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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학사 함께하기

[두번째 학사] 미국 간호학 박사(Ph.D.) 프로그램에 합격하다

by 이방인 J 시카고 2024. 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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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방인 J입니다.

오늘은 오랜만에 기쁜 소식을 가지고 왔는데요. 미국 간호학 박사(Ph.D.) 프로그램에 최종 합격을 하게 됐습니다! 지난 학기(간호대 시니어 첫학기 마지막 주)에 부랴부랴 지원서와 추천서를 준비해서 박사 과정 지원을 했었는데요, 12월 중순쯤에 인터뷰를 보고 결과가 이렇게 일찍 났다니, 놀랍고 홀가분하고, 기쁜 마음이에요. 제가 학사를 같은 학교에서 하고 있어서 그런지, 지원 과정이 조금 더 수월하기도 했고, 주변에 저를 알고 있는 교수님들께서 많이 도와주셨습니다. 정말 감사한 일이죠! 1월 말쯤에 결과를 받았었는데, 제가 이제야 이번 학기 첫 번째 시험들이 끝나서 글을 쓰게 됐습니다. 오늘 글에서는 지원 과정, 합격에 도움을 준 활동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 얘기해보고자 해요. 미국 내에서 또는 한국에서 간호학 박사를 지원하시는 분들께 꼭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

저는 미국 시카고에 있는 주립대에서 BSN 학사 과정 중, 시니어 마지막 학기를 남겨두고 있는 학생입니다. 시니어 첫학기를 마치기 한 달 전, BSN to Ph.D. 프로그램에 지원을 했어요. 학사를 마치고 석사 없이 박사가 될 수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제 개인적인 경험을 담은 글이며,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어요. 궁금한 점은 언제나 댓글로 남겨주세요! :) 

 

간호학 박사 프로그램, 지원 준비를 서두르다

 

제가 좋아하는 이것저것 소품을 파는 가게에 들렀다가, 스티커를 구매했어요! 아주 오래 고민하다가 결국 이중에 한개만 샀어요 하하.

현재 미국에서 학사 과정을 하고 있는 도중에, 간호학 박사 프로그램에 척하고 붙었지만, 지원 준비를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미국 간호대 시니어 첫학기를  마무리 짓는 시기였어요. 무척 바빴습니다. 쏟아지는 과제와 시험 준비들로 인해 정신이 없었는데, 거기다가 8월부터 시작한 의대에서의 Research Assistant 업무로 인해 매주 쏜살같이 지나가고 있었어요. 그러던 도중, 함께 일하는 연구실 매니저님이 제게 간호대 박사 프로그램에 대해서 얘기를 해주셨어요. 그전까지는 CRNA(마취과 간호사) 또는 다시 공부를 시작해 의대에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저였기에, 열심히 내용을 받아 적고 생각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정말 그때까지는 전혀 제가 박사 프로그램에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도대체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그저 리서치가 재미가 있다는 이유 단 하나만으로 제가 지원서를 작성하고 있고, 벌써 교수님들께 이메일을 보내서 추천서를 써달라고 부탁하고 있더군요. 그때가 박사 프로그램 지원 마감 2주 전이었습니다. 

감사하게도, 교수님들께서는 추천서를 단 며칠만에 써서 바로 학교로 보내주셨고, 저는 제 지원서(에세이)를 작성하는데 시간을 더 투자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1차로 쓰고, 여러 번 고쳐본 다음, 미국인인 제 파트너에게 보내주어서 어떤지 봐달라고 물어보기도 했었고, 그다음은 이제 제 지인들(이미 박사를 졸업하신 분)에게 피드백을 받았고, 마지막으로 제가 연구에 처음으로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신 현재 연구실 PI에게 피드백을 부탁했어요. 전부다 일주일도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해서 에세이가 완성이 됐어요. 그동안 저는 교수님들께 이메일을 보내서 미팅을 잡고, 조언을 구했어요. 한 세분 정도 제가 여쭤본 것 같아요. 그래서 솔직하게 그저 지금 하고 있는 연구가 재미가 있어서 지원을 하려고 하는데, 내 삶의 방향과 진로 방향에 박사 과정이 도움이 될 것인지 등 이것저것 많이 여쭤봤습니다. 아주 즉흥적으로 지원을 한 것이지만, 그래도 제 선택에 대해서 주변으로부터 많은 조언을 듣고, 조금 더 구체적으로 미래를 그려가면서 박사과정에 지원하고, 해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무척 컸어요. 감사하게도 주변 교수님들께서 조언을 해주셨고, 짧고 굵은 고민의 시간 끝에, 결국 저는 박사과정을 지원을 하게 됐습니다. 

