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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미국병원생활

[슬기로운 미국 병원 생활] 프리셉터가 일을 가르쳐주려고 하지 않을때

by 이방인 J 시카고 2023. 7.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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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방인 J입니다.

오늘은 지금까지의 제 경험을 바탕으로 프리셉터가 일을 가르쳐주려고 하지 않을 때 느끼는 감정, 어떻게 헤쳐나가면 좋을지에 대해 한번 적어보려고 해요. 저는 현재 시카고에서 주립대 간호대를 다니는 주니어(3학년/가을 학기에 곧 4학년 시니어가 됩니다!) 학생입니다. 그동안 병원에서 CNA로 일을 해봤고, 널싱스쿨 주니어 다니면서 2개 다른 병원에서 클리니컬도 해보았으며, 현재는 학교 근처 병원에서 Nurse Apprentice로 일하고 있어요. 그래서 정말 다양한 널스들을 만나보았습니다. 간호대 학생의 신분으로 일하면서는 프리셉터들이 늘 있었는데요. 가장 난감하고 마음이 힘들 때, 그리고 간호대 학생들이 좌절하는 순간 중 하나인 프리셉터가 일을 가르쳐주려고 하지 않을 때에 대해서 말해보려고 합니다 :)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 설명하지 않고 일을 계속하는 프리셉터

 

유닛 섀도잉 데이때 입었던 스크럽과 청진기입니다 :)

 

널싱 클리니컬 악몽 중에 하나는 프리셉터가 불친절하고, 일을 가르쳐주지 않는 것이죠. 저는 그런 프리셉터를 만나보았어요. 제가 만난 프리셉터 중 한분은 12시간 시프트 중에서 자신이 하고 있는 일, 예를 들면 어떤 약을 준다던지, IV Pump 세팅하거나, 환자 케어 플랜에서 중요한 변화가 생겼을 때 전혀 설명을 안 하더군요. 학생이 눈치를 열심히 봐가면서 정중하게 부탁하고, 물어보는데도 말이에요. 정말 속상하겠지요? 이렇게 되면, 배우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은 학생으로서 속상한 마음이 생길 뿐만 아니라 널싱 자체가 지긋지긋해질 수 있답니다. 만약 프리셉터가 업무 중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해서 제대로 설명을 하지 않고 넘어간다면, 12시간 내내 그 사람과 함께 하는 시간은 의미가 전혀 없습니다. 어깨너머 보고 배우는 것도 한계가 있고, 특히 널싱 학생들은 졸업을 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모르는 것이 많은 게 당연해요.

널스의 변명 중 하나는 "미안한데, 나 지금 정말 바빠"입니다. 당연히 일할 때 바쁜 것은 사실이지만 배우러 온 학생에게 배울 기회는 주어야하잖아요. 환자 케어를 다 끝내고 나서, 차팅을 할 때라도 한 번씩은 설명을 해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프리셉터의 역할이거든요. 제 친구가 경험한 것 중 하나를 예로 들어보면, 12시간 시프트가 시작하는 오전 7시부터 자신의 프리셉터가 환자도 보기 전에 벌써부터 "나는 오늘 바쁠 것 같아. 너가 많이 배울 수 있을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고 해요. 친구는 학생으로서 당연히 배워야 하는 입장이기에 "괜찮다"며 "그래도 시간이 날 때 설명을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말하며 그날 하루 정말 열심히 그 널스를 도와서 일을 했다고 합니다. 묵묵히요. 하지만 집에 돌아와서 참 허무하고, 속상한 마음이 컸다고 합니다. 

