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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미국병원생활

[슬기로운 미국 병원 생활] 미국 병원비, 도대체 얼마일까요?

by 이방인 J 시카고 2022. 6.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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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방인 J입니다.

 

오늘은 미국 병원비에 대해서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어느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인들이 직장에 다니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건강보험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왜 그럴까요? 미국 병원비가 얼마나 많이 나오면, 건강보험이 그렇게 중요한 것일까요? 미국에서 이민 와서 살면서 보험을 가지게 된 것은 1년 3개월 남짓밖에 안 되는데요. 보험이 없었을 때와 있었을 때를 구분해서 제 경험을 나눠보도록 할게요. 

 

건강보험이 없어서 아파도 병원에 잘 가지 않던 시절

 

건강보험회사가 베네핏이 적용된 메디컬 빌 영수증을 보내주면서 함께 보내준 약관입니다.

 

제가 미국에 처음 이민을 오고 나서 회사 생활을 시작했을때, 제가 다닌 회사들은 직원들에게 건강보험을 제공하지 않았습니다. 월급도 무척 적었는데 말이죠. 한국에서는 부모님을 통해서 건강보험이 있었기 때문에 병원에 가도 병원비 걱정을 크게 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가 크게 아픈 적이 없어서 병원비가 많이 나온 적이 없고요. 하지만 미국에 와서는 보험이 없으니 아플 때는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이민을 온 첫 해에 과도한 업무로 인해서 손목 터널 증후군으로 고생한 적이 있었는데요. 처음에는 손마디만 저리다가 점점 허리와 다리까지 저렸던 경험이 있습니다. 당시 보험이 없었고, 미국 병원에 가면 천문학적인 액수가 나올 수도 있다는 말을 주워듣고, 혼자 겁을 먹어서 병원 문을 두드리지 못했었어요. 그러나 증세가 점점 심해지면서 일하면서 식은땀이 나기 시작하자 회사 근처 한인 병원에 가게 됐습니다. 문의를 할 때 비보험 환자라고 얘기를 했고, 그런 환자들이 많기 때문에 닥터 비짓 할 때 대부분 100달러씩을 받는 것 같았습니다. 저도 100달러 닥터 비짓 비용을 내고 의사를 보고 약을 처방받았습니다. 당시 제가 처방받은 약은 무려 300달러가 넘었습니다. 너무 비쌌지만 당시 같은 혹은 비슷한 약을 더 싸게 살 수 있는 좋은 방법들이 많다는 것을 모른 채 월그린에서 그 비용을 내고 약을 구매해서 복용했습니다. 

 

그리고 카이로프랙틱도 필요해서 여러번 갔어야 했는데 비보험환자라서 한번 갈 때 꽤 많은 액수를 내고 다녔습니다. 비보험환자라서 원래 보험환자일 경우 병원이 보험회사에 청구하는 돈보다는 적게 낸 것 같지만 그래도 그 액수가 만만치 않았습니다. 여러 번 이렇게 해보고 나니 돈 때문에라도 병원에 잘 가지 않게 되는 상황이 반복되었고, 한국에 1년 또는 2년에 한 번씩 들어갈 때마다 종합검진을 싹 다 하고 오곤 했답니다.

 

건강 보험 덕분에 부담 없이 병원을 이용하는 지금

 

아파도 안가던 병원, 건강 보험이 생기고 나서부터는 제가 병원을 갔을까요? 네, 자주 갔습니다! 제가 널싱 공부를 하겠다고 다짐을 하고, 병원에서 일을 시작한 덕분에 병원에서 건강 보험을 제공해주고 있습니다. 물론 월급에서 일정 금액씩 고정적으로 나가게 됐지만 덕분에 병원비, 약, 치과비용 등 다양한 의료 건강 비용에 대한 걱정을 크게 덜 수 있었습니다. 제가 가진 보험은 블루 크로스 블루 실드(Blue Cross Blue Shield)입니다. 저는 병원 직원 그룹으로 묶여 있고, 이 보험은 PPO입니다. PPO란 Preferred Provider Organization의 약자입니다. 좋은 점은 블루 크로스 블루 실드 보험회사에 등록된 메디컬 프로페셔널이라면 제가 예약하고 서비스를 받을 수가 있고, 스페셜리스트를 만나야 할 때 리퍼럴이 필요 없이 만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습니다. 

