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미국 병원 생활] CNA(미국 간호조무사), 추천 vs 비추천

안녕하세요 이방인 J입니다.

오늘은 Certified Nursing Assistant(CNA)로 일을 하는 것을 추천하는지에 대한 얘기를 해보려고 해요. 미국 널싱스쿨을 가기 전에 보통 많은 학생들이 CNA 자격증을 취득해서 일을 해서 병원에서 일을 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경험을 하곤 합니다. 한국어로 번역을 하면 미국 간호조무사 정도가 되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사실 한국의 간호조무사가 어떤 일을 하는지 잘 몰라서, 그 둘이 하는 일이 같은 지는 잘 모르겠지만 간호사의 오더를 받아서 일을 하기 때문에 일단은 그렇게 부를게요! :) 

저는 미국 시카고에 있는 주립대에 재학 중인 간호대생입니다. 졸업을 1년 앞두고 있습니다. 널싱스쿨 합격 하기 전 CNA로 일을 해본 경험이 있고, 널싱스쿨 주니어때 여름방학 동안 널스 인턴십을 수료했습니다. 미국 간호대생으로서 경험한 많은 것들, 그리고 얻게 된 정보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도움이 필요한 분들께 꼭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실제 미국 병원에서 CNA는 어떤 일을 할까?

 

2021년, 아직 코로나가 한창일 때, 항상 가운, 마스크, 고글, 장갑을 갖추고 일을 해야 했습니다.

미국 간호대생들이 널싱스쿨 시작 전에, 혹은 학교를 다니면서 틈틈이 일할 수 있는 CNA라는 직업은 도대체 어떤 직업일까요? 구글에 검색을 해보시면 알게 되시는 기본적인 정보들은 학원 또는 학교에서 CNA 수업을 듣고, 클리니컬(실습) 시간을 채우고, 각 주에 있는 시험에 응시해서 합격하면 자격증을 얻게 된다는 것 정도 일 거예요. 그리고 일을 하지 않는 상태라면, 2년에 한 번씩 자격증을 갱신해야 한다는 것, 널싱스쿨을 이미 다니고 있고, Med Surg 과목을 이수한 상태라면 자격증이 없어도 일을 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CNA 자격증이 있으면 보통 병원에서 일을 할 수 있는데요, 각 병원마다 CNA를 부르는 명칭이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 제가 예전에 널싱스쿨 합격 전에 일했던 병원에서는 Patient Care Technician이라고 불렀습니다. 줄여서 PCT라고 불렀어요. 그리고 제가 현재 인턴으로 일하는 병원에서는 Nursing Assistant 또는 Patient Care Technician이라고 부릅니다. 

하는 일을 설명해볼게요. 제 경험에서 나온 정보이므로, CNA를 통해 경험을 쌓고 싶으시거나, 새로운 직업을 원하신다면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사실 CNA가 하는 일은 기본적으로 널스가 도움이 필요할 때 도움을 주는 역할입니다. 먼저, 기본적인 업무를 말씀드리면, 환자의 포지션을 바꿀 때(boost up, side laying, etc), 환자의 베드, 시트, 가운 등을 체인지할 때, 환자를 클리닝 할 때, 바이탈 체크(혈압, 체온, HR, RR, O2), 당 체크, Call light에 전화로 답하거나 Call light이 켜져 있을 때 환자 방에 들어가서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물어보기, 환자가 이동할 때 도움 주기, 비정상 수치 또는 이상을 발견하면 바로 널스에게 알리기 등입니다. 이것이 우선 기본입니다. 

 

일하는 유닛에 따라 업무가 조금씩 다르다?

 

비어있는 방입니다. ED에서 MICU로 들어오는 환자를 위해 베드가 준비된 모습이에요.

