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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미국병원생활

[슬기로운 미국 병원 생활] Nurse Tech Job을 그만두다

by 이방인 J 시카고 2023. 3.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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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방인 J 시카고입니다. 

저는 현재 미국 널싱스쿨 두 번째 학기 중인데요, 최근에 오랫동안 고민하던 일에 대한 결단을 내렸고 실행에 옮겼어요. 바로 제가 약 2년간 애정을 갖고 열심히 일하던 병원에 이별을 통보했던 일입니다. 저는 서버브에 위치한 대형병원에서 Nursing Care Technician(CNA)로 미국 간호대 입학 전 일을 했었어요. 그리고 학기가 시작하고 나서는 PRN이라고 해서 한 달에 한 번만 일하는 포지션으로 바꾸었었어요. 그렇게 되면 보험 혜택이나 병원에서의 혜택이 사라지게 되지만, job은 유지를 하게 됩니다. 그래서 보통 바쁜 간호대 학생들은 PRN으로 변경을 해서 간간히 일을 하다가, 널싱스쿨 졸업과 동시에 그 병원에서 간호사로 일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지요.

저도 물론 그와 같은 생각으로 학기 시작 후 Part-Time에서 PRN으로 변경을 했어요. 하지만 첫학기를 마치고 나서 든 생각은, "널싱스쿨을 다니면서 일을 하는 것은 내게 맞지 않는다"라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학기 중에도 일을 할 수는 있지만 그렇게 된다면 공부하는 시간이 줄어들고, 성적이 잘 나오지 않게 되면, 제때 졸업을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정말 그것은 원하는 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저는 돈을 포기하고 널싱스쿨 공부에 더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돈과 공부시간 확보 사이에서 고민을 하다

응급실에서 일하던 날, 퇴근 전에 동료와 사진을 찍었어요.

 

결국 병원에 퇴사 통보를 하게 되었지만, 그 과정이 제겐 쉽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제가 일하는 병원을 무척 좋아했고, 널싱 리더들뿐만 아니라 같이 일하는 동료 간호사, tech들 모두 정말 멋진 사람들이라 배울 점이 많아서 이곳을 떠나고 싶지 않았아요. 물론 일이 너무 힘들었던 날에는 가끔씩 그만두고 싶은 충동이 있긴 했지만요. 또한 저는 병원에서 주는 월급이 나쁘지 않았고, 시간당 받는 페이가 만족스러워서, 그리고 돈이 필요해서 그만두고 싶지 않았던 것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첫 학기 시작부터 병원 일을 그만두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했지만, 섣부르게 그만두지 않고 그래도 한 학기는 버텨보자는 생각으로 버텼지요. 하지만, 간호대 첫 학기는 그야말로, 헬이었습니다. 정말 힘들었어요. 우선 간호대 공부를 어떻게 하는지를 터득해야 했고, 시험 때마다 선배들 그리고 교수님들이 열어주는 리뷰 세션에 꼭 참석해야 했고, 한 과목당 어마어마한 시간을 투자해 공부를 해야 했습니다. 시험에서 낙오되면 1년을 기다려서 재수강을 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지요. 이 때문에 저는 결국 병원 널싱 매니저에게 연락을 해서 "간호대 첫 학기 중인데, 공부가 생각보다 쉽지 않아서 일하는 시간을 찾는 것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요. 혹시 제가 방학 때만 일 해도 될까요?"라고 물었습니다. 매니저는 제 편의를 봐주어서 제가 방학 때 일할 수 있도록 해주었지요. 그래서 겨울 방학 때 많이 일을 했어요. 그런데 2학기가 시작되자 같은 일이 또 반복되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갑자기 병원에 PRN에 대한 정책이 바뀌어서 한달에 한 번이 아닌, 한 달에 3번을 일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한 달에 한 번도 제대로 할 수 없어서 고민하는 마당에 3번은 정말 하지 못할 것 같아서 결국 퇴사를 하겠다고 얘기를 하게 됐습니다.

 

언제든지 돌아와, 그리고 간호사가 되면 꼭 같이 일했으면 좋겠어!

수없이 오르고 내리던 출퇴근길의 아주 낮은 언덕.

 

제가 매니저에게 들은 말입니다. 퇴사하겠다는 말을 이메일로 보내고, 매니저들에게 시간이 될때 미팅을 하고 얘기하자고 했어요. 바로 다음날, 널싱 오피스 매니저들과 얘기를 하는데 눈물이 날 정도로 제게 따뜻한 말들을 많이 해주었습니다. 먼저 제게 "이방인 J야, 어떤 고민이 있니? 요새 학교 생활은 어때?"하고 물어봐주었습니다. 저는 학교 생활은 잘하고 있는데, 생각보다 공부에 투자해야 하는 시간이 너무 많아서 일하는 시간을 찾는데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솔직하게 얘기했습니다. 그리고 졸업할 때 까지도 앞으로 계속 반복될 것 같아서 그만두기로 결심을 했다고요. 

그러자 매니저가 제게 "네가 우리 병원에서 일하면서 얼마나 열심히 100% 최선을 다해서 일했는지 모두가 알고 있어. 너는 정말 좋은 Nurse Tech이었어. 그래서 네가 현재 널싱스쿨을 다니면서 100%를 학교 생활에 쏟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아. 너는 분명 잘하고 있을 것이고, 앞으로도 잘 할거야"라고 말하며 제게 큰 감동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우리를 떠나지만 언제든 시간이 난다면 다시 병원에 지원해서 함께 일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졸업하고 널스가 되면 꼭 우리 병원에 지원해 줘"라고 덧붙였습니다. 

저는 눈물이 날 것 같았어요. 제가 열심히 일하는 것을 늘 알아채주고, 그에 대한 격려는 물론이고 제가 보상을 잘 받을 수 있도록 늘 도와주던 사람들이 해준 말이라서 더욱 고맙게 느껴졌습니다. 널싱스쿨 졸업 후 널스가 되면 꼭 다시 지원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

저는 nurse tech 잡을 그만두었지만 여전히 그들에게 이메일로 안부를 전하면서 계속 관계를 이어나갈 것입니다.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졸업하고나서도 함께 일할 수 있으면 참 좋을 것 같아요. 2년 전에 이 병원에 지원을 할 때, 다른 테크들처럼 널싱스쿨 졸업할 때까지 일을 해서 돈도 벌고, 나중에 취직 걱정을 덜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요. 어떤 사람에게는 이 방법이 잘 맞았다고 해서 그것이 반드시 제게도 통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내게 맞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들이 많이 택하는 길이라고 해서 꼭 그 길로 가야하는 것은 아니라는 걸 깨닫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시카고에서 이방인 J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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