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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학사 함께하기

[두번째 학사] 미국 간호대생, 의대 연구에 참여하다

by 이방인 J 시카고 2023. 1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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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방인 J입니다.

미국 널싱스쿨에서 시니어 첫 학기도 이제 종강까지 2주 정도만 남겨두고 있는데요. 이렇게 글을 쓰지 않다가는 글을 쓰지 않은 기간의 텀이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요즘 근황을 짧게나마 전해보려고 합니다. 다들 어떻게 지내시나요? :)

요새 제가 가장 많이 집중하고 있는 것은, 학교 공부 외에 연구(Research) 참여입니다. 올해 여름, 애타게 저희 학교 내 간호대, 의대에 계신 교수님들께 이메일을 보내면서 Research Assistant 자리를 구했었는데요. 겨우겨우 박사 과정에 계신 한 선생님을 통해서 의대에서 진행하는 음주와 뇌에 대한 연구에 참여하게 됐습니다(짝짝 짝짝!). 덕분에 저는 시간적으로는 무척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지만, 연구자가 되고 싶은 마음이 있는 제게는 보람찬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제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사진과 함께 설명드릴게요.

 

미국 간호대생, 의대 연구에서 Research Assistant로 하는 일

생애 첫 포스터 프레젠테이션에서 기념사진을 찍었어요. 음주와 뇌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Research Assistant로 일한지 아직 세 달 정도밖에 되지 않았는데, 벌써 연구 참가자 모집에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고 있고요, 그리고 최근에는 생애 첫 포스터 발표회까지 참여했답니다. 제가 하는 일을 소개해드리면, 첫 번째로 연구에 참여할 사람들을 모집하는 것이에요. 저희 연구는 18세부터 24세, 영어가 가능하고, 술을 일주일에 적어도 한번 이상 마시고 있는 사람을 구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학교 내 이메일을 뿌려서 참여자를 모집해 왔었는데요, 참여자를 구하는 것이 이렇게 어려울 줄 몰랐어요. 잘 모이지 않더군요. 그래서 지금은 직접 학교 캠퍼스에 가서 지나가는 학생들에게 말을 걸면서 연구 참여를 유도하고 있어요. 저는 신문기자 생활을 하기도 했고, 미국 병원에서 CNA로 일한 경험도 있는지라 처음 본 사람들에게 말을 거는 것이 어색하거나 어렵지 않아요. 정말 다행이죠. 아무튼 그렇게 해서 연구 참여자들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매일 하지는 않고요, 금요일에 4~5시간 정도씩 하고 있습니다. 빨리 모여지길 바라고 있어요 :)

그리고 두번째로는, 연구 참여자들에게 오리엔테이션을 해주고 있어요. 연구에 참여를 하겠다고 한 사람들, 그리고 요건을 충족시킨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오리엔테이션을 한 시간 정도 해주고 있어요. 전반적인 연구에 대한 설명, 동의서 등을 받고 저희 팀에서 개발한 질문지를 하나씩 읽어가면서 대상자에게 대답하도록 요청합니다. 그리고 그다음 연구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 도움을 주고 마무리를 짓고 있어요. 처음에는 조금 어색하고, 어떻게 말을 잘해야 할지 걱정이 되었는데요. 매니저로 계신 박사님께서 정말 친절하게 도움을 많이 주셔서 덕분에 수월하게, 그리고 재미있고, 보람차게 일을 해나가고 있답니다. 이렇게 좋은 연구 매니저를 만나는 것은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다시 생각해도 정말 감사한 일입니다. 

 

포스터 프레젠테이션 참가자들의 모습을 찍었어요. 다들 열심히 연구에 대해 설명을 하고, 설명을 듣고 있어요.

 

그리고 세번째로, 연구 성과를 알리는 일을 돕기도 했어요. 바로 포스터 프레젠테이션인데요. 연구 목적이나 결과 등을 간략하게 담은 포스터를 제작해서 Psychiatric department에서 매년 열리는 포스터 프레젠테이션에 참가했고, 방문자들에게 저희 연구에 대해서 설명하는 일을 했습니다. 정말 보람차고 재미있었어요. 제가 듣기로는 이런 행사에 참여하게 되면 다른 연구원들도 만날 수 있고, 서로 정보를 교류하거나, 궁금한 점을 물어보거나, 그리고 관심 분야가 비슷할 경우 협업으로 이어진다고도 해요. 저는 이날 약 10명 정도에게 연구 포스터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었고, 제가 올해 처음 간호대 학생으로서 연구에 참여하게 됐고, 많이 배우는 중이라고 말하자 많은 분들이 따뜻한 격려를 해주었어요. 이날 의대뿐만 아니라 다양한 학과에서 포스터를 내기도 했습니다. 혼자온 사람들끼리는 기념사진도 찍어주기도 하고, 서로 질문을 하기도 하면서 무척 단란한 시간을 보냈던 것 같아요! 중간에 주최 측에서 점심도 주셔서, 그 자리에서 먹진 못하고 집에 가져와서 먹었습니다. 계속 서있기도 했고, 밥 먹을 시간이 여유롭지가 않았어요. 이렇게 몇 시간 동안 행사를 즐기고 있을 때, 저와 같이 일하는 연구 교수님도 오셔서 격려해 주시고, 같이 기념사진도 찍었답니다. 늘 응원해 주시고, 제가 더 많이 배울 수 있도록 도와주시는 정말 고마운 교수님이세요.