 

4학년 1학기 때 시작한 Research Assistant 업무, 하길 너무 잘했다

 

연구에  사용하고 있는 리서치 기계입니다. 늘 집에 와서 개수를 세어서 업무 보고 이메일을 보내고 있어요. 연구실에 한 몇개월 동안 가지 않았더니, 집에 기계가 이만큼 쌓였었답니다.

지난해 저는 이번 여름 방학에는 연구가 어떤 것인지 배우고, 경험해서 졸업 전에 나와 잘 맞는 부서, 잘 맞는 분야가 어떤 것인지 정확히 알아보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간호학이 제겐 두번째 학사이기도 하고, 졸업후 더이상 시간을 어떤 floor가 제게 잘 맞는지, 연구쪽인지 클리니컬 쪽인지 고민하는 시간을 줄이고 싶었어요. 그래서 간호대와 의대 교수님들께 이메일을 보내서 지금까지 리서치 경험은 하나도 없지만, 혹시 연구라는 분야를 경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냐고 물어봤습니다. 답장은 딱 두 분에게서 왔는데요. 한분은 다른 학교로 이직하셔서 현재 학교 내에 있는 본인의 수제자(?)를 연결시켜 주겠다는 교수님, 그리고 다른 한분은 co-author가 될 수 있게 해 줄 수 있다고 하셨지만, 페이를 줄 수 없다고 했어요. 저는 페이를 받지 못하며 일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정중히 거절을 했어요. 그런데, 때마침 예전에 장학 행사에서 만났던 박사생이 제게 연락을 했어요. 저는 그분에게 제가 지금 리서치 어시스턴트 잡을 구하고 있는데, 혹시 추천해 줄 만한 연구실이 있는지 물었고, 이 분이 본인이 일하고 계신 연구실에 저를 추천해 주셔서 제가 면접을 보고 합격 후, 일을 하게 됐어요. 

저는 이 경험이 제가 박사 과정에 합격할 수 있게 도와준 가장 핵심 활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연구에 흥미를 느끼게 해준 활동이기도 하고, 기회를 많이 주는 PI 덕분에 포스터 프레젠테이션에서 참석자들에게 연구에 대해 설명할 수 있는 기회도 가졌고요. RedCap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대상자 모집은 어떻게 하는지, 연구가 퍼블리시 되기 전까지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등 정말 많은 것들을 배우고 있어요. 저는 지원서에 이런 경험을 자세하게 적어서 냈습니다. 박사 과정은 특히 연구 중심이라서 그런지, 리서치 경험에 대해서 물어보는 질문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래서 이 경험이 없었다면 제가 합격을 하지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밖에 다른 합격 요인들은 ?

