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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대 박사 함께하기

[간호대 박사] 간호대 박사 입학 철회하기

by 이방인 J 시카고 2024. 7.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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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방인 J입니다. 

오늘은 간호대 박사 입학 철회라는 주제로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제 블로그에 자주 오셨던 분들이라면 아셨겠지만, 저는 지난 5월 미국 간호대를 졸업하고, 올해 8월 중순에 간호학 박사(Ph.D.) 프로그램에 입학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졸업 후, 시간을 갖고 천천히 생각해 본 결과, 제게는 아카데믹 Route 보다는 클리니컬 쪽에서 환자를 보는 것이 훨씬 더 행복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박사 과정에 입학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 오늘은 어떻게 처음에 지원을 하게 됐고, 왜 박사 과정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는지에 대해서 한번 써볼까 합니다.

 

그저 리서치가 좋아서 지원한 간호학 박사(Ph.D.)

여름 시카고 날씨가 참 좋아요~

저는 미국 간호대 4학년 첫 학기 여름 방학 중, 리서치에 대한 관심이 생겼어요. 남들보다 조금 늦게 시작한 두 번째 학사였기 때문에, 졸업하기 전에 제가 어떤 분야의 널스가 되고 싶은지를 꼭 알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보통 미국에서는 박사과정을 생각한다면 클리니컬 쪽과 아카데믹 쪽 이렇게 두 가지로 나누는데요. 클리니컬 쪽이라면 DNP, CRNA로 나누고, 아카데믹은 Ph.D. 한 가지입니다. 클리니컬 쪽으로 간다면 환자를 보거나 리더 자리를 맡고, 아카데믹으로 가면 교수가 되거나 리더 자리를 맡게 된다고 간단히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아무튼, 저는 가을학기 시작 전에 감사하게도 의대에 있는 알콜과 뇌 연구실에서 Research Assistant로 일하게 됐어요. 졸업 후에도 1-2개월가량 일을 더 해서 저는 총 10개월을 일했답니다. 일하면서 제 주변에는 간호사 경력이 있는 Ph.D. 들이 많이 있었고, 그들의 응원 덕분에 간호학 박사를 쉽게 지원할 수 있었습니다. 그때는 큰 고민을 하지 않았어요. 단지 제가 현재 일하고 있는 연구실에서의 일이 정말 재미있고, 흥미롭다는 생각에 제가 박사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미국 간호대 졸업 전에 제 진로를 찾은 것 같아서 정말 뿌듯했어요. 

물론, 제 미국 친구들은 제 선택을 축하해주면서도 많이 말렸습니다. 심지어, 간호대 교수님들도 Ph.D. 보다는 DNP 나 CRNA를 많이 추천해 주셨어요. 지원하기 전에, 그리고 그 이후에도 저는 친하게 지냈던 교수님들을 만나서 조언을 구했었거든요. 이유를 그들에게 물었을 때, DNP를 해도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는 기회가 무척 많고, 꼭 Ph.D. 를 안해도 된다고 하셨습니다. 다만, 환자를 보는 것을 완전히 배제하고, 학생들을 가르치고, 연구하는 것에만 중점을 두고 싶다면 Ph.D. 를 추천하셨습니다. 제 미국 친구들의 경우, 간호사로서 자신의 스킬과 연봉에 더 중점을 두고 조언을 해줬어요. 도대체 돈 잘 버는 널스 하다가, 리더직을 맡던 다른 것 할 것이 너무 많고 좋은데 왜 아카데믹 쪽으로 가느냐고 말이죠. 그때 저는 아무리 주변에서 이야기를 해줘도, 그저 연구가 너무 재미있다는 생각하나로 박사 과정에 지원을 했고, 아무 조건 없이 stipend이 잘 나오는 좋은 장학금을 받고, 합격을 하게 됐습니다.

 

Ph.D. 는 좀 나중으로 미뤄도 좋지 않을까

저희가 좋아하는 베이커리에서 빵을 픽업해서 집에서 부모님하고 아침에 맛있게 먹었어요.

