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방인 J입니다.
오랜만에 간호대 박사 함께하기 카테고리에 글을 쓰게 됐어요. 간호대 4 학년 때 고민하다가 덜컥 지원한 박사 (Ph.D) 프로그램에 합격했다가, 다니지 않겠다고 선언한 뒤 아직 몇 달이 지나지 않았는데요. 제가 일하고 있는 랩 담당 교수님이 제게 해준 조언 덕분에 박사 과정 중 클리니컬 쪽 (Nurse Practitioner)을 생각하게 됐습니다. 올해 지원하지 않는다면, 내년에 지원할 것 같은데. 결혼식 준비, 그리고 한국 방문, 여행 등 이것저것 많이 앞두고 있어서 시기를 언제로 해야 할지 조금 고민하고 있답니다 :) 블로그가 점점 커리어 일기장이 되는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드네요..
오늘 제가 글 쓰는 곳은 시카고 저희 동네에 있는 작은 베이커리입니다. 크지도 않고, 작지도 않고, 아늑한 느낌을 주는 곳이에요. 그리고 가족 중 생일이 있는데 카드를 깜빡하고 사지 못했다? 아침에 여기 문 열자마자 달려와서 카드 사가는 곳이기도 합니다. 오늘은 특별히 이렇게 글 중간에 작은 박스를 만들어서 이곳을 소개하게 됐어요. 저와 마이클은 이곳을 무척 좋아해요. 부모님 집에 갈 때 가끔씩 아침식사를 하자고 베이커리를 사가곤 하거든요. 저희는 여기 단골!입니다. 집에서도 무척 가깝고요. NP에 대한 고민과 함께 이 예쁜 베이커리를 보여드리고 싶네요~ 다만 여기 인기가 많아서 오픈 후 1-2시간 안에 모든 Baked Goods는 사라지는 매직... :) 화요일마다 여기 문을 닫는데, 저는 왜 이렇게 이 집 파이가 화요일마다 먹고 싶은 건지 모르겠어요 ㅎㅎ
올해 지원한다면
올해 엔피 프로그램에 지원하게 된다면, 과정이 2년에서 3년 정도 걸린다고 알고 있어서 타이밍이 딱!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물론 내년에 지원해도 크게 상관이 없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2026년에 결혼식이 예정돼 있고, 결혼식이 끝나면 하고 있는 널스 잡을 파트타임으로 바꾸고, 아기를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지금이 2024년 말이니까, 2025년 동안 경력을 쌓고, 2026년 또 1년 더 간호사로 경력을 쌓고, 파트타임으로 일하면서 2026-2027 아기를 낳고, 그때쯤 아니면 2028년에 NP 스쿨을 졸업하고, 클리니컬 리서치팀 엔피로 일을 하면 어떨까 싶어서요! 주절주절 썼지만, 건강하게 아기를 낳아서 마이클과 잘 키우고, 행복하게 사는 것이 제 꿈이기 때문에 진로를 이런 쪽으로 결정을 해보았습니다. 저는 간호사로서 정부기관에서 일도 해보고 싶고,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서 아직도 구체적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는 전혀 모르겠어요. 다만, 지원을 늦지 않게 꼭 해야겠다는 생각은 매번 하고 있습니다. Ph.D. 프로그램 드롭할 때, 어드바이저 교수님께서 해주신 말씀이 있어요. "J, 박사 프로그램을 당장은 하지 않고 클리니컬 경력을 쌓고 다시 생각해 본다는 것은 내가 생각할 때 정말 좋은 생각이야. 그렇지만, 너무 늦지 않게 학교에 돌아오렴. 너무 나이가 들어서 (미국은 워낙 나이 생각을 보통 안 하기에 교수님이 어떤 나이대를 말씀하시는지는 모르겠어요) 다시 박사를 한다면 삶 밸런스 맞추기가 조금 어려울 수도 있어. 너를 늘 응원할게" 라구요.
