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방인 J입니다.
저는 여름 방학을 맞아 뉴욕, 나이아가라 폭포를 지나 토론토 여행 중인데요, 정말 맛있는 한식당을 다녀오게 되어서 글을 적어봅니다 :) 한국에 있는 친구들은 "오랜만에 시카고를 떠나서 이곳저곳 여행을 하는데, 왜 한식당에 갔어! 더 맛있는 것 먹으러 가지"라고 제게 말하곤 합니다. 하지만 시카고에 이민 온 지 6년 차인 저의 생각은 조금 다른데요. 오늘 그 이야기를 한번 해볼까 합니다.
맛있는 냉면 먹기가 참 힘든 시카고
-토론토 조선옥에서 물냉면 먹다!-
저는 물냉면, 비빔냉면 둘 다 참 좋아합니다. 여름이건 겨울이건, 사계절 먹고 싶은 메뉴 중 하나에요. 그런데, 미국에 이민 와서 살면서 제대로 된 냉면을 먹은 적이 손에 꼽는 것 같아요. 아마 다섯 번도 안될 것 같아요. 제가 시카고 서버브에 냉면을 먹으러 가끔 가던 금강산이라는 한식 레스토랑이 었었는데, 몇 해 전 없어진 이후에는 냉면이 별로 먹고 싶지도 않았고, 찾아도 없을 것 같아서 그렇게 시간이 갔어요. 당시 제 친구와 얘기하면서 무척 슬퍼했었답니다.
사실 한국에는 냉면이 맛있는 곳이 정말 많잖아요. 쉽게 찾을 수 있구요. 가격도 더 저렴하고요. 하지만 시카고에서는 그렇게 쉽진 않은 것 같아요. 물론 꽤 괜찮은 집들이 있긴 합니다. 예를 들어서, 서버브에 있는 프로삼겹살에서 파는 물냉면 참 맛있어요. 하지만 베스트는 아니에요. 기대를 충족시켜 주는 맛있는 한식을 먹기 점점 어려워지면서, 저는 어느 정도 포기를 했고, 그 때문에 시카고 집에 있을 때는 한식 레스토랑에 가기보다 집에서 만들어먹곤 합니다. 하지만 여행을 가면, "이 도시는 다를지도 몰라!" 또는 "시카고 보단 낫겠지?" 하는 생각으로 눈에 불을 켜고 한식 레스토랑을 찾곤 한답니다 :) 미국에 오래 사신 분들은 그러실 거예요. 가끔 LA나 뉴욕 등으로 한식 여행을 떠나잖아요.
그런데, 여름 방학을 맞아서 뉴욕을 거쳐 토론토를 방문했을 때, 저희가 묵었던 호텔 근처에 "조선옥" 이라는 레스토랑이 있었어요. 토론토에서 냉면, 순댓국 등으로 무척 유명한 곳이었어요. 정말 감사하게도 호텔에서 걸어서 5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답니다. 저는 레스토랑에 들어가서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40분가량을 기다려서 드디어 물냉면을 먹었어요. 양도 푸짐한 데다가, 육수가 정말 끝내줬어요. 감칠맛이 돌면서, 간이 정말 잘 돼 있었습니다. 덕분에 식초나 겨자를 한 방울도 넣지 않고 아주 맛있게 먹고 나왔습니다.