누군가 제게 왜 Ph.D. 를 안 하는 거냐고 하면, 저는 다른 이유도 많이 있겠지만, 이제 갓 졸업을 했기에, 간호사로 일을 재미있게 하고, 당분간 3-5년 정도는 학교로 돌아가지 않고 제 파트너와 가족을 꾸려서 행복하게 살고 싶어서라고 대답할 수 있어요. 나중에 연구가 더 하고 싶은 마음이 들면 Ph.D. 과정에 언제든지 다시 입학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이 결정을 내리면서 박사 어드바이저 교수님과 대화를 하고, 또 프로그램 디렉터를 만나서 얘기를 최근에 했었는데요. 제게 해주신 조언은 지금 제가 나이가 어리기도 하고, 이제 막 간호 학사를 마쳤으니, 병원에서 몇 년 간 일을 하면서 경험을 쌓고, 그때 가서 프로그램 지원을 다시 해도 분명히 입학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얘기를 해주셨어요. 그리고 그분들이 젊으셨을 때, 저와 같은 선택을 하셨다고도 해주셨습니다. 그 말에 용기가 생기기도 했고, 감사한 마음이 들었어요. 그리고 현재 저희 학교 교수님들 중에서도 Ph.D. 프로그램으로 입학했다가, DNP로 바꿔서 공부를 하고, 졸업을 해서 학교에서 일하고 있는 분들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 지금은 아무리 생각해도 저는 연구도 좋고, 환자를 돌보는 것도 좋아서 두 개 다 하고 싶다면, 우선 환자를 돌보면서 연구 주제를 생각해 보던지, 아니면 클리니컬 쪽으로 일하는 것을 택할 것 같습니다. 최근 시카고 내 병원들에 이력서를 냈고, 인터뷰를 보고 있는데요, 그 이야기도 다른 글에서 다뤄보도록 할게요!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미국 내에서 간호학 Ph.D. 프로그램은 인기가 없는 편입니다. 하지만 연구를 하고자 하고, 아카데믹 쪽에 뜻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지원도 많이 해주고, 다양한 프로그램들도 누릴 수 있기 때문에 연구하기 정말 좋은 환경이라고 생각이 들어요. 제가 맨 처음, 저희 학교 대학원 프로그램 오픈 하우스에 갔을 때, DNP와 Ph.D. 지원자들이 섞여 있었는데요. 각자 수업 듣는 곳과 연구실 등을 투어해야 했기 때문에 그때 프로그램 별로 사람들을 나눴어요. 그 결과, DNP 쪽에는 약 80-100명의 지원자가 오픈 하우스에 참석했고, Ph.D. 는 저와 석사생, 이렇게 2명이 오픈하우스에 참석했답니다. 그날, Ph.D. 에 대한 너무 적은 숫자와 관심에 조금 놀라기도 했어요. 하지만 저는 그런 것과 상관없이 교수님들로부터 자세한 설명과 거의 1대 1 면담을 하는 기회처럼 느껴져서 당시에는 오히려 좋았습니다 :) 

 

한국으로 갈 사람 VS 미국에서 살 사람

미국에서 간호학 박사에 도전하시려는 분들이 있다면, 저는 여러 가지 고려할 것들 중에, 어디서 최종적으로 살고 싶은지를 아는 것이 참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미국에서 학교를 졸업했고, 영주권자로 살고 있고, 다시 한국에서 살 생각은 없습니다. 나중에 결혼해서 아이들이 크면 몇 달간 살다오기 정도는 할 것 같아요. 그런데, 의대에서 RA로 일을 하면서, 한국인 박사생을 알게 돼었는데요. 많은 분들이 한국에서 간호대 박사 유학을 오셔서, 박사를 마치고, 한국에 교수로 임용이 되어서 가는 케이스들도 많이 있다는 것을 들었습니다. 그 얘기를 듣고, 미국에서 박사 유학을 하면, 한국에서 잘 자리 잡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학업을 마치고, 한국에 가서 살 생각이 있다면, 무조건 Ph.D. 과정을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이 들고요. 미국에서 계속 살 사람이라면 저는 미국 간호사로 계속 일하는 것 (월급이 계속 오릅니다...!! 그리고 유닛에서 일하는 널스 외에도 다른 리더십 포지션을 할 수도 있고, 석사나 박사 없이도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수도 있답니다) 또는 DNP 과정(Nurse Practitioner)이나 CRNA를 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리고 나중에, 정말 나이가 들어서 학생들 가르치거나 연구를 중점으로 하고 싶다고 하면 40대, 50대가 되어서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이 들어요. 다만, 너무 늦게 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고 박사 지도 교수님이 얘기해 주셨어요. 박사 과정은 5년이라는 아주 긴 여정이기 때문이죠. 

