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슬기로운미국병원생활

[슬기로운 미국 병원 생활] 응급실 간호사 인턴에 합격하다

by 이방인 J 시카고 2023. 3. 21.
반응형

안녕하세요 이방인 J입니다.

오늘은 좋은 소식을 가지고 왔는데요, 시카고에 있는 Trauma Level 1 병원의 Summer Nurse Apprentice Program에 합격해서 5월부터 8월 중순까지 이어지는 긴 여름방학 동안 인턴을 하게 됐습니다 :) 이와 같은 프로그램을 설명하는 이름이 참 다양한데요, 어떤 병원은 Nurse Intern/Extern, Apprenticeship 등등으로 부릅니다. 제가 합격한 병원은 Nurse Apprentice Program이라고 표현하고 있어요. 인터뷰 준비부터 어떤 부서에서 어떤 일을 하게 될지 한번 다뤄보도록 할게요. 

 

선배들이 나눠준 귀한 인턴 경험들 덕분에 관심을 갖게 되다

 

제 리트만 청진기 입니다 :)

 

어느 날 저희 학교 널싱 동아리 중 하나에서 이메일이 왔습니다. 시니어들 중에서 여름방학 동안 일리노이주 내 각 병원에서 (특히 시카고 내 대형병원) 인턴/엑스턴을 한 선배들이 자신들의 경험을 나눠주고 싶다고요. 우리 학교 시니어들 정말 멋진 것 같습니다. 아무튼 당장 관심이 있어서 미팅에 참석하겠다고 했어요. 미팅에서 시니어 4~5명 정도가 자신이 어떤 병원에서 인턴을 했고, 어떤 일을 했으며, 어떤 점이 좋았다/힘들었다, 어떻게 지원했고 과정을 어땠는지 등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해 주었습니다. 정말 도움이 많이 됐어요. 각 대형 병원들마다 마감일이 달랐는데, 제가 관심이 있었던 병원 중 하나인 노스웨스턴 메모리얼 병원은 이미 당시 지원 마감일이 지나서 좀 아쉬웠습니다. 

저는 사실 이 미팅 전에는 여름방학동안 인턴십을 하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도 안 했어요. 왜냐하면 이미 서버브에 위치한 대형 병원에서 Nurse Tech으로 1년 반 정도 일해왔고, PRN으로 바꿔서 한 달에 한번 정도만 일하고 있었지만 제 일을 학기 중에도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이죠. 이미 그 병원에서 열심히 일해오면서 페이를 꽤나 올려놓았었기 때문에 여름방학에는 제가 원래 일하던 병원으로 가서 풀타임으로 일할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하지만 최근에 PRN 규정이 바뀌면서 한 달에 3번을 일 해야 했고, 이번 학기 스케줄과는 도저히 병행이 안되어서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이 미팅에 참여했을 때는 아직 병원일을 그만두기 전이었는데, 이미 규정이 바뀌었다는 건 이메일로 매니저가 얘기를 해주어서 병원을 그만둬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고, 돈은 어떻게 여름방학 동안 모아야 하는지 생각하던 참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인턴십 기회가 참 반가웠어요 :) 

저는 여러 대형 병원 중에서 일리노이주에서 2등(만년 2등일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노스웨스턴 메모리얼 병원 때문...)이자 미국 전역에서 20위권 안에 손꼽히는 병원에 지원을 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리고 지원 접수 공지가 공식적으로 올라오자마자 바로 하루 이틀 사이에 지원을 했습니다. 

 

널스 인턴십 인터뷰, 발등에 불 떨어졌다!

 

Hepatitis 공부하던 날입니다.

 

"아니, 벌써 내일이 인터뷰 날이라고?!". 인턴십 지원을 하고 나서 2주가 안되었을때 바로 담당자에게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인터뷰를 2주 후에 잡아주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고맙다고 얘기를 하고 준비를 꼼꼼히 해서 꼭 합격해야지 하고 다짐을 했어요. 그런데, 정신없이 학기를 보내면서 쏟아지는 과제와 시험에 허덕이고 있을 즈음, 정신을 차려보니 바로 다음날이 인터뷰 날이었습니다. 심지어 그날 아침에는 Lab 수업까지 있었고요. 저는 자기 전에 인터뷰 예상 질문과 답을 간단히 적어놓고, Lab 수업이 끝난 이후 바로 도서관으로 달려가서 인터뷰를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오후에 인터뷰를 진행했고, 30분 정도 소요가 됐어요. 준비하는 동안 사실 너무 긴장하지 않도록 노력했고, 차분히 나를 잘 보여주자는 마음으로 임했는데 2명의 인터뷰어 모두 저를 좋게 봐주는 것 같아서 참 좋았습니다. 그리고 질문들은 대부분 환자를 대하면서 어떤 경험이 있었는지, 이러할 땐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등등 다양한 케이스에서 제 대처능력을 보려는 것들이 많았습니다. 