 

자, 그러면 제가 다녀온 병원에서 얼마를 청구했고, 제가 얼마를 지불했는지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제가 최근 산부인과에 다녀와서 엑스레이를 찍은 것이 있었는데요. 엑스레이 비용은 352불이었습니다. 여기서 할인을 171.30불 받았고, 보험회사가 145.70불 내줬습니다. 남은 돈 중에서 171.30불을 할인/감면 받아서 총 35불만 냈습니다. 여기서 35불은 코페이(Copay)입니다. 그래서 저는 병원을 이용할 때 35불 코페이만 내고 지금까지 따로 돈을 크게 낸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아참, 이날 닥터 비짓 한 이용은 따로 계산이 되는데요, 81불이 나왔고 이 중에서 보험회사가 60.02불을 내줬고, 20.98불은 할인/감면받아서 총 0원을 냈습니다. 이날 하루 방문한 것만 따지면 총 433불이 나왔고, 결국 저는 35불만 낸 것입니다. 비용이 커서 놀라운데, 보험 덕분에 제가 35불만 냈다는 게 참 감사한 일입니다. 건강 보험의 힘입니다.

 

산부인과(Obstetrics & Gynecology) - 엑스레이(X-rays)
총 비용 할인/감면 보험회사가 낸 비용 제가 낸 비용
$352 $171.30 $145.70 $35(Copay)
산부인과(Obstetrics & Gynecology) - 닥터 비짓(Visit)
총 비용 할인/감면 보험회사가 낸 비용 제가 낸 비용
$81 $20.98 $60.02 $0

 

응급상황에서는 얼마를 냈을까요? 저는 병원 응급실은 아니지만 갑자기 몸에 이상이 생겨서 Physicians Immediate Care(응급실에 갈만큼 위급한 상황은 아니지만 바로 케어를 받아야 하는 상황 또는 간단한 케어를 받기 위해 들를 수 있는 의료시설)에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이날 메디컬 닥터가 아닌 PA(Physician Assistant)를 만났습니다. 그리고 간단한 처치를 해주셨습니다. 이날 메디컬 비짓한 비용은 총 185불이 나왔습니다. 보험회사에서 67.30불을 내줬고, 할인 및 감면받은 금액은 57.70불입니다. 그래서 저는 코페이로 비용 60불을 냈습니다. 간단한 처치를 해준 것에 대한 비용은 13불이 나왔고, 보험회사에서 9.04불을 내주었고, 3.96불은 할인/감면받아서 0원을 냈습니다. 결론적으로 총 198불이 나왔고, 보험회사가 내준 덕분에 총 60불만 냈습니다.

 

Physicians Immediate Care
총 비용 할인/감면 보험회사가 낸 비용 제가 낸 비용
$185 $57.70 $67.30 $60(Copay)

 

결핵 검사를 한 것에 대한 비용은 얼마나 나왔을까요? 병원에서 일을 하다보면 환자 중 결핵이 있는데 검사를 통해서 나중에 결핵 양성인 사실을 알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 이 환자를 돌봤던 의료진들에게 연락이 가게 됩니다. 예를 들어 이메일로 "0월 0일에 당신이 케어했던 환자가 결핵 양성 판정이 나왔습니다. 바로 병원 내 랩실에 들려서 피를 뽑고 테스트를 받길 바랍니다" 이런 내용을 받게 됩니다. 저도 그런 경험이 있었고, 병원 내 랩실에 가서 피를 뽑고 결핵 검사를 하게 됐습니다. 무려 두 번씩이나 해야 했답니다. 첫 번째에는 제가 다니는 병원 안에 있는 랩실에 들러서 진행을 했기 때문에 아무 비용을 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다음에 검사를 해야 했을 때에는 저희 집 근처에 있는 제가 일하는 병원 그룹 내 다른 병원으로 갔었는데요. 이때는 코페이 35불을 냈습니다. 가격이 꽤 많이 나왔었는데요. 이날 하루 저는 피를 여러 번 뽑긴 했지만 이 피들이 모두 6개의 테스트를 하게 되는지는 잘 몰랐습니다. 6개의 테스트에 대해서 총 693불이 나왔고, 제 보험회사가 내준 것이 55.03불, 제가 할인/감면받은 금액은 602.97불이었습니다. 그래서 나머지 금액 35불만 내게 됐습니다.

