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방인 J입니다.
새해 처음 쓰는 글이네요.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미국 간호사 키워드로 많은 분들이 블로그에 방문해주고 계신데요. 새해에는 제가 미국 간호사로서 더 많은 정보를 담은 글을 나눌 수 있으면 좋겠고, 또 제 블로그 방문해 주시는 분들께서 유익한 정보 얻어가셨으면 좋겠습니다. 늘 댓글창은 열려있으니, 언제든 궁금한 점, 그리고 나누고 싶은 점이 있다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 오늘은 제가 미국 간호학 박사 과정 중 Family Nurse Practitioner 과정에 지원한 얘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제 블로그에 몇 번 들르셨던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저는 지난해 학사 끝마치기 직전에 박사 (Ph.D.) 과정에 지원에 합격한 경험이 있었는데요. 학교 입학을 며칠 앞두고 돌연 박사는 안 하겠다고 하고, 미국 간호사로 시카고 내 병원에서 뉴그랫 널스로 일을 시작했었습니다. 그런데, 2025년 되자마자, 또 박사를 지원했다니! 저라는 사람, 알다가도 저도 모르겠네요. 오늘은 FNP 지원 과정에 대해서 다뤄볼게요.
Ph.D. 는 가고, DNP가 온다
작년에 Ph.D.를 지원하면서 제가 했던 생각은 저라는 사람이 클리니컬 쪽에 잘 맞지 않는 것 같다는 것이었습니다. 제 주변에는 전부 Ph.D. 들이 많기도 했었고요. 의대 연구실에서 널싱 3학년 2학기때부터 Research Assistant로 일을 시작하면서 더더욱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PI 교수도 Ph.D., 매니저도 Ph.D. 였거든요. 다들 제게 졸업 후 대학원 가려고 학교 다시 들어오면 많이 도와주겠다며 제게 든든한 지원군이 돼주겠다고 늘 격려해 주셨어요. 감사한 일이죠.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저는 아카데믹 쪽에서 평생 일하고 싶은 생각이 없더라고요. 저는 교수가 되고 싶지도 않고, 아직 젊은 제게는 연봉, 일과 삶의 밸런스 등을 봤을 때에 별로 매력적인 직업으로 다가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제일 싫었던 것은 아카데믹 내 상하 수직관계가 너무 심하다는 것을 연구일 하면서 매번 느끼고 있었습니다. 한국서 일할 때처럼, 휴가 쓰는 것도 눈치를 봐야 되고, PI 교수를 하늘처럼 떠받드는 문화가 싫었고, RA가 모든 잡일을 도맡아 하면서 밤낮없이 일을 해야 했던 것도 정말 싫었습니다. 이런 문화 자체가 잘못된 것인데, 연구실 매니저가 막아주고 있다는 식으로 말할 때면 넙죽 고맙다고 해야 하는 것도요. 그런 문화가 싫어서 한국을 떠나 미국에 이민을 와서 자리를 잡고 살고 있는 사람으로서 아카데믹 쪽은 지금 당장은 싫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Ph.D. 프로그램 진학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뒤, 저는 CRNA가 맞는지 확인해보고 싶었어요. 운좋게 Neuro-ICU에 뉴그랫 널스로 합격을 하게 됐고, 일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신입 간호사로서는 그렇게 흔한 경험은 아닌데요, MICU에서 간호대 학생일 때 여름방학 동안 externship을 했던 경험, 그리고 CNA로 일했던 경험 등을 잘 살려서 운 좋게 합격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정말 ICU 너무 힘들더라고요. 매일 집 와서 울고 불고, 이 유닛은 안 맞는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면서 CRNA고 뭐고, 병원을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솔직하게, 널싱이 제 2nd career인데, 신문기자 시절이 적성에 더 잘 맞았다고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아무튼, 신입으로 부서를 한번 옮기고, 요즘 적응을 잘 해나가고 있는데요. 그러던 와중에, 작년에 시작한 Research Coordinator 업무 중인 의대 연구실에서 교수님과 회의가 끝나고 커리어에 대한 얘기를 하고 있었어요. 교수님께서 제게 Ph.D. 보다는 NP를 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물어보셨습니다. 간호사라는 직업은 연구보다는 클리니컬 쪽에 더 강한 직업인데, 의사들이나 순수과학 전공한 사람들 중 Ph.D. 가지고 있는 사람들하고 겨루었을 때, 펀딩 따기도 너무 어려울 것이고, 대체 어떤 분야의 Ph.D. 일 것이냐고 물어봐주셨어요. 그 얘기를 듣는데, 제가 그동안 생각했던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이 들었고, 저는 주저 없이 DNP에 지원을 했습니다.
