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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따라 여행

[바람따라 여행] 디즈니월드에서 미키-미니마우스가 자폐아동에게 보인 행동

by 이방인 J 시카고 2022. 8.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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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방인 J입니다.

 

최근에 저는 올랜도에 있는 디즈니월드(Disneyworld)에 친척들과 다녀왔습니다. 디즈니월드에 가본 것은 처음이라서 무척 들떴는데요. 사실 가기 전에는 병원 동료들에게 "먼 친척 아가들이랑 디즈니월드에 갈 것 같아요. 그저 아이들과 놀아주러 가는 거죠 뭐"라고 시큰둥하게 얘기를 했습니다. 그러자 동료들이 "저도 처음엔 J 같았어요. 그런데 실제로 가보니 내 아이들보다 내가 더 신나게 놀고 있더군요'라고 말했습니다. 처음에 그 얘기를 듣고 그저 '그런가 보다~' 싶었지만 제 디즈니월드 여정을 돌아보면, 아이들보다 제가 더 신나게 놀고, 더 맛있게 먹고, 더 뛰어다니고, 놀이기구를 타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하하. 아무튼 오늘은 제가 미국 올랜도 디즈니월드에서 경험한 특별한 이야기를 들려드릴까 해요. 

 

친구야 반가워, 나를 쓰다듬어주겠니?

 

저와 친척동생이 타운 스퀘어 시어터에서 만난 미키-미니마우스입니다. 기념 사진을 멋지게 남겨보았습니다.

 

저는 친척들과 함께 올랜도 디즈니월드의 매직 킹덤(Magic Kingdom Park)에 다녀왔습니다. 그리고 불꽃놀이 쇼를 보기 전에 미키와 미니마우스를 만날 수 있는 극장(타운 스퀘어 시어터/Town Square Theater)에 들렀어요. 디즈니월드에서는 각 캐릭터들을 만날 수 있는 장소들이 있답니다. 오래 기다리는 것을 피하려면 늘 대기 시간과 만날 수 있는 시간을 꼼꼼히 체크해야 하지요. 저희는 미리 시간을 체크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만나려는 아이들과 가족들이 무척 많았기 때문에 1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했어요. 극장 내부에 들어서자 기다리려고 대기하고 있는 사람들이 마치 미키마우스의 위대한 마술쇼를 보려는 사람들이 줄을 선 것처럼 내부를 꾸며놓았답니다. 곳곳에 포스터도 걸어놓았고요. 아무튼 미키마우스와 미니마우스를 만날 수 있는 방에 드디어 입장을 했습니다. 저와 친척들 뿐만 아니라 다른 관람객 몇 명도 함께 한 팀으로 들어갔습니다. 

 

저희 일행 중에 자폐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아이가 있었습니다. 미키 마우스와 미니 마우스는 그 아이를 보자마자 자신들이 강아지가 된 것처럼 머리를 숙이고 아이에게 자신을 쓰다듬어 달라는 것처럼 행동했습니다. 이들이 다른 일반 관람객들에게 보인 행동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일반 관람객들에게는 그저 안아주고, 뽀뽀해주고, 사진을 같이 찍거나, 미키와 미니 마우스가 서로 손을 잡고 춤을 추는 듯 다양한 퍼포먼스를 선보여주었었는데요. 자폐스펙트럼장애를 가진 아이에게만 특별하게 강아지와 같이 행동했습니다. 그 가족들이 미키와 미니 마우스에게 아이가 장애가 있다고 말하지도 않았는데 말이지요. 그들은 아이를 보고 바로 아이가 가진 장애에 맞게 행동을 한 것이었습니다. 정말 놀라웠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아이를 비롯해서 그 가족들을 따뜻하게 안아주었습니다. 그 아이는 미키마우스와 미니마우스를 쓰다듬어주었습니다. 처음 만났지만 편안하게 인사를 하는 것 처럼 보였습니다.

 

더욱 놀라웠던 것은, 자폐스펙트럼을 가진 아이가 미키와 미니 마우스를 향해 "I love you"라고 말한 것이었습니다. 그 아이는 극장 안에서 줄을 서는 동안, 그리고 입장한 순간까지도 말을 하지 않고 같은 소리를 반복해서 내거나, 뛰어다니거나, 비슷한 행동들을 반복해서 하고 있었거든요. 아이는 아주 수줍게 그들을 향해 사랑한다고 소리를 내어 말했습니다. 그리고 사진을 찍을 때에도 아주 활짝 웃어 보였습니다. 정말 아름답고, 감동적인 순간이었습니다 :) 

 

디즈니월드 직원들이 받는 특별한 교육

 

오후 3시, 신데렐라 캐슬 앞에서 퍼레이드가 한창입니다.

