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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일상

[시카고 일상] 병원 인턴 시작 일주일 전, 뭘 했을까?

by 이방인 J 시카고 2023. 6.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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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방인 J입니다. 

지난번 블로그를 통해 학교 근처 병원에서 nurse intern/externship을 하게 됐다고 글을 올렸었는데요. 그때 당시만 해도 인턴 시작일 전까지 한 달 가까이 남았었기 때문에 저의 마음이 아주 '룰루랄라'였어요. 늦잠도 실컷 자고, 강아지 산책도 멋진 트레일을 찾아서 가기도 하고, 마이클과 그리고 가족들과 더 많이 시작 보내기,  하루종일 tv를 시청하기, 블로그에 글을 더 자주 쓰기 등 정말 하고 싶은 일들이 많았었답니다. 정신없이 한 달이 지나서, 지난주 초부터 병원에서 이메일이 오기 시작했어요. "안녕하세요, 다음 주부터 인턴 시작입니다. 다음 주 월요일에는 온라인 오리엔테이션이 있고, 화요일에는 병원에 와서 듣는 수업이 있고, 부서 리더를 만나서 점심을 할 겁니다..." 등의 내용이 담긴 이메일이었어요. 갑자기 이 남은 일주일 동안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쉬고 싶은 만큼 쉬어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이번 일주일 동안 어떤 일을 했는지 한번 담아볼게요.

 

1년 만에 치는 골프, 정말 그리웠어

 

오랜만에 찾은 드라이빙 레인지, 날씨도 좋고, 붐비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

 

작년부터 저는 골프를 배우기 시작해서 일주일에 두 번씩 레슨을 받고, 그중 하루 또는 이틀은 연습을 하러 근처 driving range에 가거나 golf course에 있는 연습장에서 연습을 해왔어요. 정말 열정적으로 배우고, 골프 고수인 마이클과 함께 재미나게 연습하고 치기도 했지요. 하지만 널싱스쿨 첫 학기가 시작하면서 골프는 정말 두 달에 한번 연습하러 가기도 버거울 정도로 시간 내기가 어려웠어요. 물론 골프가 정말 그리웠지만요. 아시다시피 널싱스쿨 공부가 정말 쉽지 않잖아요. 수업 듣는 것 외에도 병원 클리니컬이 있고, 그리고 시험은 왜 이렇게 많은지. 스트레스는 마구마구 쌓이는데 풀 데가 없었습니다. 골프가 유일한 낙이었는데, 시간이 없어서 골프를 치지도 못하고, 연습도 할 시간이 없었으니까요. 그래서 아주 가끔, 큰 시험이 하나 끝나거나, 시험 기간 시즌이 시작하기 전에 마이클과 함께 골프를 치러 한 번씩 다녀오곤 했습니다.

이번에, 병원 인턴까지 딱 일주일이 남았다는 것을 알게 됐을 때, 가장 먼저 하고 싶었던 것은 골프를 연습하러 가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집에서 가까운 시카고에 있는 드라이빙 레인지에 오랜만에 갔습니다. 평일 낮인데도 이곳은 항상 붐비는 곳이에요. 운 좋게 기다리지 않고 자리를 얻게 되어서 실컷 연습을 하고 왔답니다. 연습이 끝나고 나서는 따로 퍼팅 연습도 30분가량 하고 집으로 돌아왔어요. 너무 오랜만에 여유롭게 골프 연습을 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고요. 이 날 날씨가 무척 좋았고, 바람도 선선하니 좋았습니다. 무엇보다 평일 오전이라 주말 오전 또는 오후만큼 아주 북적거리지 않아서 더 좋았어요. 그리고 연습을 하기 전에, 혹시 공이 잘 안 맞으면 어떡하지 라는 걱정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작년에 정말 매일같이 연습을 했던 것 덕분인지 공도 잘 맞고, 가운데로 잘 날아가는 것을 보고 기뻤어요. 저는 8번 아이언, 하이 브리드, 우드 순으로 연습을 했는데요. 예전에도 그랬는데, 우드를 아직 잘 못 쓰겠어요. 파워를 더 실어야 하는데, 8번 아이언이나 하이 브리드 쓰는 만큼만 거리가 나와서 고민입니다. 내일 골프 연습을 시카고 하버 사이드로 가는데요. 마이클에게 물어보고 잘 배워야겠어요. 아참, 남자친구 마이클은 가끔 주말에 시간이 나면 골프를 배우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레슨을 해주고 있답니다. 내일은 마이클의 형과 형수의 친구들 중에 골프를 새로 시작하는 분들이 계신데, 그분들이 꼭 마이클에게 배우고 싶다고 소개를 부탁했나 봐요. 그래서 4명의 골프 새내기분들을 가르치러 간다고 합니다. 그래서 가는 김에 저도 같이 가자고 했어요 :) 저는 옆에서 조용히 연습만 하겠다고 했습니다. 