FNP를 통해 Clinical Research에 이바지 하고 싶어요
제가 선택한 과정은 Family Nurse Practitioner입니다. 제가 미국 간호대 입학할 때 무렵부터, NP과정이 DNP로 바뀌고 있었는데요. 그 말을 NP가 되려면 master degree가 아닌 doctoral degree가 있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졸업하려면 풀타임으로 3년간 학교를 다니게 생겼습니다. DNP도 박사과정이지만, clinical 쪽이라서 Ph.D. 와는 다릅니다. 저는 DNP 중 FNP를 택한 이유가 있는데요. 왜냐하면, FNP가 졸업 후 직장을 구할 때 선택 범위가 좀 더 넓습니다. 어떤 분들은 FNP 졸업 후, 자신의 specialty를 만들고자, 다시 학교에 돌아와서 공부를 하는 분들도 있어요. 근데, 저는 FNP를 해서 Clinical Research 쪽에서 일하면서 환자도 보고, 리서치에도 이바지하는 NP가 되고 싶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 결론을 내리기까지 간호대 다니는 내내, 그리고 졸업하고 일하는 내내 고민이 많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답은 꽤 가까이에 있더라고요. 연구실 교수님과의 대화 속에서, 그리고 제 자리에서 일했던 전임자가 걸은 길을 통해서 제가 가고자 하는 길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그려볼 수 있었습니다.
미국 전문간호사는 환자에게 약을 처방할 수 있고, 진단을 할 수 있고, 교육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일을 할 수가 있는데요. 저는 특히 미국내 소외된 계층, 특히 의료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의사나 의료진이 부족한 지역에서 제가 NP로서 그 지역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면, 정말 보람되고 기쁠 것 같아요. 일하면서 스트레스가 무척 크고, 소송당할 일도 무척 많다고 합니다. NP 스쿨 붙으면, 학교 안팎에서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NP가 되어서 환자들에게 더 큰 도움을 주고 싶네요.
오늘 Application 냈어요, 당분간 해방이다!
오랜만에 오늘 이렇게 글을 쓰게 된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제가 오늘 DNP Program 지원서 제출과 인터뷰를 마쳤기 때문입니다. 마음이 정말 후련해요. DNP에 진학해야겠다고 생각하자마자, 제가 존경하는 교수님 3명에게 추천서를 부탁드렸고, 일주일도 안되서 세분 모두 추천서를 내주셨어요. 정말 감사한 일입니다. 그리고 저는 에세이 쓰기를 시작했고, 여러 번 꼼꼼히 살핀 후에 제출을 했고, 오늘 인터뷰도 보았습니다. 인터뷰 질문이 생각보다 어렵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음과 동시에 내가 수많은 지원자들 중에서 어떻게 변별력을 가질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도 잠시 해보았습니다. 잘 모르겠어요. 이 입학 전쟁에서 이길 수 있을지. 작년 오픈 하우스 때 가보았을 때도 NP에는 100명이 훨씬 넘는 인원이 몰렸었어서 DNP degree 인기를 실감했었거든요. 저 잘 해낼 수 있겠죠? 좋은 소식을 기대해 주시고, 좋은 소식이 있으면 블로그에 나누겠습니다 :)
당분간은 이제 미국 간호사로서 병원에서 일하는 것에만 집중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무척 기분이 좋구요. 에세이를 계속 쓰고 고치고, 면접 준비를 하던 12월과 1월 초가 지났다는 것이 무척 기쁩니다. 1월이 됐으니, 의대 연구 일도 다시 시동을 걸어야겠죠? 이번주에는 연구실 교수님께 이메일을 보내서 안부도 묻고, 감사 인사도 전하고, 또 올 한 해 연구실 계획에 대해서 논의도 해보아야겠습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요, 미국 간호사에 대한 꿈 절대 포기하지 마세요. 제가 늘 응원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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