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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대 박사 함께하기

[간호대 박사 함께하기] 미국 간호대 박사 시작 전, 이런저런 생각들

by 이방인 J 시카고 2025. 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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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방인 J입니다.

오늘은 Doctor of Nursing Practice 박사 시작 전 드는 생각들에 대해서 적어보려고 해요. 간호대 박사 중 FNP 프로그램에 지원을 하고, 더 이상 지원서 에세이를 고치는 일도, 추천서를 부탁할 일도 당분간은 없을 것 같아서 홀가분한 마음으로 오프를 즐기는 중입니다. 아직 병원 일은 익숙해질 시간이 필요하지만, 오프들이 꽤 만족스럽게 흘러가고 있어서 기뻐요. 일주일 중 마음 편히 이틀에서 삼일은 기본으로 쉬고 있으니 정말 감사한 일이고, 미국에서 널싱이 참 좋은 직업이라는 것을 처음으로 느끼는 중입니다. 물론 일할 땐 정말 힘들긴 해요.

 

FNP 시작하면, 엄청 바빠지겠지?

최근에 가족들과 점심 먹으러 다녀온 레스토랑에서 커피를 주문했어요. 저는 커피를 못마시는데, 이날따라 향이 너무 좋아서 따라서 시켜봤네요.

오늘은 널스 레지던시 프로그램 (Nurse Residency Program) 미팅이 병원에서 있었던 날입니다. 매번 캘린더에 일정을 적어놓고, 매일 수시로 확인을 하는 저이기에 오늘 아무 부담없이 삼 일간의 오프를 즐기기 위해 오전 8시쯤 일어났어요. 그리고 의대 연구 업무를 좀 하다가 캘린더에 추가할 것들이 있어서 캘린더를 열었는데, 세상에 오늘 널스 레지던스 프로그램 미팅이 있었던 날이었습니다. 시간이 벌써 10시쯤 다되어갈 때였어요. 중요한 날인데 어제 캘린더를 확인했는데도 오늘 미팅이 있다는 것을 정말 까맣게 있고, 알람도 맞추지 않고, 아침에 일어나서 베이커리 다녀오고, 강아지 산책까지 시키고 연구 업무를 하고 있었다니. 이런 적이 처음이라서 정말 스스로 깜짝 놀랐고,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났어요. 바쁜 날도 아니었기 때문이죠. 

이 실수를 계기로 오늘 이런 저런 생각이 들더군요. FNP 시작하면, 무척 바빠질 텐데 이렇게 중요한 일 혹은 사소한 일들을 잊는 날들이 더 많아지려나 하는 걱정도 들었습니다. 마치 널싱스쿨 다닐 때, 널싱스쿨 프로그램에서 주는 과제와 시험 준비에 치여서 다른 작은 것들을 잊는 때가 많았던 것처럼요. 8월에 저는 박사를 시작하고, 제 약혼자는 석사를 시작하는데요. 둘 다 무척 바빠질 예정이라서 더더욱 걱정이 앞섰습니다. 그래서 오늘 제 피앙세와 이것에 대해서 얘기를 했는데, 결론은 미리 걱정하지 말고, 우리 주변엔 서포트 시스템이 무척 잘 돼 있으니 학업에 집중하고, 지금처럼 행복하게 잘 지내보자는 것이었습니다. 가족들이 가까이 살고 있다는 것이 정말 감사할 따름입니다. 저희 둘 다 일하는 날에는 부모님이 강아지를 봐주시거든요. 그리고 가끔 맛있는 음식들도 보내주시기도 하고, 저희가 자주 가서 식사를 하기도 합니다. 걸어서 10분 거리거든요. 

아무튼, 오늘 아침에 레지던시 미팅을 까맣게 잊어버린 것을 계기로, 정말 오랜만에 당혹감을 느꼈답니다. 어떻게 이렇게 중요한 일을 잊어버릴 수가 있는지, 저조차도 너무 놀라웠어요. 다만, 미팅 한번 빠진 것으로 큰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다음번 미팅은 반드시 참여해야합니다. 정신 바짝 차리고, 캘린더뿐만 아니라 포스트잇도 모니터 앞에 붙여놓아야겠어요. 한번 더 빠지면 레지던시 졸업을 못하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아이가 없고, 아직 결혼 전이라는 것이 감사할 따름입니다. 가정이 있는 상태에서 대학원 + 널스 잡까지 더해진다면 정말 정신없을 것 같아요. 지금은 제가 감히 상상할 수도 없습니다. 

 

학비, 생활비, 식비, 여행비, 집세 등

레스토랑 웨이팅 중에 근처 서점에 가서 다같이 책 읽었습니다. 웨이팅 1시간 반이었어요..