 

의대에서 Research Assistant로 일하는 것 외에, 합격에 도움이 된 다른 활동들을 한번 생각해 봤습니다. 다른 활동 중 하나는, 제가 박사 지원한 학교에서 학사를 하고 있다는 점이에요. 널싱 학사를 같은 학교에서 하다 보니, 조금만 노력을 하면 우리 학교가 어떤 지원자를 뽑고 싶어 하는지, 어떤 식으로 에세이를 써야 하는지, 등등을 잘 알 수 있어요. 그리고 제가 아무래도 이 학교 학생이고, 간호대 안에 있기 때문에 교수님들의 추천서도 쉽게 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미 다른 전공으로 학사가 있어서, 간호대 지원을 할 때 석사 과정으로 지원을 할 수 있었지만, 간호대 학사를 선택한 것이 정말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해요. 그 덕분에 제가 BSN to Ph.D. 프로그램에 지원을 할 수도 있었거든요. 이 프로그램에 합격하면 저는 석사 과정은 따로 하지 않고 바로 학사 다음 박사과정을 하게 됩니다. 물론, 박사 과정 중에 석사 과목들을 몇 개 듣는다고는 알고 있어요. 

이밖에, 저는 시카고에 있는 노숙자들을 돕는 봉사활동을 꾸준히 해오고 있어요. 아무래도 제가 하고 싶은 연구가 알콜 그리고 뇌 연구이다 보니까 아무래도 음주나 다른 substance use에 노출돼 있는 population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에세이나 면접에서 보인다면 합격할 수 있는 확률을 높여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것을 노리고 봉사활동을 시작한 것은 절대 아니지만, 이 봉사활동을 하면서 저는 실제로 노숙자들에 대한 이해도, 그리고 간호사로서 커뮤니티 서비스에 참여하는 것이 왜 중요하고, 어떻게 사회에 도움을 줄 수 있는지도 많이 알게 됐어요. 그래서 제 커리어를 장기적으로 계획하는 것, 그리고 제 삶 일부에는 언제나 소외된 계층을 돕는 봉사활동이 포함될 것입니다. 

 

아주 러프하게 생각해보는 앞으로의 계획

 

학교 카페테리아에 사람이 별로 없어서 신기해서 사진을 찍어두었어요.

저는 하고 싶은게 아주 많은 학생입니다. 배우고 싶은 것들도 너무 많아서, DNP를 하느냐, Ph.D. 를 하느냐 고민도 정말 많았어요. 박사 프로그램에 합격한 현재 상황으로서는 앞으로 졸업 후 1-2년간 간호사로 일하면서 경험을 쌓고, 그리고 현재 의대에서 Research Assistant로 일하는 것도 꾸준히 해나가면서 연구 경험을 쌓고, publications도 기회가 된다면 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저는 연구 경험이 이전에 아예 없었기 때문에 사실 지금 연구에 참여하면서 RedCap 어떻게 사용하는지, 뭘 할 수 있는지 등등 배우는 것 자체가 이미 제게 큰 선물이자 기회예요. 감사하게도 현재 함께 일하는 교수님께서 제게 페이퍼를 쓸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게도 열심히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남은 2-3년 안에는 학교 공부와 RA일에 더 집중을 해서 꼭 4년 안에 박사과정을 마칠 수 있도록 해보고 싶어요. 저는 BSN to Ph.D. 과정이라 보통 5년을 잡는다고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힘들어도 4년안에 마치고 싶은 마음이 무척 커요.  박사 과정을 하는 동안, 더 많은 연구원들 그리고 교수님들과 네트워킹하면서 더 많이 배우고, 성장할 생각을 하니 더욱 설레고 기대가 됩니다. 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고, 의대에서 RA로 일하고, 학교 수업까지 다 겹친다면 첫해는 정말 힘들 것 같아요. 그렇지만, 첫 1년만 조금 고생하면 그다음 해부터는 수월해질 것을 알기 때문에, 조금 힘들어도 도전해보려고 합니다. 

박사 과정 졸업 이후에는 Dr. 타이틀을 달고 아카데믹에 계속 남던지, 아니면 정부기관에서 일하고 싶은 마음도 커요. 이건 천천히 박사과정 중에 기회를 만들어나가야할 것 같습니다 :) '두 번째 학사'에 이어, '박사 생활' 카테고리도 조만간 만들어야겠습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미국에서 혹은 한국에서 미국 간호대 박사과정에 지원하는 것에 관심이 있는 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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