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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따라 여행

[바람따라 여행] 가족이 뉴욕에 산다는 것

by 이방인 J 시카고 2023. 5.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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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방인 J입니다. 

드디어 이번주에 널싱 본과 주니어 2학기를 무사히 마쳤답니다! 그리고 시험을 마치자마자 곧바로 남자친구 누나의 Baby Shower에 참석하기 위해 뉴욕으로 날아왔습니다 :) 뉴욕에 살고 있는 누나네 며칠 머물다가 저희는 뉴욕에 있는 Gorge에서 하이킹을 하고, 그리고 캐나다에 갔다가 시카고로 돌아올 예정이랍니다. 정말 신나는 여름 방학의 시작이에요. 오늘은 제가 10년 만에 방문한 뉴욕에서 느낀 점을 몇 가지 적어보려고 합니다. 

10년만에 방문한 뉴욕에서 마이클과 함께 찍은 사진입니다. 지나가던 여성분이 사진을 너무 잘 찍어주셨어요 감사합니다 :)

 

10년 전, 혼자 뉴욕에 방문해 생일을 보내다

 

제게 뉴욕 방문이 처음은 아니에요. 10년 전에 딱 한번! 와봤었답니다. 당시 저는 시애틀에서 교환학생 중이었고, 한국에 돌아가기 전에 미국 여러 도시를 여행하고 돌아가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정한 여러 도시 중 하나가 바로 뉴욕이었어요. 당시 저는 혼자 뉴욕에 방문해서 알차게 여행을 했었어요. 여기저기 웹사이트를 참고해서 일정을 짜고 싶었으나, 당시 시애틀에서 여름방학 동안 했던 인턴 생활을 마치자마자 도망치듯이(?) 온 여행이었어서 무계획이었습니다. 대충 가고 싶은 곳은 몇 곳 있었어서 다행이었지만요. 아무튼 도착해서 제일 먼저 아마 타임 스퀘어의 Red Stairs에 갔습니다. 여행자들이 무척 많았어요. 저는 기념으로 사진을 남기기 위해 제 옆을 지나가는 사람 중 한 명에게 사진을 부탁했어요. 알고 보니 영국에서 온 그 친구도 마침 애리조나 주에서 인턴을 마치고, 영국으로 돌아가기 전에 뉴욕에 여행 차 들렀다고 하더라고요. 심지어 태어난 연도도 같아서 쉽게 친구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뉴욕에 머무는 내내 그 친구와 함께 일정을 맞춰서 다녔어요. 그 친구는 매년 미국에 방문해서 꼭 뉴욕에 들른다고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어디를 가야 하고, 어디서 어떤 음식을 먹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었어요. 그 덕분에 저는 무계획으로 방문했다가 새로 사귄 친구 덕분에 아주 알찬 여행을 하고 다른 도시로 이동할 수 있었답니다 :) 

당시 도착해서는, 시애틀에서와 똑같이, 미국에 사는 가족도 없고, 꼭 만나야할 친구도 없었기 때문에 아주 자유롭게, 그리고 조금 쓸쓸하게 여행을 했던 것 같아요. 음, 쓸쓸하다는 표현이 맞을진 모르겠지만 아무튼 큰일이 생기면 도와줄 가까운 사람들이 그 도시에 살고 있지 않았었지요. 하지만 10년 만에 남자친구와 그리고 그 가족들과 함께 방문해서 지내는 뉴욕은 참 제게 다른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가족들과 함께 하니 무척 편안하고,  안전하고, 더 재미있다!

 

Little Island에 방문했다가 사진을 한장 찍어보았습니다.

 

남자친구의 누나가 뉴욕에 살기 때문에 저희는 누나네 부부 집에서 지내고 있어요. 저희가 방들을 차지하는 바람에 부모님 두 분은 근처 호텔에서 묵으시겠다고 했습니다 :) 10년 전 뉴욕에 혼자 왔을 땐, 뉴욕은 참 멋진 도시이지만 traffic도 너무 심하고, 사람도 너무 많고, 살기는 조금 힘들겠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리고 조금 위험하다는 생각도 했었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가족들과 함께 와서 그런지, 정말 편안하고, 안전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뉴욕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보니, 거주하기 정말 좋은 동네도 많이 보게 되고, 이웃들이 어떤지도 경험할 수 있었고, 뉴욕 트래픽이 늘 아주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되었어요. 물론 다른 도시들에 비하면 아마 트래픽이 무척 심하긴 하지만요. 그리고 남자친구가 항상 옆에서 같이 다니기도 하고, 그리고 이제는 가족이 여기 산다는 것이 신기하게 느껴집니다 :) 제가 가족으로서 뉴욕에서 꼭 참석해야 할 행사도 생겼다는 게 너무 신기해요! 오늘 베이비 샤워에 갔다가 정말 많은 지인들도 생겼답니다. 남자친구의 누나 친구들과 남편의 식구들 모두 정말 나이스했어요. 

 

마이클 누나의 베이비 샤워에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곧 태어날 아가가 너무 기다려져요. 사랑 듬뿍 받을 아가야, 얼른 만나자 ㅎㅎ Welcome to the Family!