 

프리셉터의 장점을 보려고 노력하기 또는 프리셉터 바꾸기

 

일을 잘 가르쳐주지 않고, 학생을 방해자로 생각하는 프리셉터가 있고, 피할 수 없다면 그 사람의 장점을 보려고 노력해야합니다. 아무리 mean 하다고 해도, 그 사람이 일하는 방식이나 다른 것들에서 분명 배울 수 있는 점들이 있을 테니까요. 예를 들어, 환자와 대화하는 커뮤니케이션 스킬, 차팅 하는 방법, 혈관을 잘 찾는다던지 정말 사소한 것들도요. 물론 가장 좋은 방법은 매니저 또는 담당 교수님 또는 Charge Nurse와 이 문제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프리셉터를 바꾸는 것입니다. 소중한 배움의 시간을 헛되게 쓰면 안 되니까요.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 경험을 통해서 "나한테 문제가 있어서 그런가"라고 생각하며 자신을 discourage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도 자칫하면 그런 생각이 들 뻔했어요. "12시간 시프트 끝나고 집에 가면 속 시원하게 울고, 기분 풀고, 다시 공부해야지"라고요.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 자체가 제 자신에게 건강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을 해보고, 그래도 안된다면 그 프리셉터가 자신과 정말 맞지 않음을 인정하고, 스스로 살 길을 찾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서, 다른 널스들 중에 teaching에 열정을 가진 사람들이 눈에 보인다면, 시간이 남을 때 가서 이것저것 물어보기도 하고, 친해지려고 노력을 합니다. 그러면, 나중에 흥미로운 케이스가 있을 때, 그 널스들은 학생을 불러서 "이런 케이스가 있는데, 한번 읽어볼래?" 아니면 "지금 방 안에서 간단한 시술이 이뤄지고 있는데, 가서 구경할래?"라던지 기회를 줍니다.

 

무례한 사람들 때문에 내 하루를 망치지 말기

 

break room에서 보이는 시카고 다운타운 전경입니다. 매일봐도 참 예쁜 도시에요.

 

저도 그렇고, 제 간호대 동기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이렇게 무례하기도 하고, 학생들을 가르치는데 전혀 흥미가 없는 널스들을 만나 하루의 기분을 망치기도 하고, 그 학기 내내 힘들어하기도 하고, 아니면 아예 갑자기 널스가 되겠다는 꿈을 접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는 이야기를 심심찮게 들을 수 있습니다. 저도 그런 적이 많이 있어요. 하지만 이 사람이 일하는 방식이 좋든 싫든, 그 사람에게서 배우는 점이 분명히 있을 것이고, 나는 저렇게 안 하면 된다는 생각을 똑바로 가지고 있으면 멘탈 잡기가 조금 더 수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절대, 다른 사람 때문에 기분이 나빠져서 내 하루를 망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인간인지라 스스로의 감정을 컨트롤하는 것이 참 어려워요. 하지만 그 감정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자신이 좋아할 만한 보상을 준다던지, 해소할 방법을 찾아서 되도록이면 빨리 평온한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 참 중요한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널싱 스쿨 학생들은 모두 참 바쁘잖아요. 공부도 해야 하고, 클리니컬도 해야하고, 학교 동아리에 참여하고 있다면 그것도 해야 하고요. 공부와 클리니컬만 해도 하루 24시간이 정말 빠듯한 마당인데, 자기 자신을 위해서라도 빨리 원래 상태로 돌아오는 것이 스스로에게 좋다고 생각해요. 

저는 아직 주니어 밖에 되지 않았지만, "이 길이 내게 맞는 걸까?"라는 생각부터 "연구직은 어떨까?", "치과 의사는 어떨까?", "의사는 어떨까?", "PA는 어떨까?" 기타 등등 참 많은 생각을 해봤었어요.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계기는 무례한 사람들을 만나거나, 열심히 환자를 돌보고 다른 기타 요인들 때문에 마음의 기쁨을 느낄 수 없을 때였어요. 하지만 늘 마음을 다잡고 다시 책상에 앉아서 공부를 합니다. 일단 선택한 이 길을 최선을 다해서 걸어가고, 즐기고, 누리고 그다음에 또 생각해 보자는 마인드로요. 이 생각은 도움이 참 많이 됩니다 :) 절대로, 다른 사람들이 당신에게 무례하게 굴고, 프리셉터가 정말 맞지 않는다고 해도 절대 모든 게 자신의 잘못이라는 자책도 하지 마시고, 이 길을 포기하지도 마세요. 스트레스를 잘 풀고, 평온한 마음을 유지하고 내가 즐길 수 있는 하루를 만들어가세요. 꿈을 향해 걸어가는 모든 분들을 응원합니다 :)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시카고에서 이방인 J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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