저는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에 Ph.D. 과정을 하려는 분들이 계신다면, 이 글이 그들을 discourage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아무래도 저는 박사 과정에 합격했지만, 안 하기로 결정을 한 사람이고, 제 의견을 담은 글이기 때문이죠. 다만, 미국에서 영주권자로 살아온 제 생각에는 클리니컬 트랙이 더 매력적인 것은 사실입니다. 뉴 그랫 널스가 시카고에서 졸업한 첫 해 연봉은 8만~9만 불 정도 됩니다(보너스 이런 것들 다 제외하고요). UChicago나 UI Health는 다른 병원보다 돈을 더 많이 주니 9만 쪽에 가까울 것 같아요. 그리고 해를 거듭할수록 연봉이 오릅니다. 경력이 2년만 되어도, 9만에서 10만 불이 넘을 것이고요. 이렇게 일을 열심히 하다가, DNP 쪽에 관심이 있고, 널스 프렉티셔너로 일을 하고 싶다고 하면, 널스를 잠깐 그만두고 학교로 돌아가던지, 아니면 다른 널스들처럼 일을 풀타임 하고 학교를 파트타임으로 하면서 병원에서 DNP 과정 학비를 전액 지원받으면서 DNP를 마치고 널스 프렉티셔너가 될 수도 있습니다. 널스 프렉티셔너가 되면, 연봉이 12만 불에서 아주 많이 벌면 18만 불 정도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요. 각 전문 분야에 따라 버는 돈이 다른 것 같아요. NP로 일하면서도, 연구에 참여할 기회가 무척 많습니다. 물론 박사 학위를 가진 사람이 연구를 대하는 것과는 깊이가 얕겠지만, 그래도 연구에 참여해서 페이퍼를 내는 것에도 제약이 없고,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수도 있지요. 미국 간호대 교수들의 타이틀을 보면, Ph.D. 보다는 DNP가 훨씬 많습니다. CRNA 연봉은 200k-300k가 넘어가지요. 물론 학교를 3년 더 다녀야 합니다. 보통 병원에서 학비를 내주는 프로그램이 있지만, CRNA 프로그램 중에는 프로그램 자체가 무척 인텐스 해서 일을 할 수 없으니, 학비 내주는 것을 누리지 못하겠죠?

 

Ph.D. 지원 또는 RA로 일한 것을 후회하나요?

Ph.D. 과정에 지원한 것, 그리고 의대에서 Research Assistant로 일한 것을 후회하느냐고 누군가 묻는다면, 저는 전혀 후회하지 않고, 오히려 많이 배웠고 제 자신의 널싱 커리어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하고 싶어요. 왜냐하면, 프로그램에 지원을 하면서, 그리고 RA로 일하면서 연구 전반에 대해 정말 많은 것을 배웠기 때문입니다! 다시 돌아가도 (학부 하면서 연구일을 해서 너무 바빴지만) RA로 일을 할 것 같아요. 제가 최근에 미국 간호사 잡을 지원 하면서, 학부때 했던 제 리서치 경험이 도움이 많이 되는 것을 느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하지 않았던 연구 경험을 저는 간호대 3학년 말부터 4학년 2학기까지 했고, 간호대 학생으로서 누릴 수 있는 것은 다 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것은 플러스 요인이라고 생각이 들어요. 실제로 제가 잡 인터뷰를 보면서, HR과 전화 인터뷰를 할 때도, 병원에서 리더들과 인터뷰를 할 때도, 리서치 질문을 꽤 많이 받았어요. 제 이력서에도 그 내용이 들어가 있기도 하고요. 사실 유닛에서 간호사로 일하기 시작하면 리서치 업무를 할 일은 전혀 없지만, 다만 연구 일을 하면서 다양한 스킬을 발전시킬 수 있었기 때문에 그 점을 어필하면서 인터뷰를 했어요. 예를 들어서, 연구 대상자와 연락을 주고받을 일이 많은데, 그때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디벨롭할 수 있었다는 것, 그리고 리서치는 아무래도 꼼꼼히 데이터 체크를 해야 하는데, 무엇이든지 더블체크하고, 확인하는 습관을 길렀다는 것 등을 언급했어요. 미국 간호사 인터뷰 관련해서는 제가 따로 글을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번주 내로 인터뷰 본 곳에서 결과를 받을 예정이거든요! (두근두근).

만약, 지금 미국에서 간호대 학부를 다니고 계시는 분들이 있다면, 공부하면서 다른 일을 병행하기가 무척 힘들겠지만, 주니어 때 말고 시니어 때 RA로 일하면서 용돈도 벌고, 퍼블리케이션 기회가 없다고 하더라도, 경험상 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간호대 학생 일 때, 학생으로서 도전해 볼 수 있는 것은 다 해보고 졸업하는 것을 면접에서도 리더들이 좋게 봐준 것 같아요. 만약, 학교 다니면서 용돈을 벌어야 하는데, 학교 안에 다른 부서에서 행정직 같은 것으로 일할 순 있겠지만, 그것보다 RA 포지션 중에 돈 주는 포지션이 있다면 도전해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 관련해서 질문이 있다면 언제든 알려주세요. 오늘 글은 제가 간호학 박사를 안 하겠다는 얘기, 그리고 그 이유에 대해서 한번 적어보았습니다. Ph.D vs DNP vs CRNA를 고민하는 간호대생이나 간호사가 있다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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