갑자기 다시 NP를 고려하게 된 이유
저는 간호대 실습을 하면서 제가 환자 돌보는 것을 잘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한편으로는 "무척 하기 싫다"라는 생각이 많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주변에 있는 Ph.D. 지인들 사이에서 얘기를 듣다 보니, 제가 Ph.D. 를 해서 교수가 되던지, 정부기관에서 일을 하던지 기타 등등 그쪽으로 진로를 생각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미국 널싱스쿨 졸업 후, 간호사를 해보지 않고 학교만 계속 다니면 제게 플러스가 될 것 같지도 않고, 너무 아쉽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CRNA나 NP에 대한 가능성 때문에 Ph.D.를 드롭했죠. 그런데, 최근 저희 랩 교수님과 회의가 끝나고 이것저것 진로 방향에 대해서 얘기를 나누고 있었는데요. 저한테 Goal이 무엇이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 사실 Ph.D. 이후에 방향을 많이 잃기도 하고, 현재 병원에서 널스로 일하는 것이 (아직 오리엔테이션 기간이지만) 너무 힘들어서 하소연을 했답니다. 교수님께서 말하시길 "J야, 혹시 NP 스쿨 가는 건 어떻겠니? 내 생각에 베드 사이드 널스는 체력적으로 평생 할 수 있는 일은 아닌 것 같다. 자신의 일에 대해서 생각을 해볼 때 나는 항상, 내가 이 일을 좋아하는지, 성취감을 느끼는지, 재정적으로 내게 이득을 주는지, 그리고 내가 평생 할 수 있는 일인지에 대해서 생각을 해. 항상 목표를 가지고 일을 해야 한다"구요. 제가 이 연구실에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 이미 학비는 무료입니다. 정말 감사하죠. 또한 제가 다니는 병원 덕분에 그 학교도 무료이고요. 제가 선택할 수 있는 학교는 2개이지만, 저는 모교를 너무 사랑하는지라 저희 학교에서 NP 하는 것을 생각하고 있어요.
NP를 고려한다면, 어떤 NP를 하고 싶냐고 하면, 저는 리서치 쪽 엔피를 하고 싶어요. 환자도 보고, 리서치에도 참여하는 엔피요. 제가 본 Ph.D. 교수님들을 보면 대게 환자를 보지 않고, RA가 가져다주는 자료로 계속 페이퍼를 씁니다. 그런데, 저는 두 개 다 하고 싶어요. 너무 제가 바빠지지만 않는다면요 (?). 아무튼, 교수님과 대화 중에 Ph.D.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그런데, 교수님이 생각하기에 펀딩 따기가 무척 어려운 데다가 Biology나 다른 순수과학 전공 Ph.D. 가 아닌 널싱 Ph.D.는 연구주제 등에 대해 한계가 있을 것 같다고 하시더라구요. 요즘 M.D. Ph.D.가 대세입니다. 의사인데다가 박사까지 학위가 있는 거예요. 제가 이 사람들과 경쟁해서 펀딩을 잘 딸 수 있을까 - 그런 고민도 같이 나눠주셨습니다. 솔직히 일리가 있다고 생각해요. 저도 간호대 박사를 지원할 때, 그 생각을 했습니다. 널싱이라고 하면 클리니컬 쪽이 강한데, 그리고 학교에서 가르쳐야 하는 부분도 그런 부분인데 말이죠. 제가 무엇에 대한 박사인가 말이죠.
NP 방향에 대해 구체적으로 그려보기
오늘은 시카고 동네 카페에서 글을 쓰고 있는데요. 정말 오랜만에 카페에 와서 노트북을 가지고 글을 쓰고 있어요. 따뜻한 런던 포그를 한 잔 주문하고, 사과로 만든 파이도 함께 곁들이고 있습니다. 따뜻한 티와 달콤한 파이를 함께 먹으면서, 제가 좋아하는 글쓰기를 하고, 또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내쉬는데 달콤한 디저트 냄새와 쌉싸름하면서 고소한 커피 냄새들이 어우러져서 마음이 풍성해지는 느낌이 나서 좋아요. NP 진로 방향에 대해서 고민을 하는데, 이렇게 사랑스러운 분위기가 저를 많이 도와주네요. 브레인스토밍하는데 사람들이 왜 그렇게 커피를 찾나 이해를 못 했는데, 오늘은 조금은 이해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제가 NP를 한다면, 저는 FNP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Pediatric NP도 정말 재미있을 것 같고, OB NP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저는 더 제너럴 하게 가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마치 제가 신문기자 (제너럴리스트)를 택했던 것처럼요. 이도저도 아닐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주변에서 듣고, 조언을 구해보고, Reddit을 열심히 많이 읽어본 결과로 저한테 FNP가 딱 맞을 것 같다, 그리고 잘 맞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한국에 살 때보다 미국에 와서는 더 여유로운 마음을 가지고 살고 있는 듯 하지만 어떻게 보면 더 치열하게 사는 것만 같아요. 오늘은 일요일, 그리고 단돈 10불을 내고 이렇게 아름다운 공간에서 글을 쓰고, 티도 마시고, 달콤한 디저트도 맛보는 중입니다. NP에 대한 고민은 오늘은 이 정도까지 하고, 오늘은 이 풍경을 즐겨야겠어요.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주가 벌써 땡스기빙이네요. Happy Thanksgiving! 다들 즐거운 추수감사절 보내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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