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방인 J입니다.
오늘은 리퍼럴(Referral/추천) 제도에 대해서 얘기해볼까 해요. 저는 미국에서 간호대 프로그램에 입학하기 전에, 병원에서 Certified Nursing Assistant로 일한 경험이 있어요. 그때 제가 아는 이미 간호사인 친구 2명을 병원에 리퍼해 준 경험이 있는데요, 그것과 덧붙여서 제가 최근에 느낀 바를 함께 얘기해볼까 해요.
저는 최근에, 예전에 같이 프로젝트를 했던 동료로부터 연락을 받았어요. 혹시, 제 이름을 추천인에 넣어도 되겠느냐고요. 제게 Reference가 되어달라는 부탁이었습니다. 그 얘기를 듣고 고민을 했어요. 예전에 같이 일을 했었고, 저는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조금은 알고 있는 상태인데, 이 회사에서 제게 연락이 왔을 때 제가 "이 사람은 정말 일 열심히 하고, 성실하고, 좋은 사람이에요"라고 말할 자신이 없다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어요. 제 예전 동료는 프로젝트 안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부탁했고, 늘 개인 일정을 핑계로 나눠서 해야할 일들을 회피하기도 했었고, 정말 게을렀습니다. 결국 책임자가 그 동료에게 더 이상 이 프로젝트 참여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얘기를 했었을 정도예요. 제가 이 친구의 추천인이 되어줄 수 있었을까요?
미국 병원에서 Referral이란?
미국 병원에 입사할 때를 생각해 보니, 병원 웹사이트 HR 시스템에 제 이름, 사는 곳 등등을 넣게 돼 있는데 많은 질문 중 하나는 "이 병원에 당신을 추천해 준 사람 이름이 뭔가요?"였습니다. 제 경우에는 아마 Employee number도 써야 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어요. 아무튼, 미국 병원의 경우, 직원들을 뽑을 때 리퍼해 준 사람이 있다면 쓰는 것이 좋습니다. 제가 병원 입장이라도 이미 직원인 사람이 인증을 해준, 괜찮은 새 직원을 뽑고 싶을 것 같아요. 이미 다니고 있는 직원 중 한 명이 리퍼를 해주었다고 해서, 바로 합격이 보장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다만, 아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리는 것이고, 아마 인터뷰 전에 HR에서 그 사람에게 새로 지원한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물어볼 수 있겠죠? 말 그대로 추천을 해준 사람이고, 레퍼런스이니까요.
저는 제 친한 간호사 친구 2명이 저희 병원에 지원을 할 때, 리퍼를 해준 경험이 있어요. 그래서 면접 볼 때도 자연스럽게 제 얘기를 한 친구도 있었고, 아닌 친구도 있었는데, 결과는 그 둘이 인터뷰를 잘 보고, 경력도 있었기 때문에 합격을 했었답니다. 누군가 리퍼럴을 요청하면, 당사자는 별로 할 것이 없어요. 저의 경우는 Employee number 알려주고, 그게 전부였어요. 아참, 그리고 그전에 같이 직원들이 볼 수 있는 job posting 사이트에 들어가서, 어떤 포지션이 지금 자리가 났는지 알려주고, 그 공고를 이메일로 친구들에게 보내주긴 했습니다. 그리고 아무래도 제가 그 병원에서 일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 부서가 어떤 분위기인지, 그리고 실제로 그 부서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어떤지 등등 분위기 정도는 전해줄 수 있었어요.