 

간호대생 Research Assistant, 업무 일정과 페이

 

같이 연구를 하는 RA 3명이서 사진을 찍었어요 :)

 

저는 학부생으로 연구에 참여하고 있는데요. 널싱스쿨과 연구를 병행하는 것이 만만치가 않습니다. 제가 처음 계약을 할 때는 1주에 8시간 이상으로 일하기로 했었어요. 그래서 현재는 그정도 유지하면서 일을 하고 있어요. 그러나, 시험이 끝나서 한 주 정도 여유가 있을 때는 조금 더 일하기도 합니다. 방학 때는 아마 더 일하지 않을까 싶어요. 방학 때 노는 것 외에 딱히 할 일이 있을 것 같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때 바짝 많이 해두면 다음 학기 중 일할 때 수고가 조금 덜하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희망사항이지만요. 

저는 감사하게도 페이를 받으면서 일을 하고 있어요. 정확한 액수를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업무에 비해서 아주 많지도, 적지도 않은 액수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RA 일을 구할때, Paid Position을 찾기가 정말 정말 어려웠어요. 많은 교수님들께 이메일을 보냈었지만 돌아온 이메일은 단 2개밖에 없었고, 지금 하고 있는 포지션을 비롯해 나머지 1개도 자원봉사 차원이라고 해서 많이 낙담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영주권자여서 FAFSA를 신청해서 받고 있는데, 그 안에 Work-Study라는 프로그램에 해당이 되어서 해당 펀드를 통해 돈을 받을 수 있게 됐어요. 그래서 돌아온 이메일 2개 중, 제가 더 관심이 있고, 재미가 있을 것 같은 연구를 택해서 하게 됐어요. 제가 받는 돈은 연구 교수님이 주는 것이 아닌 미국 정부에서 저희 학교로 주고, 학교가 의대 소속 부서로 펀드를 줘서 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제가 RA 일을 하면서 참 좋다고 느낀 것은, 일의 속도를 제가 스스로 조절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저는 주도권을 가지고 일을 해나가는 것을 참 좋아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연구 교수님과 매니저님이 회의를 통해 RA 일을 전달해주시면, 제 스케줄에 맞게 일을 하루에 몰아서 하기도 하고, 아니면 일주일에 이틀 정도로 나눠서 일을 합니다. 제 성격상 일을 빠르게 처리하는 것을 선호하지만, 제가 주로 하는 일 중 하나는 연구 대상자들에게 연락하는 일도 포함이 되어서, 연락이 안 될 때는 며칠 기다리기도 하기 때문에 이틀 정도로 나눠서 일을 처리하고 있어요. 이런 사실 때문에 가끔은 제가 연구 쪽에 적성이 더 맞나 싶기도 합니다. 물론 급하게 처리해야 할 일이 있다면, 최대한 시간을 내서 일을 하고 있어요. 지금껏 제가 살아오면서 무수한 경험들을 통해 배운 바로는, 무슨 일이던 저라는 사람을 만드는 데 필요치 않은 경험은 없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제게 주어진 일이 있으면 최대한 잘 처리하고, 빨리 처리하고, 일이 조금 더 수월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려고 늘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연구 교수님을 비롯해서, 매니저 박사님, 그리고 다른 RA들의 도움이 있어서 제가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좋은 팀을 만나서 도움을 주고받으면서 일할 수 있다는 것, 정말 큰 축복인 것 같습니다.

 

간호대생 중 연구에 참여하는 학생들

포스터 프레젠테이션이 열리던 날, 날씨가 정말 좋았답니다 :)

 

간호대생들 중에 연구 경험이 있는 학생들은 꽤 있습니다. 왜냐하면 널싱스쿨 지원하기 전에 헬스케어 쪽 연구 경험을 연구실에서 쌓고 들어오는 멋진 친구들도 많이 있어요. 이미 퍼블리케이션이 몇개씩 있는 경우도 있죠. 그리고 Honors College라고 해서 들어올 때 성적도 좋고, 본인이 원해서 더 높은 수준의 수업을 몇 개 더 듣는 경우가 있는데요. 이 친구들은 아마도 간호대 입학 전에 연구 경험이 있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그 프로그램에 있는 동안 수료를 위해서 연구에 의무적으로 참여해야 하는 경우가 있어요. 그리고 마지막 케이스는 저와 같은 경우입니다. 간호대 입학 전에 연구 경험은 없었지만, 학기 중 연구에 관심이 생겨서 아는 교수님들에게 이메일을 보내고, 주변의 도움을 통해 연구에 입문하는 경우죠. 

하지만 예를 들어서 한 cohort가 100명이라고 하면, 그 중에서 연구에 Research Assistant로 참여하고 있는 학생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을 것입니다. 저희 cohort 중에서는 아마 5명이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간호대 공부 스케줄이 무척 타이트하기도 하고, 공부량도 많기 때문에 다들 엑스트라로 이것저것 학교 수업이나 공부 외에 하는 활동들에 아주 적극적이진 않습니다. 물론, 간호대 학생들이 봉사활동은 정말 활발히 참여하는 편이에요! 그리고 연구원을 길을 걷는 것보다, 일반적으로 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면, 돈을 더 잘 벌고 많이 번다는 인식이 있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제가 알아본 결과, 꼭 그렇지만은 않아요. 예를 들어서 시카고에서 병원 신규 간호사가 연봉이 8만 불이라고 하면, 당연히 박사생은 돈을 훨씬 덜 받겠죠? 대신 대학원비는 보통 안내고요. 하지만 박사생이 졸업을 하고 일을 시작하면, 연차가 쌓인 간호사만큼 혹은 그보다 더 많이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것은 다 케이스에 따라 다르겠지만요. 오늘은 이렇게 제가 요즘 푹 빠져있는 학부생 연구원 활동에 대해서 소개해드렸어요. 간호대생으로 연구에 관심이 있는 분들께 꼭 도움이 됐으면 좋겠어요. 질문이 있다면 언제든지 블로그에 댓글 달아주세요.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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