그런데, CNA의 업무는 각 유닛 마다 무척 다른 것 같아요. 기본은 모두 같습니다. 저는 널싱스쿨 시작 전에 시카고 서버브에 위치한 대형 병원에서 Float pool CNA로 일한 적이 있어요. 그래서 한 유닛에 속하지 않고 모든 유닛을 전부 다 다니면서 일을 했습니다. 제가 가장 자주 일했던 유닛은 Medical Surgical Unit이었습니다. 여기서 저는 앞서 말씀드린 기본 업무에 덧붙여서 환자의 식사를 주방에 오더 하기도 했고, 환자가 식사를 다 마치면 트레이를 밖에 있는 카트에 넣는 일도 했습니다. 더불어서, 차팅까지 했어요. 병원에서 사용하는 EPIC이라는 프로그램에 들어가면, CNA가 차팅 할 수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저는 flowsheet에 들어가서 매 2시간마다 차팅을 했습니다. 내용은 환자의 바이탈이 어땠는지를 적고요. 그리고 Input and Output section에는 환자의 input, output을 적어요. 얼마나 마셨는지, 얼마나 몸 밖으로 배출되었는지를 체크합니다. Glucose의 경우는 glucometer로 측정하기 때문에 기계가 알아서 프로그램에 자동으로 숫자를 저장해서 널스가 볼 수가 있어요. 하지만 181 이상이 나오거나, 그 유닛 프로토콜에 따라서 숫자가 지나치게 높거나 낮으면 널스에게 알려야 합니다. 그리고 환자에게 External Catheter가 있고, 그것을 새것으로 체인지했다면 그것도 적을 수가 있고요. Bladder scanner로 환자의 몸 안에 얼마큼의 오줌이 있는지 체크하고, 그 숫자를 적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CHG bath, foley care, 그리고 환자를 씻기거나 했다면 이것도 Epic에 차팅을 할 수 있습니다. 모두 CNA가 해야 하는, 그리고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자, 그렇다면 제가 현재 간호대생으로 여름방학 인턴을 하고 있는 Medical ICU 유닛은 어떨까요? 그곳의 CNA는 어떤 일을 할까요? 먼저 기본은 같습니다. 하지만 바이탈 체크를 하는 부분의 경우, ICU의 CNA들은 환자의 체온을 측정하는 경우는 많이 있어도 바이탈을 직접 재진 않아요. 환자의 몸에 기계가 아예 연결이 되어있기 때문입니다. 환자들의 상태가 아무래도 위중하다보니, 기계가 연결이 되어있어서 정해진 시간(예를 들어 15분, 30분, 1시간, 2시간 등)마다 기계가 스스로 체크를 한답니다. 그리고 이 유닛의 경우, Linen cart를 채우기도 하고, 방 안에 있는 ninen 수납장을 채우기도 합니다. 또한 Line Cart 등 Code 발생 시 의사가 사용해야 하는 카트에 물품을 반드시 한 달에 한 번씩 채워 넣어요. 그리고 꼼꼼히 확인한 다음, 파란색 얇은 플라스틱 끈으로 카트를 잠가요. 그리고! 다른 유닛들과 다르게 ICU CNA는 차팅을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환자들이 위중한 상태이기 때문에 환자를 내가 케어한다는 느낌보다는 널스를 돕는다는 느낌이 더 강하게 들어요. 다른 병동과는 참 다르지요? :)

 

CNA 추천? 비추천?

 

break room에 있는 교육 자료들 중 하나를 찍어봤어요.

저는 주변에서 CNA라는 직업에 관심을 갖는 분이 계시면, 가장 먼저 물어보는 질문이 한가지가 있습니다. "CNA를 하고자 하는 이유가 뭔가요?"입니다. 제가 이유/목적을 물어보는 이유는 그것에 따라서 일하는 유닛을 선택할 때 추천을 하는 유닛이 있고, 아닌 유닛이 있어서예요. 

#1 먼저, CNA를 하고자 하는 이유가 "널싱 스쿨 시작 전에 경험을 쌓고 싶어서/ 또는 널스라는 직업이 내게 맞는지 확인해보고 싶다"라고 한다면 저는 CNA를 해보시는 것을 강력히 추천합니다. 이유는 첫번째, 널스가 일하는 것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볼 수가 있고, 병원에서 환자를 케어할 때 루틴이 어떻게 되는지, 어떤 것을 조심해야 하고, 어떤 것을 잘해야 하는지, 그리고 내 성격상 미국 간호사라는 직업이 내게 잘 맞을지 확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병원이라는 환경에 익숙해진다면, 미국 널싱스쿨 클리니컬의 70% 이상 저는 긴장하지 않고, 배우는 것에 집중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널싱스쿨 클리니컬 때, CNA라던지 병원 경험이 없는 친구들은 무척 긴장하는 편이거든요. 하지만 경험이 있으면 떨지 않고, 클리니컬을 즐기면서, 잘 해낼 수 있습니다. 조금 더 수월하게요. 