 

한적해보이지요? 주말에는 사람으로 가득차서 붐비는 곳이지만, 평일에 오니 이렇게 좋네요.

 

아무튼, 정말 오랜만에 친 골프는 힐링 그 자체였어요. 제가 좋아하는 순간은 여러 개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공이 잘 맞았을 때 나는 '챱'하는 소리, 그리고 가운데로 포물선을 그리며 멋지게 날아가는 공을 볼 때 기분이 그렇게 좋아요. 골프는 참 정직한 것 같아요. 연습한 만큼 결과가 나오는 스포츠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더 좋아요!

 

시카고 집 patio에서 가족들과 barbecue 파티하기

마이클이 patio에서 열심히 음식들을 굽고 있어요. 고생했어 :)

 

저와 마이클은 최근에 가족들의 도움-특히 부모님 두분의 도움으로 시카고 집 patio를 멋지게 변신시켰어요. 잡초만 무성히 자라던 저희 정원에 잘 죽지 않는 식물들, 그러니까 쉽게 키울 수 있지만 예쁜 식물들을 심었고, 바닥에 하얀 스톤들을 깔아서 patio에 있는 가구들을 재배치하고, 공간을 더 넓게 쓸 수 있게 말이죠. 그리고, 차콜로 된 그릴을 사려고 했으나, 아파트 규정상 차콜이 아닌 가스만 된다고 해서 가스 그릴을 부모님으로부터 선물 받았어요. 여름이기도 하고, 가스 그릴도 있겠다, 그럼 뭐다? 바로 바비큐지요! 

저와 마이클은 다음주면 직장에서 은퇴하시는 어머니, 그리고 한 달 뒤 아기를 출산할 형의 아내를 위해 맛있는 바비큐 파티를 준비했어요. 가족들을 모두 초대해서 멋지게 변한 저희 작은 정원도 보여드리고, 주방에 달은 예쁜 선반도 보여드릴 겸 겸사겸사요. 가족들의 도움으로 다 완성된 것이기 때문에 감사의 의미로 꼭 모두 초대하고 싶었습니다.

 

떡갈비, 간장 오이 비빔국수, 옥수수, 닭꼬치 등 이것저것 열심히 만들어보았습니다. 그릴에 구우니 훨씬 담백하고, 불맛도 나면서 맛있었어요!

 

바비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음식이겠죠? :) 저희가 준비한 음식은 한국식 떡갈비(그라운드 포크와 비프를 1 대 2로 섞어서 직접 만들었어요), kielbasa 소시지, 옥수수, 새우부추전, 요거트 바크, 간장 소스 닭꼬치였습니다. 어머니는 간장 소스로 맛을 낸 고소한 비빔국수를 만들어오셨고, 마이클의 형은 축구 연습 때문에 저희 집에 오진 못했지만 김치 coleslaw를 만들어주었어요. 제가 생각할 때 오늘 제가 제일 맛있게 먹은 것은 전부 다 맛있었지만, 오동통한 새우가 씹히는 새우부추천, 그리고 간장 비빔국수였습니다. 김치 코우슬로도 kielbasa 소시지와 함께 먹으니 정말 맛있었답니다. 새우부추전은 처음에 만들 땐 그렇게 맛있을지 몰랐어요. 유튜브에서 아무 레시피나 검색해서 만든 것이었거든요. 그런데, 탱글한 새우와 부추로 만든 전이 너무 바삭하지도 않고, 너무 심심하지도 않을 정도로 딱 맛있었어요. 어머니표 간장 비빔국수는 오이가 들어가 있는데요, 들어간 재료는 간단한데 어쩜 이렇게 맛있는지요 :) 가족들이 가져온 맛있는 음식들로 더 풍성한 바비큐가 됐어요. 저는 요리를 했고, 마이클이 전부 다 저희가 새로 받은 그릴을 이용해 열심히 구웠답니다. 마이클이 불 앞에서 정말 고생이 많았어요. 고마워! 

 

다이슨 에어랩 멀티 스타일러 컴플리트 롱을 구입하다

다이슨 에어랩 멀티 스타일러 컴플리트 롱입니다. 여행용 파우치도 같이 왔는데, 유용하게 쓸 것 같아요.

