면서까지 의대 연구실에서 열심히 했었었고, 그렇게까지 열심히 일했던 연구실을 10개월 만에 떠나게 됐는지 궁금하실 것 같아요. 사실 제 개인적인 고민이 정말 컸습니다. Ph.D. 프로그램에 지원을 하게 된 것이 정말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어요. 2주 만에 선택을 하고, 지원까지 마쳤었답니다. 당시 제 주변에는 2명의 Ph.D. 가 있었고, 한분은 제 매니저, 그리고 한분은 PI였죠. 저도 당시에 연구가 정말 재미가 있었고, 박사를 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었어요. 하지만 당시, 다른 박사 학위인 DNP에 대한 충분한 고민을 하지 않고 덜컥 Ph.D. 에 합격을 해버리니, 이번 방학 동안 열심히 고민을 하게 된 것이랍니다. 

제가 알기로, Ph.D. 는 연구에만 중점이 있다면, DNP는 클리니컬 쪽과 연구 둘 다 할 수 있는 것으로 이해를 하고 있어요. 물론 연구가 Ph.D.처럼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닐 것 같습니다. 하지만, 환자를 보는 것을 포기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있기 때문에 DNP도 고려를 하게 됐어요. 그래서 일하고 있던 랩을 떠나서, 그 시간에 간호사로 일을 해보면서 어느 쪽이 더 맞는지 확인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그만두게 됐습니다. 이미 저는 다른 의대 연구실에서 Clinical Research Coordinator 일도 하고 있어서, 아예 리서치를 떠난 것은 아닙니다. 이미 연구일을 2개나 하고 있기도 하고, 박사 수업들까지 듣게 된다면 정말 바쁠 것 같아요. 그래서 이렇게 고민하게 된 시점에서 연구실을 떠나야겠다고 결정을 했습니다. 랩을 떠난 지 이제 며칠 지나지 않았는데요, 제가 무척 좋아하던 한 커뮤니티를 떠났다는 생각이 들어서 무척 허전하기도 하고, 좋은 사람들과 일 했던 것이 그리워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앞으로 제 미래를 위해서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한편으로는 무척 홀가분했거든요. 

 

뉴그래드(New Grad)로 병원에서 일하면서 리서치 주제 또는 진로 고민

열심히 플라이어를 붙여서 연구 대상자를 모으기도 했었어요.

미국 간호대를 이제 막 졸업한 뉴그래드로서 앞으로는 가장 큰 산 중에 하나인 보드 시험 NCLEX가 남아있습니다. 저는 6월 말까지, 또는 늦으면 7월 초에 시험을 보는 것을 목표로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데요. 미국 간호대 학생들이 엔클렉스를 어떤 식으로 준비하는지, 그리고 미국 간호대에서 어떻게 준비를 시켜주는지는 다른 글에서 한번 소개해보도록 할게요 :) 저는 엔클렉스를 합격하면, 천천히 인터뷰들을 보고, 그리고 10월 또는 11월부터는 간호사로 일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야 제가 앞으로 연구자가 된다면 어떤 연구 주제를 가지고 연구를 해나가고 싶은지 알 수 있을 것 같고요, 그리고 간호사로 일을 하면 제가 Ph.D. 가 맞는지, DNP가 맞는지 더 명확히 알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박사는 한 학기를 일단 해보고, 결정을 해볼 생각이에요. 아니면, 곧 있을 어드바이저 미팅에서 얘기를 해보고, 아예 수업을 안 듣고 Ph.D. 를 드랍하고 올해 DNP로 지원을 해야 할지 고민 중에 있습니다. 

연구실을 그만두기 전, 그리고 그만둔 다음날도 제게 멘토 같은 역할을 해주시는 랩 매니저와 얘기를 나눴어요. 제게 "시간을 갖고 천천히 결정하세요. 엔클렉스 시험을 보고 나서 간호사로 일하는 것도, Ph.D. 가 맞는지, DNP가 맞는지 결정하는 것도요"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원래 계획을 미리 짜는 것을 좋아해서, 그 두 가지 방향으로 갈 때 각각 언제 어떤 것을 해야 하는지 계획을 세워두었는데, 이 조언을 듣고 나서 조금 천천히 가도 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왜냐하면 성급하게 결정을 내리거나, 그리고 제가 중심이 되어서 내린 선택이 아니라면, 반드시 이렇게 후회하게 되는 순간들이 생긴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저 공부를 위한 박사를 하고 싶지 않아요. 제가 정말 하고 싶은 연구가 있다면, 그때 박사를 하고 싶어요. 클리니컬 쪽으로 계속 가고 싶다면, DNP를 꼭 하고 싶고요. 이번엔 호흡을 잘 가다듬고, 천천히, 경험을 해보면서 결정을 내려보려고 합니다 : ) 앞으로도 간호대 박사를 하면서 제가 나누고 싶은 것들이 생긴다면, 이 공간에 글을 종종 남겨보도록 할게요.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