하지만,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 저는 CNA로 일하는 기간이 2년 이상이 넘지 않았으면 합니다. 왜냐하면 번아웃이 올 수 있거든요. 물론 제가 float pool로 모든 층을 돌아다니면서 일해서 더 그런 것도 있겠지만, 솔직히 저는 이미 널싱스쿨 시작 할 때 쯤 널싱이라는 분야를 조금씩 싫어하기도 했어요. CNA로 일하는 것에 너무 지쳐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조금씩 나아지고 있어요. CNA와 널스의 잡은 무척 다르기도 하고, 어떤 면에서는 비슷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괜히 병원 경험을 열심히 쌓아보고 싶어서 시작했다가, 널싱이라는 멋진 분야 자체가 싫어진다면? 그런 일은 피해야겠죠? :)

그리고 이때 제가 추천하는 유닛은 모든 유닛입니다. 병원 경험을 쌓고, 널스가 어떤 일을 하는지 가까이서 지켜보고, 도와주는 일이기 때문에 어느 부서던 상관 없다고 생각해요. 

#2 두번째로, CNA를 하고자 하는 이유가 "새로운 직업으로 CNA를 선택하고 싶어서"라면, 저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물론 나이가 꽤 많으시고, 이미 다른 여러 잡을 해보셨고, 널싱스쿨을 졸업하거나 널스가 되고 싶진 않다면, 그러면 추천을 할 것 같아요. 하지만 나이도 젊고, 다른 길이 많은데 아예 CNA를 평생 직업으로 하신다고 하신다면, 말릴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쉽지 않은 잡이기 때문이에요. 물론, 환자들 상태가 나아지면 정말 보람차고 행복합니다. 하지만 평생 할 수 있는 직업이라고 하면 조금 힘들 것 같아요. 물론 병원에서 20년 이상 CNA로 일하신 분들도 꽤 많이 봤습니다 :) 그래서인지 대부분의 CNA는 간호대/의대 입학을 앞둔 학생들 또는 재학생들입니다. 병원 경험을 쌓기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얘기지요. 하지만 오래 일한 분들도 많이 볼 수 있다는 점!

시카고 서버브에 있는 병원에서 CNA로 일한 첫 날 찍은 사진입니다 :)

만약에 그래도 하고자 하신다면, 제가 추천하는 유닛은 ICU입니다. 상대적으로 CNA가 일하기에는 일이 좀 더 쉬울 수 있어요. 차팅을 하지 않기 때문이죠. 제가 경험한 바로는 다른 일반 유닛들의 경우는 환자를 2시간에 한번씩 turn 하는 것도 CNA가 시간을 체크한 다음, 가서 환자 포지션을 바꿀 때 널스에게 전화해서 도와달라고 하거나 다른 CNA의 도움을 받아 turn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ICU는 널스가 먼저 환자를 turn 하기 위해 들어가서 CNA에게 도와달라고 부탁을 하거나 들어가기 전 미리 얘기를 해서 같이 환자를 turn 합니다. 제가 설명을 잘했는지 모르겠지만, 다시 말씀드리면 다른 유닛은 환자를 change 하거나 turn 하는 것이 CNA가 혼자 해결해야 하는 업무인 것처럼 느껴지게 하는 경우가 많이 있어요. 하지만 절대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죠. 그러므로 널스에게 전화를 걸어서 부탁하던지, CNA에게 부탁해서 같이 합니다. 하지만 ICU의 경우는 널스가 환자를 turn 할 시간이 되면 CNA에게 말을 해서 같이 방에 들어가서 turn을 하던지, change를 하던지 합니다. 물론 다른 유닛들의 경우, ICU처럼 널스가 먼저 CNA에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가 있지만, 제 경험상 그렇게 많지 않았고, 제가 혼자 해야 하는 업무처럼 느낀 적이 참 많답니다.

오늘은 제가 CNA로 널싱스쿨 시작 전에 일한 경험이 있는데다가, 널싱스쿨 다니는 친구들 중에 CNA를 사이드 잡으로 하는 친구들도 있고, 그리고 제가 병원에서 여름방학 동안 인턴하면서 CNA에게서 일을 배우는 날들도 있었기 때문에 더 자세하게 글을 쓰느라 글이 정말 길어졌어요. 미국 널싱스쿨 입학 전에 병원 경험을 쌓기 위해 CNA를 하시려는 분들, 아니면 새로운 직업으로 이 직업을 고려하시는 분들께 꼭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궁금한 점이 있다면 아래 댓글로 남겨주세요!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미국 간호대생의 유튜브는 아래 링크를 누르시면 확인하실 수 있어요! 

https://www.youtube.com/@iamjoyshin/videos

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