 

이 글을 읽으실 저희 엄마께서 까암짝 놀라시겠지만, 저는 고가의 다이슨 에어랩 멀티 스타일러 컴플리트 롱(Dyson Airwrap Complete Long)을 구입했습니다. 엄마를 먼저 사드리고 싶었는데, 미안하게도 제가 먼저 샀네요. 내년에 한국 갈 때 엄마에게 꼭 선물하고 싶은 제품 중 하나입니다. 몇 해 전 한국에 나갔을 때 저는 다이슨 청소기를 들고 비행기를 탔었답니다. 엄마가 지금도 잘 쓰고 있길 바라요! 아무튼, 저는 반 곱슬머리를 가지고 있는데요. 머리숱도 무척 많아서 늘 고민이었습니다. 미국에서 미용실을 가면, 가격도 비싸고, 팁도 많이 줘야 하기 때문에 늘 큰 부담이었어요. 머리를 피는 데에만 약 250불-300불씩은 지불해야 했었어요. 그런데, 올해 저는 큰 결심을 하게 됩니다. 더 이상 반곱슬 머리에 헤어 스트레이트를 하지 않겠다고요. 곱슬머리를 잘 케어하는 방법들이 온라인에 있어서, 최근 헤어팩부터, 샴푸까지 바꾸고, 이틀에 한 번은 샴푸를 하지 않고 트리트먼트만 하는 등 방법들을 잘 따라 하고 있는데요. 정말 점점 차이가 느껴지는 것 같아서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그래서 숱만 잘 정리하면 다이슨 에어랩으로도 머리를 관리할 수 있겠다고 생각해서 투자를 해봤어요. 

이제 사용한지 일주일이 채 안되어가는데, 결론은 사길 참 잘했다는 것입니다. 물론 가격이 저렴했다면 더더욱 좋았겠지만 그래도 헤어 스트레이트를 1년에 2번씩 해서 팁까지 700달러 정도 깨지는 제겐 한 줄이 빛과 같은 존재예요. 아침에 5분만 투자해도 머리 다 말리고, 차분하게 만들어서 나갈 수 있기 때문이죠. 저는 머리를 수건으로 대충 말리고, 자연건조해왔습니다. 평생. 드라이기를 잘 쓰지 않았었어요. 그런데, 다이슨을 구매하고 나서부터는 두피부터 꼼꼼히 잘 말리기 시작했고, 찬바람과 더운 바람을 번갈아 사용하면서 머리를 차분하게 만들어주니-거울을 봤을 때 조금은 신경 쓴 머리가 되어서 아주 만족합니다. 

 

색깔이 참 쨍하고 예쁘죠? 집 안에서만 쓰는 것이니까 색은 그리 중요치 않지만 그래도 보랏빛이 나서 참 만족스러워요 :)

 

머리숱은 여전히 많아요. 그래서 미용실에서 머리를 자르고 정리하는 것은 그래도 일 년에 최소 두 번은 해야겠지만, 헤어 스트레이트를 하지 않는 것 덕분에 많은 돈을 세이브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직 다이슨 헤어랩 사용법을 다 익힌 것은 아니에요. 유튜브를 보면서 천천히 배우고 있고, 그래도 하루도 빠짐없이 열심히 쓰고 있답니다. 쓰면서 점점 실력이 느는 것 같아요. 머리를 조금 더 길러보고 싶다는 마음도 생겼답니다. 그럼 더 예쁘게 스타일링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밖에도 넷플릭스에서 '닥터 차정숙'을 정말 재미있게 시청하고 있고요, 이밖에 '사내 연애', '미스터 퀸', '안나' 등도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6월엔 apple tv에서 제가 좋아하는 많은 티비 시리즈들의 시즌 2가 나올 예정인데요. 정말 기대됩니다. 병원 인턴 생활 중에도 틈틈이 개학 전까지 재미있는 프로그램들을 많이 볼 예정이에요. 그리고, 내년에 칠 NCLEX도 조금씩 준비를 하고, 운동도 해야 하고, 기타 등등 할게 많지만, 이번 방학 정말 잘 흘러가고 있는 것 같아서 좋습니다. 이 글을 쓰는 지금, 인턴 시작일이 이틀 밖에 안 남았는데요. 내일 골프 연습을 재미있게 하고, 집에서 마이클과 맛있는 음식을 먹고, 강아지 보미와 셋이서 여름 날씨를 즐기며 산책을 하고 낮잠을 잘 수 있는 느긋하고, 재미있고, 행복한 하루를 보낼 거예요 :)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 행복한 여름 나시길 바라요.

- 시카고에서 이방인 J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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