돈 문제. 늘 미국 살면서 따라다녔던 문제 중 하나는 바로 돈이었어요. 지금 6 figure를 번다고 해도 왜이렇게 통장에 쌓이는 돈은 적은 것인지 늘 의문입니다. 연봉이 10만 불, 14만 불 정도 되면 저는 매달 8천에서 9천은 통장에 쌓이는 줄 알았습니다. 텍스 빼고, 보험비 빼고, 학비 론 갚고, 자동차 할부금 빠지고, 401k, Roth IRA, 주식투자 등등 다 빼면 정말 통장에 남는 돈이 별로 없어서 다음 월급만을 기다리게 되더라고요. 예전보다 연봉이 크게 올라서 기쁘지만, 한편으로 그만큼 나가는 돈도 많아지고, 텍스도 더 많이 내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요즘입니다. 8월부터 저와 마이클 모두 대학원에서 공부를 시작하게 되면, 이 많은 지출들을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이 조금 돼요. 물론 저는 간호대 박사 하면서 풀타임 또는 파트타임 널스로 병원에서 일을 계속해나갈 예정이고요 (대학원에 진학하는 다른 널스들처럼). 마이클은 아마 지금 하는 일을 파트타임으로 바꾸거나 학교에서 전공 관련 일로 사이드잡을 잡아야 할 것 같아요. 

미국에 정착할때도, 첫 회사에 입사해서 일을 할 때도 늘 연봉이 적다고 생각이 들었었는데, 지금은 더 많이 벌어도 부족하게 느끼는 시기가 온 것 같아요. 아무튼, 8월에 둘 다 대학원에 진학하게 되면 식비를 좀 줄이기 위해 노력을 함과 동시에 틈틈이 여행을 많이 다닐 예정입니다. 스트레스 해소가 정말 중요한데, 제 피앙세가 스트레스를 덜 받았으면 좋겠어요. 저는 널싱 학사 때 정말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서 몸까지 아플 정도였기 때문이죠. 둘 다 지혜롭게 이 과정을 잘 헤쳐나가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결혼도 앞두고 있고, 또 아이도 낳아서 가정을 꾸려서 살기 위해서 커리어를 좀 탄탄히 해놓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대학원 진학은 선택보다는 필수라고 생각하고 도전을 했습니다. 부디, 과정 속에서도 즐거움을 찾고, 결과도 좋았으면 해요. 목표도 잘 세워보려고 합니다 :)

 

설렘, 기대, 걱정

미국에서 간호대 박사 입학을 앞두고, 설렘, 기대, 그리고 걱정이 저를 늘 둘러싸고 있는 느낌이 들어요. 다만, Ph.D. 선택을 하지 않고 DNP 선택을 한 것은 정말 잘한 것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한국가서 간호대 교수할 생각이 아닌 이상 미국에서 간호학 Ph.D. 는 큰 메리트가 없는 것 같아요. 미국 간호대 교수를 할 수도 있겠지만, 미국에서 간호는 역시 Clinical 쪽이 더 두드러지는 분야이다 보니까요. 아무튼 박사 프로그램 시작 전, 이 시간들을 여유롭게 즐기면서 좀 재미있게 지내보려고 합니다. 미국 간호사로 일하면서 일주일에 3일 일하고, 4일을 쉰다는 것이 요즘 들어 더더욱 좋아지고 있어요. 설렘과 기대를 토대로 DNP에 대한 계획, 그리고 프로그램 졸업 후 어떤 곳에서 일하고 싶은지 쉐도잉을 통해서 많이 알아가는 시간 가지고 싶습니다. 대략적으로는 어떤 곳에서 일하고 싶은지 계획이 있지만, 실제로 그곳에서 일하는 NP를 만나본 적이 없어서 차차 인맥을 통해서 알아보려고 해요. 오늘 여유롭게 집에서 아침부터 편하게 쉬고, 좋아하는 베이커리에 다녀오고, 강아지 산책도 시키고, 피앙세랑 오전에 시간을 보내고, 의대 연구 업무 하다가 학교도 들리고, 운동도 다녀왔습니다. 이렇게 행복하고 알찬 하루가 또 있을까요? 정말 행복하고 감사한 하루였습니다. 내일도 더 즐겁고, 여유롭게 보내고 싶어요! 내일은 부모님이 뉴저지 가시는 날이라서 아침에 인사하러 들르고, 강아지 다코타도 픽업을 해오려고 합니다. 다코타는 보미와 함께 당분간 저희 집에서 지낼 예정입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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