 

아참, 그리고 공항에 내렸을 때 먼저 도착하신 마이클 아버지께서 저희를 픽업해주셨답니다. 그것도 정말 감사하고 신기하고 좋았어요. 미국에 원래 가족이 없었던 저이기에 더 그랬던 것 같아요. 매번 지도를 켜서 어디서 어디를 어떻게 가야 하는지 찾지 않아도 돼서 좋았습니다. 심지어 저는 길 찾는 것에 밝은 편이 아니랍니다. 그리고 가족들과 맛있는 레스토랑에 가서 음식을 먹기도 하고, 여기저기 구경하는 것이 정말 재미있고 좋아요. 그리고 시카고에서와 마찬가지로, 하루 일정을 마치고 누나네 집에 돌아와서 가족들이 다 같이 모여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서 먹을 수 있다는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가족의 소중함을 이럴 때 또 느끼네요. 참 감사한 일입니다. 

 

뉴욕 공항에서 휠체어 타게 된 사연

 

여담으로, 며칠전 시카고에서 뉴욕으로 오기 전에 제게 특이한 일이 생겼어요.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8시 비행기를 놓치지 않게 부랴부랴 준비를 하고 지하철을 타고 바로 시카고 공항으로 가려는 중이었는데요. 지하철 역에 도착하자마자 하필 제가 타는 지하철 역이 점검에 들어갔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무료 버스가 밖에서 대기하고 있다고 해서, 그 버스를 타고 다른 역으로 가서, 그곳에서 공항으로 가게 되었지요. 그래서 버스를 탔는데, 정말 금방이라도 토를 할 것 같았어요... 저는 멀미가 심한 편이라서 버스를 타지 못합니다. 그래서 지하철 탈 때 하려고 했던 Sea Band(팔목에 차고 지압을 할 수 있는 밴드)를 양 손목에 찼지만 이미 늦은 상태였어요. 아무튼 내리자마자 거의 토할 것 같았지만 참을 수 있어서 바로 지하철을 탔습니다. 하지만 이미 상태가 좋지 않아서 지하철 안에서 미리 가지고 있던 봉투에 토를 좀 했어요. 그리고 공항에 내려서 탑승 수속 후 바로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몇 분만 더 늦었어도 못 탈 뻔했답니다... 하하. 그래서 체크 포인트를 지나서부터 거의 전력질주를 했어요.

아무튼 비행기에 정말 가까스로 탑승하고 가는데, 가만히 있어도 어지럽고, 정말 참기가 힘들더군요. 그래서 비행기 좌석에 비치된 구토 봉투(?/한국어로 정확히 어떻게 표현할지 모르겠어요)에 토를 여러 번 하고, giner ale을 주문해서 마시며 진정시키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또다시 토를 했어요. 내릴 때 겨우 다 되어서 제 상태를 보게 된 자다 깬 옆좌석 승무원(신기하게 제 옆자리에 승무원이 앉아있었습니다)이 다른 승무원을 불러서 저를 비행기 맨 뒤쪽으로 데려가 주었어요. 제 옆에 앉아있던 남자친구도 잠에서 깨어서 상황이 좀 안 좋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화장실에서 토를 좀 더 하고 나온 저는 승무원들이 앉는 자리에 앉아서 한동안 쉬고, 이것저것 ginger ale부터 여러 개의 큰 봉투들, 그리고 손을 닦을 수 있는 것들과 티슈 등을 잔뜩 받았습니다. 그리고 저를 도와준 승무원은 저를 진정시키고, 제가 힘들지 않도록 계속 말을 걸어주었어요 :) 정말 감사했습니다... 

 

리틀 아일랜드를 지나 레스토랑이 많은 곳으로 나와서 걸었습니다.

 

그리고 승무원은 제게 휄체어 서비스를 불러주겠다고 했어요. 그래서 제가 괜찮을 것 같다고 얘기했지만, 승무원은 제게 휠체어를 타고 짐 찾는 곳까지 가는 것이 나을 것 같다고 해주었습니다. 그래서 알겠다고 했어요. 비행기에서 승객들이 다 나가고 나서 저는 편안히 그리고 천천히 밖으로 나갔고, 휠체어를 타고 짐 찾는 곳까지 나갔습니다. 사실 그때까지도 많이 어지러운 상태여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다행스러웠어요. 아무튼 남자친구는 옆에 걸어서 저를 따라가고, 저는 휠체어에 앉아서 이동했습니다. 짐 찾는 곳에 가보니 마이클 아버지께서 마중을 나와 계셨어요. 이미 마이클이 가족들과 연락해서 제 상황을 설명하고, 지금은 괜찮은 상태이고, 짐 찾는 곳에 조금 늦게 갈 수 있다고 얘기를 해놓은 상태였어요. 제가 휠체어에 앉아있으니 저를 보시더니 걱정되는 눈빛으로 괜찮냐고 물어보셨답니다.. 그래서 이젠 정말 괜찮다고 하고 짐을 가지고 차로 갔어요 ^0^ 사실 남자친구 부모님과 작년에 애플 픽킹을 갔었는데요, 가는 도중 제가 토한 적이 있었기 때문에 제 멀미가 심한 것을 이미 알고 계신답니다. Sea Band도 부모님께서 제게 주신 것이에요. 아무튼 이날 누나네 집에 오니 모두 제게 괜찮냐고 물어봐주시고 편히 쉬다가 구경하러 나갈 수 있어서 감사하고 좋았습니다 :) 가족이 뉴욕에 산다는 것, 너-무 좋고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저희는 며칠 후에 뉴욕에서 하이킹을 하러 도시를 떠나고, 그리고 캐나다로 갔다가, 다시 시카고로 돌아올 예정입니다. 소개할 것이 있다면 사진을 잘 찍어두었다가 블로그에서 잔뜩 얘기해도록 할게요.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들 즐거운 여름방학/여름 보내시길 바라요.

- 시카고 아닌 뉴욕에서 이방인 J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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