제가 받은 질문들을 아래 공유합니다. 인터뷰 직전에 인터뷰를 앞둔 친구를 위해 복기를 해두었는데, 사실 이것보다는 좀 더 많은 질문을 받았지만 기억이 나지 않아서 이만큼만 적었습니다. 인터뷰 시간은 30분 조금 넘게 걸렸습니다. 

Introduce yourself and why did you apply to 0000? 

How did you overcome when you have a different opinion from somebody? 

Is there any area you want to develop more? 

Is there any time you were very satisfied with something? 

What floors would you be interested in?

What can you bring to the floor that you will be placed at?

 

특히 저의 경우에는 환자를 직접적으로 돌본 경험이 1년 반 이상 정도 되기 때문인지, 그 덕에 환자 관련 질문들은 경험을 토대로 막힘없이 술술 대답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일하면서 감사하고 즐거웠던 경험 뿐만 아니라 힘들었던 때에 제 삶의 방향성이라던지, 어떤 간호사가 되어서 어떻게 기여를 하고 싶은지에 대해 많이 생각해 본 것이 인터뷰 질문들에 대답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널싱 스쿨 입학할 때도 인터뷰를 봤었고, 에세이도 썼었고, 병원에 입사할 때도 인터뷰를 봤었고, 기타 등등 그동안 인터뷰 경험이 꽤 많이 있어서 긴장하지 않고 잘 해낸 것 같습니다. 받았던 질문 흥미로웠고, 생각하는 과정부터 대답하는 과정 모두 즐거웠습니다. 제가 경험한 것들을 나눌 수 있어서 좋았고, 제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미국에서 간호를 공부하는지, 그리고 어떤 생각으로 환자를 대하는지 나눌 수 있어서 좋았어요. 인터뷰가 끝나고 인터뷰어들은 제가 첫 번째로 인터뷰한 학생이고, 결과가 나오려면 3월 말까지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알려주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Emergency Department와 ICU 두 곳만 지원을 했는데, 그 두 부서는 지원자들이 많이 몰려서 아마 다른 인터뷰이들 인터뷰를 다 보고 나서 결정해야 할 사항이라 그곳에 합격될지, 말지는 아직 말해주기가 어렵다고 알려주었습니다. 부서는 장담하지 못하지만 아마 너는 우리와 함께 일할 것 같다며 넌지시 기분 좋은 힌트를 던져주었어요 :) 

 

응급실 인턴에 합격하다

 

제 리트만 청진기입니다.

 

인터뷰를 본지 2주일이 채 지나지 않았을 때, 제가 지원한 병원 HR에서 이메일이 왔습니다. 인턴십 지원한 것에 대해 대화하고 싶다는 내용이었어요. 바로 답장을 해서 언제 대화가 가능한지 알려주었고, HR 담당자가 제게 그럼 지금 바로 통화를 하자고 해서 전화를 걸었습니다. 담당자는 제게 "우리 병원에서 여름동안 함께 일하게 된 것을 축하해요"라고 말해주었습니다. 저는 제가 지원한 부서가 오직 두 군데밖에 없고, 또 담당자가 인터뷰 당시 부서를 장담할 수 없다고 한 것이 생각나서 제가 어느 부서에 합격이 되었는지 물었습니다. 그러자 HR 담당자는 "아마 응급실 아니면 수술실인 것 같다"라고 얘기해 주었어요. 제가 지원한 곳은 응급실 하나뿐이라서 응급실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 

덕분에 졸업 전 마지막 여름 방학이 참 바빠질 것 같습니다. 그래도 졸업 전에 제가 궁금했던 부서에서 일을 해볼 수 있는 기회가 있어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졸업을 하면 간호사로 잡 어플라이를 할때, 부서를 선택해야 하는데, 저 같은 경우는 직접 부딪혀보고 일해봐야지만 어떤 부서가 맞는지 알 수 있어서 꼭 가능하면 다양한 부서를 경험해보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 

과연, 이번 여름, 제가 시카고 대형 병원의 응급실에서 인턴으로 잘 살아남을 수 있을지... 기대해주세요! :)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시카고에서 이방인 J -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