추천을 해준 사람도, 추천을 통해 입사한 사람도 보너스를 받는다
그리고 이 리퍼럴 시스템이 좋은 이유 중 하나는, 보통 리퍼럴 보너스를 받게 되기 때문입니다. 추천해 준 사람, 그리고 추천해 주었는데 인터뷰까지 합격해서 채용까지 이어진 사람 둘 모두에게요. 추천 때문에 입사한 것은 아닐 테지만, 정말 운이 좋아서 결국 입사가 된다면, 미국 병원의 경우, 큰 보너스를 줍니다. 제가 제 간호사 친구 2명을 제가 일하는 대형 병원에 추천해 주어서 그 둘이 합격이 되었을 때는, 제 친구들 각각 5천 달러씩 보너스를 받았고요. 저는 2500달러를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저는 토탈 5000달러를 보너스로 받았구요. 간호대 프로그램 시작 전이어서 그 돈은 잘 아껴두었다가 학비를 내는데 썼었답니다. 정말 제겐 당시 큰돈이었고, 참 필요한 돈이어서 친구들에게도 고마웠던 기억이 나네요 :)
2023년 시카고 기준, 요즘도 미국 간호사가 병원마다 무척 많이 필요하고, 고용하기 위해 병원들이 애를 쓰고 있기 때문에 이 리퍼럴 보너스는 더 올라갔어요. 제가 듣기로, 시카고 서버브 지역 병원 중 하나는 Sign-On Bonus(입사한 사람이 받는 보너스)가 1만 5천 달러, 그리고 추천을 해준 사람은 아마 5천 달러~1만 달러 정도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제가 생각하기엔, 일리노이주에 대형병원 중 예를 들어 노스웨스턴 메모리얼 병원, 러시 병원 같은 순위가 너무 높은 곳의 경우는 리퍼럴이나 사인온 보너스가 조금 더 적다고 들었습니다. 아무튼, 그래도 추천을 해준 사람, 그리고 추천을 통해 입사한 사람 모두 받는 보너스가 어마어마하죠?
절대 가벼운 의미가 아닌 Referral
이렇게 큰돈을 받는 만큼, 책임감이 따릅니다. 추천을 해달라고 부탁한 친구가 만약 학창 시절(예를 들어 같은 대학 생활을 했다면), 성실하지 않은 사람으로 알려진 사람이라고 하면, 여러분은 그 사람을 현재 일하고 있는 직장에 추천을 하실 건가요? 리퍼럴 보너스가 1만 불이라고 했을 때요. 저 같은 경우는, 절 대 그 사람을 제 직장에 추천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HR에서 제게 이 지원자가 어떤 사람이냐고 물었을 때에도, 솔직하게 대답을 해줄 것 같아요. 예를 들어, "같이 대학생활을 했는데, 이런 일들이 있었어서 그렇게 좋은 지원자는 아닌 것 같다, 그리고 현재는 변했을 수 있지만 그 이후에는 잘 모르겠다" 이런 식으로 요. 마찬가지로, 예전 직장에서 함께 일했었는데, 불성실하고, 제대로 일도 하지 않았던 사람이라면 저는 더더욱 추천하지 않고 싶다고 솔직히 말할 거예요. 왜냐하면, 그 사람을 추천했다가, 그 친구가 또다시 불성실한 태도를 보이고, 회사에서 안 좋은 이미지가 된다면, 제게도 타격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불성실한 사람과 또다시 같이 일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제가 더 스트레스를 받을 것 같아요.
그래서 미국 병원에서 리퍼럴은 결코 가벼운 의미가 아닙니다. 어떤 사람들은 사인온 보너스, 리퍼럴 보너스를 위해 아무것도 묻지 않고 친구를 추천하기도 하는데요, 조금 더 멀리 보고, 그리고 잘 생각해서 결정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저는 한 직장에서, 다른 직장으로 갈 때 항상 "Don't burn your bridges"라는 말을 떠올리곤 합니다. 전문직에 종사하고 있다면, 더더욱 이 넓은 미국에서도 업계 사람들은 서로서로 몇 다리만 건너면 모두 아는 사이라는 것을 절대 잊으면 안 됩니다. 심지어, 다른 필드에서도 그런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생각해요. 직장에서 일할 때도, 성실히 일하는 것을 늘 잊지 말고, 그리고 다른 직장으로 옮길 때에도, 현 직장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좋은 관계 유지가 어렵다면 저는 마무리만이라도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같은 주 안에 있는 병원에서 일할 때는 더더욱 조심하고, 마무리를 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대도시이고, 병원이 많다고 해도, 정말 몇 다리도 아닌, 한 다리만 건너서 바로 알 수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에요. 현재 미국에서 이직을 생각하고 계신 분들, 아니면 다른 이유에서 현재 직장을 그만두려고 하는 분들이 있다면, "Don't burn your bridges"라는 말을 꼭 기억하셨으면 좋겠어요.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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