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방인 J입니다.
오늘은 2019년 제게 있었던 일 중 가장 놀라운 일이었던! 영주권 인터뷰(Green Card Interview/Immigration)를 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저는 2017년에 시카고에 직장을 잡게 되어 미국으로 이주하게 되었고요, 근무한 지 2년이 채 되기 전 감사하게도 미국 영주권을 받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미국 영주권 인터뷰 때 제게 이민국 직원이 물어봤던 질문들과 상황을 설명해볼게요.
먼저 저는 제가 다니던 직장이 스폰서가 되어주어서 영주권을 받게 된 케이스입니다. 취업 영주권이라고 보통 부릅니다. 논문 인용수가 많고, 석 박사를 하신 분들 중에는 스스로 스폰서가 되어서 영주권을 신청하실 수도 있지만(NIW) 저는 갓 대학을 졸업한 직장인으로 EB3이라는 카테고리로 신청을 하게 됐습니다. 타임라인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2018년에 이민 변호사와 함께 프로세스를 시작해서 2019년 10월에 영주권을 받았답니다. 인터뷰는 8월쯤에 본 것으로 기억합니다.
인터뷰를 보던 날 어찌나 떨리던지, 저는 인터뷰 시간 보다 1시간 일찍 시카고 다운타운에 위치한 이민국 근처 주차장에 도착해서 마음을 가다듬고, 기도도 하고, 자기소개라던지 제가 하는 업무 소개 등을 연습했습니다. 떨리면 횡설수설할 수도 있잖아요. 내용이 산으로 가기도 하고요. 그래서 저는 인터뷰 통지서를 받은 후부터 한 달간 매일 하루에 30분씩이라도 영어로 이민국 직원과 잘 얘기할 수 있도록 연습을 했답니다. 주차장에서부터 이민국 건물(USCIS Chicago Field Office)까지는 걸어서 약 10분 거리였습니다. 그래서 30분 정도 남았을때 건물까지 걷기 시작했습니다.
내부에 들어서자 많은 사람들이 소지품 검사 하는 곳 앞에 줄을 서있었습니다. 저도 줄을 서서 소지품 검사를 마치고 2층으로 올라갔습니다. 들어가니까 더 많은 사람들이 공항에서 비행기를 기다리는 것 마냥 다들 앉아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다른 창구에 줄을 서서 제 순서 표를 받아 들고 앉아서 기다렸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변호사와 동행했고, 통역사와 동행한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저같이 혼자 온 사람들도 많았고요. 이민국 인터뷰 때에는 필요시에 변호사와 함께 올 수 있고, 영어로 소통하기 어려운 분들은 통역을 고용해서 인터뷰 때 통역 요청을 할 수가 있답니다 :)
한참을 기다리다가, 제 차례가 되었는지 문이 열리면서 백인 심사관이 저를 불렀습니다. 그래서 쪼르르 달려가 반갑게 인사했습니다. 시간이 아침이었기 때문에 "Good morning, Sir"라고 얘기하고 씽긋 웃어보였습니다. 저를 보더니 그분도 웃으면서 인사를 해주고 안부를 물어주었습니다. 그리고 함께 인터뷰를 위해 심사관 방까지 갔고, 방에 들어서자 책상 앞에 의자가 1개 있어서 거기에 앉았습니다. 그리고 준비한 서류철을 열어서 심사관에서 줄 서류들을 미리 준비했습니다.
인터뷰가 시작되고 책상을 보니 저에 대한 서류들이 한 파일철에 잘 놓여져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제게 "변호사가 당신의 서류를 이렇게나 많이 준비해주었는데 왜 같이 안 왔나요? 혼자 해도 괜찮겠어요?" 하면서 물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혼자 해도 괜찮다고 말했고, 종이에 서명을 했습니다. 변호사 없이 인터뷰를 보겠다는 내용에 엑스 표시를 했습니다. 아마 1번과 3번은 변호사 또는 통역사를 데리고 와서 다시 인터뷰를 보겠다는 내용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고 나서 사진을 한 장 찍고, 지문을 찍고, 진실만을 얘기하겠냐는 질문에 "I do"라고 진지하게 대답하고 다시 자리에 앉았습니다.
인터뷰 질문들
1.당신의 직업은 기자이군요. 어떤 분야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습니까?
2.미국에 언제 들어왔습니까? 가장 처음으로 들어온 때는 언제 입니까? 그 다음은, 그다음은, 그다음은요?
3. 미국에서 공부를 한 적이 있네요. 당시에 어느 학교에서 무슨 전공으로 공부를 했습니까?
4.OTP나 CPT를 사용한 적이 있습니까?
5.Yes or No 질문들 10개 정도를 물어봤습니다.
생각보다 간단했지요? 사실 이것저것 더 물어본 것들이 많았는데 제 개인적인 이야기들이 너무 많이 나올 것 같아서 생략했습니다. 대략적으로 무난하고 간단한 인터뷰였습니다. 인터뷰 중간중간 심사관은 제가 미국에서 학교를 다닌 기간, 무슨 과목들을 들었었는지, 미국에서 인턴을 할 당시에 어떻게 알고 지원했었는지, 회사를 다닌 기간, 미국에 들어온 횟수나 이유 등을 꼼꼼히 펜으로 적어 내려 갔습니다. 심사관은 이미 제 서류를 무척 꼼꼼하게 읽은 상태였기 때문에 질문 자체에 제가 변호사와 함께 제출했던 내용들이 고스란히 녹아있었습니다. 분위기 당시는 초반에는 릴렉스 했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숨 막히도록 긴장되는 순간들도 꽤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별 것 아닌 질문에도 성실히 대답을 했는데 심사관이 인상을 쓰기도 하고, 미소를 보이기도 하고, 빨간색 펜으로 제 인생 타임라인을 쭉 적는 것을 보고 무척 떨렸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인터뷰 내내 담담한 마음이 들었고, 문제없이 인터뷰를 잘 마치고 집에 돌아가서 도미노피자를 주문해서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 회사는 하루 빼서 사무실로 복귀하지 않아도 되어서 더욱 좋았답니다.
보통 취업 영주권은 짧게는 1년 반에서 길게는 3년 이상이 걸릴 정도로 오래 걸리기도 합니다. 저는 정말 다행스럽게도 무난한 타임라인 속에서 영주권을 잘 받은 케이스입니다. 제 동료들 중에는 문제가 없는데도 5년 정도 걸린 사람도 있었습니다. 동료나 주변 지인들을 통해 미국 이민 프로세스는 정말 케이스 바이 케이스라는 말을 실감했습니다. 그린카드 인터뷰를 보기까지 참 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있었는데요. 몇 년이 흐른 지금, 다시 생각해도 참 감사한 마음입니다. 제가 다녔던 회사, 함께 꼼꼼히 485 서류들을 준비해준 이민 변호사와 사무실 직원분들, 여러 정보를 준 동료들과 지인들, 그리고 모든 여정을 늘 응원해줬던 제 가족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미국에서 커리어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새내기 직장인인 제가 영주권을 빨리 받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다시 한번 모두에게 감사합니다 :)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방인 J의 미국 이민 이야기는 계속됩니다 :)
- 시카고에서 이방인 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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