 

병원 - 결핵 검사(Tuberculosis)
총 비용 할인/감면 보험회사가 낸 비용 제가 낸 비용
$693 $602.97 $55.03 $35(Copay)

 

치과는 어떨까요? 저는 지난해 치과에 가서 크라운을 새로 했습니다. 총 나온 비용은 1,129불이었습니다. 이중에 252불은 할인을 받았으므로 총 내야할 비용은 877불이었습니다. 이 중에서 449.90달러는 제 보험회사에서 내주었고, 저는 427.10불만 내면 되었답니다. 제가 가진 보험은 1년에 치과 비용을 1500달러 쓸 수 있는 보험입니다. 각 보험회사마다 고객이 어떤 치료를 받느냐에 따라서 그것을 몇 퍼센트 지불할 것인지 정책이 따로 있답니다. 그래서 늘 치료를 받기 전, 보험회사에 연락해서 확인을 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건강 보험 덕분에 크라운도 저렴한 가격에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제가 크라운을 하게 된 시기는 사실 한쪽 이가 시큰거려서 음식물을 한쪽으로 씹은 지가 6개월 정도 되었을 때였습니다. 건강 보험이 없어서도 그렇고, 학기 중이라 바쁘기도 했고,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치과에 가지 않다가 결국 갔던 것이었는데요. 생각보다 보험이 잘 적용이 되어서 기뻤던 기억이 납니다. 

 

치과 - 크라운 치료(Crown-Porcelain/Ceramic)
총 비용 할인/감면 보험회사가 낸 비용 제가 낸 비용
$1,129 $252 $449.90 $427.10(Copay)

 

모두가 제때 치료받는 미국을 꿈꾸며

 

제가 받은 보험이 적용된 메디컬 빌 영수증의 일부입니다.

 

미국의 건강보험은 진입 장벽이 무척 높습니다. 특히 저와 같은 이민자에게는 더욱 그러한 것 같습니다. 제가 병원에서 일하지 않고, 한국 회사에 다니던 시절 건강 보험이 없어서 아파도 병원을 가지 못하던 때를 생각하면 더욱 그렇게 느낍니다. 회사에서는 건강보험을 제공하지 않고, 병원에 갈 일이 생기면 아직 생기지도 않은 빌에 대해 걱정하며 병원에 갈까 말까 고민하다가 가지 않은 적이 많았답니다. 적은 월급을 받고 있는 마당에 병원비가 조금이라도 생기면 추가로 그 달에 지출을 해야하기 때문에 금전적인 이유에서 가지 못했습니다. 미국에 막 이민을 와서 정착하려는 한국인뿐만 아니라 많은 타인종 이민자들도 공감하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오바마 케어 덕분에 대부분의 미국인들이 건강보험을 갖게 된 적이 있습니다. 누구나 의료 혜택을 받아야한다는 취지에서 법안이 만들어졌지만 실제로 저소득층을 생각해보면 오히려 추가로 지출이 생겨서 생활이 힘든 경우가 있었다고 합니다. 이유는 건강보험을 들지 않으면 벌금을 냈어야 했는데 이것을 피하기 위해서 병원비가 제대로 커버되지 않는 이름만 건강보험인 상품에 많이 가입을 했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제가 사는 일리노이주의 경우는 이 벌금이 폐지가 되었지만 아직도 몇몇 다른 주들에서는 건강 보험이 없는 사람들에게 벌금을 물고 있다고 합니다. 

 

미국 간호대 입학을 앞둔 학생이자, 미래의 간호사이자, 미국에 이민 온지 얼마 안 된 새내기 이민자로서 저는 모두가 제때 치료받는 미국을 꿈꿉니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저소득층도 몸에 이상이 생겼을 때 두려워하지 않고 병원에 갈 수 있는 제대로 된 의료 시스템을 갖춘 미국을요. 의료 시스템 개혁을 통해서 병원이나 클리닉들의 문턱이 하루빨리 낮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지금 병원에서 일하면서, 그리고 앞으로도 의료진으로 병원 또는 클리닉 등에서 일을 하면서 직장에서 제공하는 건강 보험의 혜택을 누릴 것입니다. 하지만 제 주위를 보면 한인 비즈니스를 운영하시는 개인 사업자 분들, 건강 보험을 제공하지 않는 회사에 다니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아플 때 병원비 걱정으로 인해서 병원을 찾지 않으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들이 당당하게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고, 메디컬 빌에 벌벌 떨지 않는 새로운 세상을 고대합니다. 저도 미래의 의료진으로서 열심히 공부하고 의료 환경에 꾸준히 관심을 갖고 목소리를 내겠습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 시카고에서 이방인 J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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