그리고 인상 깊었던 것이, 가족들 끼리도 많이 오지만, 젊은 손님들이 아주 많았다는 것이었어요. 제가 본 손님들의 80%는 20~30대 젊은 손님들이었답니다. 이 집이 정말 맛집이라는 것이 느껴졌어요. 종업원분도 정말 친절하셨고요. 덕분에 정말 오랜만에 맛있는 냉면을 먹었고, 기회가 되면 또 방문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그리운 한국 반찬, 먹고 싶다
-뉴욕 초당골, 반찬부터 메인 디쉬 모두 맛있는 곳-
오늘 소제목이 조금 다 이상하긴 하지만, 글을 계속 이어나가볼게요 :) 시카고에 살면서 늘 맛있는 한국 반찬이 그리울 때가 많아요. 서버브에 있는 교회를 다닐 때에는 주일 점심시간에 집사님들이 해오신 맛있는 한국 반찬을 먹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요. 시카고로 이사 오고 나서는 그러지 못하고 있어요. 그래도 정말 가뭄에 콩 나듯 한식당에 가면 맛있게 반찬을 먹곤 합니다. 하지만, 모든 반찬이 그렇게 맛있진 않아요. 보통의 밥반찬 정도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뉴욕에 가족들과 방문했을때, "초당골"이라는 한식 레스토랑에 방문했는데요. 순두부찌개가 유명한 곳이라고 듣고 찾아갔습니다. 역시나, 반찬부터 반해버렸어요. 반찬은 보기에는 평범해 보였습니다. 애호박무침, 김치, 두부조림 등등 있었어요. 두부조림은 간이 정말 잘 돼있고 부드러워서 두 번이나 리필해서 먹었답니다. 애호박무침은 감칠맛이 나고, 식감도 정말 좋았어요. 그리고 김치로는 넓은 깍두기(?)가 나왔는데요. 밥도둑이었습니다. 그리고 반찬이 세팅 되고, 따뜻한 두부가 나오는데요. 직접 만든 두부라는 것이 팍팍 티가 날 만큼, 정말 고소하고, 부드럽고, 담백하고, 음 뭐랄까요. 정말 달콤하게 맛있는 두부였답니다. 한마디로 조금 충격적이었어요-너무 맛있어서요.
저는 해물 순두부찌개와 뿌리채소밥을 주문했습니다. 순두부찌개가 나오기 전에 먼저 뿌리채소밥이 나왔는데요. 안에 연근이 어찌나 달큼하던지. 정말 달콤하면서, 아삭하면서 쫄깃한 느낌의 연근을 먹는 재미가 있었어요. 이 뿌리채소밥과 반찬만으로도 거의 밥의 1/3 정도를 먹은 것 같아요. 그러고 나서 드디어 나온 해물 순두부찌개는 그야말로 감동이었습니다. 해물도 적당히 들어있었고, 국물이 너무 짜거나, 달지도 않고 간이 딱 좋았어요. 오랜만에 매운 음식을 먹는 제게는 조금 매운 느낌이 있었는데, 달콤한 뿌리채소밥과 함께 하니 참 조화로웠습니다.
그래도
미국에서 맛있는 한식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은 축복!
가끔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어요. 왜 시카고에는 아주-아주-아주 맛있는 한식당이 없을까. 물론 맛있는 한식당들이 있어요. 하지만 다른 주에 비하면 그렇게 맛이 있거나, 친절하지 않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한국에 자주 가지 않는 저에겐 이렇게 다른 주를 여행할 때 맛있는 한식 레스토랑을 가서 한식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이 참 감사하다고 느껴져요. 그리고 이번 여행에서 정말 맛있게 한식을 즐기고 와서 더 그런 것 같아요. LA나 뉴욕, 캐나다 토론토처럼 맛있는 한식을 자주 맛볼 수 있는 곳에 살고 있진 않지만, 그래도 한인 인구가 많이 있고, 괜찮은 한식당들이 있다는 것에 더 감사하게 되었답니다.
아참, 그리고 뉴저지와 뉴욕에서 공차를 발견해서 두번이나 먹었어요..(감격). 시카고 링컨파크 쪽에 있다곤 들었지만, 집에서 아무리 가까워도 왜 이렇게 가기가 귀찮은 건지. 하지만 이번엔 길 걷다가 두 번이나 우연히 발견해서 실컷 마시고 왔답니다 :) 제 미국인 남자친구는 제가 공차를 여행 중에 두 번이나 버블티를 주문해 마시는 것을 보고 신기해했답니다. 나도 내가 신기해... :)
아무튼, 맛있는 한식을 이렇게 그리워하는 것을 보아서, 아마 내년은 모르겠지만 2년 뒤에는 꼭 한국에 다녀올 것 같아요. 제발 그렇게 되길 바래봅니다. 그럼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들 맛있는 음식을 즐길 수 있는 하루가 되길 바랄게요!
- 토론토에서 시카고에서 이방인 J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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