 

제가 그 광경을 보고 놀라워하자, 제 친척동생이 제게 말해주었습니다. 디즈니월드 직원들은 자폐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비롯해 다양한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교육을 통해서 배워서 알고 있다고요. 참 놀라웠습니다. 그래서 직접 디즈니 웹사이트에 들어가서 확인을 해보았습니다. 인지장애(Cognitive Disabilities)를 가진 방문객들을 위한 서비스라는 섹션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자폐스펙트럼(Autism Spectrum)이라고 적혀있었고,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서 월트 디즈니 월드 리조트에서 좋은 경험을 하길 바란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서비스는 어드밴스드 티켓 구매, 유모차/휠체어 대여, 쉬는 공간, 같이 방문한 사람과 함께 들어갈 수 있는 화장실 등등 아주 많았습니다. 그리고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디즈니월드를 방문하기 전에 어떻게 준비를 하면 좋은지 등도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것을 가지고 오면 좋은지가 적혀있었는데요. 인지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이름과 다른 정보들이 담긴 팔찌나 이름표, 그리고 이어 플러그 또는 헤드폰도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테마 파크들에 사람들이 많이 방문하기 때문에 시끄럽고, 불꽃놀이도 종종 있는 등 소음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인지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불편함을 겪을 수 있어서 그것을 방지하기 위함인 것 같습니다. 

 

직원들이 다양한 장애에 대한 교육을 받는 걸까요? 알아보기 위해서 CNN 뉴스 자료를 살펴보았는데, 그렇다고 합니다. 뉴스 자료에 따르면, 올랜도에 있는 레고랜드만 해도, 직원들이 자폐 전문의들을 통해 트레이닝을 받는다고 합니다. 이를 통해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방문객들을 이해하고, 그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이요. 그리고 디즈니월드도 장애를 가진 방문객들을 돕기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쓰여있었습니다. 그리고 세서미 플레이스(Sesame Place)는 미국 내 처음으로 International Board of Credentialing and Continuing Education Standards를 받은 곳이라고 합니다. 이 수료증을 받기 위해서는 세서미 플레이스에서 일하는 직원 80% 이상이 자페 스펙트럼에 대한 트레이닝을 받아야한다고 쓰여있습니다. 미국내 자폐 옹호단체들이나 교육기관들이 노력한 결과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 이러한 단체들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MLB, NBA 게임과 같은 스포츠 경기에 참여할 수 있게 도와주고, 극장에 갈 수 있게 도와주며, 그리고 이번 경우와 같이 놀이동산이나 다양한 테마파크에서도 소중한 추억을 남길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답니다. 이렇게 사회적으로 노력한 결과, 자폐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사람들도 그들의 삶 속에서 비장애인들처럼 평범하고, 소중하고, 값진 추억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참 아름답고 이상적인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자폐 아동들이 평범하고 소중한 추억을 쌓을 수 있도록 사회적 노력이 필요

 

밤이 되자 신데렐라 성이 화려하게 변신한 모습입니다.

 

제가 미키-미니마우스를 만난 타운 스퀘어 시어터(Town Square Theater)에서 한 이 특별한 경험은 평생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저 또한 앞으로 병원에서 다양한 환자들을 만나면서 그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함과 동시에 적절한 트레이닝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답니다. 그리고 인지 장애에 대한 트레이닝을 통해 방문객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는 호스트들(미키-미니마우스) 덕분에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지고 있는 아이가 받은 큰 환영, 그리고 환하게 웃는 아이를 보면서 그 가족들이 받았을 감동과 위로는 그들의 인생에서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어떻게 생각하면 그 아이가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를 누린 것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이가 만날 모든 사람들이 트레이닝을 받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적어도 놀이공원이라던지 다양한 전시회, 극장, 그리고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스포츠 경기 등에서라도 이 아이들이 알맞은 서비스를 제공받아서 평범하고 소중한 추억을 쌓을 수 있게 되면 참 좋겠습니다. 사회 전반적으로 우리 모두가 함께 노력을 해야하겠지요?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 시카고에서 이방인 J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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