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미국병원생활

[슬기로운 미국 병원 생활] 클리니컬 리서치 널스에 도전 + 인터뷰 오퍼들

이방인 J 시카고 2025. 5. 15. 13:08

안녕하세요 이방인 J입니다.

오늘은 베드사이드에서 일한 지 8개월 만에 클리니컬 리서치 널스 (Clinical Research Nurse)에 도전하고 있는 제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글을 쓰는 내내 마음속이 타들어가는 느낌이 드는데요. 왜냐하면 지금 클리니컬 리서치 널스 잡 두 군데 파이널 인터뷰를 보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두 곳 모두 제 경력을 인상 깊게 보고, 인터뷰 때도 참 좋은 분위기에서 마무리가 되었는데요. 속상하게도 최종 인터뷰 이후 3주째 아무 연락이 없네요. 베드사이드 널스는 매일매일 새로운 것을 배우는 재미가 있지만, 저는 리서치 쪽 업무를 하는 것이 재미있게 느껴져서 꼭 클리니컬 리서치 널스를 해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지원을 했고, 최종 인터뷰까지 보았는데 연락이 없으니 너무나 속상합니다. 

 

클리니컬 리서치 널스란

강아지랑 동네 공원에 가서 블랭킷 펴고 누웠습니다

클리니컬 리서치 널스에 대해 궁금하신 분들이 있으실 텐데요. 연구를 도와주는 널스입니다. 연구를 주도하는 사람들은 보통 MD, Ph.D. 들인데요. 그들이 연구를 하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필요합니다. 데이터 컬렉션을 도와주는 사람, 데이터를 분석하는 사람, 펀딩 관련 업무를 보조하는 사람, Abstract을 쓴다던지 글을 같이 쓸 사람, 기타 등등. 제가 지원한 포지션은 데이터 컬렉션을 도와주는 쪽에 가까웠습니다. 지금 의대에서 하고 있는 업무와 비슷하게, 연구 참여자를 모집해서 클리닉에 데려가서 이 연구에 적합한 사람인지 판단하고, 맞다면 다음 스텝으로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이에요. 피를 뽑아서 랩에 보낸다던지, 연구 동의서를 받는다던지, 연구가 잘 진행될 수 있도록 보조하는 역할이지요. 저는 리서치 코디네이터로 일을 해왔기 때문에 클리니컬 리서치 널스가 되는 것에 항상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PI가 주도하는 연구에 참여하기도 하고, 제약회사들이 주도하는 연구에 도움을 줄 수도 있고요. 생각만 해도 정말 재미있을 것 같지 않나요? 

보통 베드사이드 널싱과 다르게 업무 시간이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 아니면 9시부터 5시 이기도 하구요. 보통은 일주일에 이틀에서 삼일 정도만 오피스에 출근을 하고, 나머지 날들은 재택을 하기도 합니다. 어떤 기관에서 일하느냐에 따라서 많이 다른 것 같아요. 저는 General Medicine 유닛에서 저녁 7시부터 오전 7시까지 일을 하고 있어서 요즘 많이 지친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인지 낮에 일하는 일반 잡들이 그리워지기 시작했답니다. 클리니컬 리서치 널스 스케줄은 보통 아침과 낮에 일을 하기 때문에 제가 원하는 이상적인 잡에 가까워요. 

 

트랜지션이 이렇게 어려울 수가!

99퍼센트 합격이라며 피앙세와 자축을 하며 일주일을 보냈는데요. 일주일 내내 셀러브레이션 한다고 외식비가 장난 아니게 나왔어요. 왜그랬을까 과거의 내자신.. 그 시간에 여러군데 더 어플라이할걸.

클리니컬 리서치 널스로 트랜지션하기가 이렇게 어려운 줄 몰랐답니다. 처음에 지원할 때는 다들 베드사이드 경력 2년 정도를 요구해서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지만, 막상 인터뷰를 보고 나서는 다들 제 리서치 경력을 인정해 주고, 병원에서 널스로 일하면서 리서치 코디네이터 업무를 병행한다는 것에 많이 놀라워하면서 무척 좋아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걸어온 길에 자신감을 더 갖게 됐던 것 같아요. 보통 자리가 많이 나지 않기 때문에 가뭄에 콩 나듯이 지원자들을 뽑고 인터뷰를 보는 잡 포지션인데요. 제가 지원할 당시 지원할 수 있는 곳들도 딱 두 군데밖에 없었고, 한 곳은 지원하고 나서 한 달 넘게 기다렸을 때 연락이 왔었어요. 저는 지원 사실도 거의 잊고 있었을 정도입니다. 한 달 정도 지났으니 당연히 안 됐을 것이라고 생각했었거든요. 원래 프로세스가 이렇게 느린 건지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다른 포지션은 지원하고 일주일 내로 바로 연락이 왔었고, 파이널 인터뷰까지 봤답니다. 

지원한 두곳 중, 파이널 인터뷰를 마치고 한 곳에서는 3주 뒤에 연락이 왔는데요. 새로 팀을 꾸리는 데 클리니컬 리서치 널스를 고용하려고 했으나, 버짓 이슈로 인해 클리니컬 리서치 코디네이터를 고용하기로 했다고 했어요. 그러면서 인터뷰를 10명 정도 보았는데, 인터뷰 한 사람들 중 제 경력이 가장 팀에 적합했었다고 해요. 다만, 리서치 코디네이터를 고용하기로 해서 제가 팀에 조인하지 못하게 된 것에 대해 아쉽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정말 아쉽고, 속상했어요. 

다른 한 곳은 최종 인터뷰 마친 뒤 3주 정도 지났는데요. 아직까지 연락이 없으면 뭐,, 안된 거라고 봐야겠죠. 정말 아쉬운 마음입니다. 아직도 희망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자꾸 지메일을 새로고침해 보고 있어요. 3주 내내요. 좋은 소식이 생기면 블로그에 글을 남기도록 하겠습니다 :)

 

인터뷰 준비할 때는 설렜고, 오퍼 기다리는 시간은 괴롭다

5월 시카고 아름다운 날씨.

인터뷰 준비할때는 두 군데 같이 준비하고 있었어서 정말 바빴어요. 병원에서 널스로 일하는 것 외에 엑스트라로 시간을 써야 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베드사이드를 곧 떠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고, 리서치 널스로 일 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는 것이 너무 기뻐서 참 행복했어요. 설레는 마음으로 인터뷰를 열심히 준비했고, 2주간 인터뷰를 봤어요. 첫 번째는 전화 인터뷰, 두 번째는 대면 인터뷰 (3명), 마지막으로 팀 전체 인터뷰까지 해서 이렇게 세 번 인터뷰를 봤네요. 마음속으로 당연히 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3주째 이렇게 연락이 없으니 정말 당황스럽고 속상하네요. 오퍼가 올 때까지 기다리는 시간이 이렇게 길 줄 몰랐고, 이렇게 괴로울 줄 도 몰랐습니다. 이제 더 이상 지원할 곳도 없어요. 다음 달에는 더 많은 자리가 나올까요? 지난주와 이번 주, 뭔가 유닛을 떠날 것 같다는 생각에 PTO도 팍팍 썼는데, 다음 주부터는 많이 아껴야 하는 실정이랍니다 하하하. 오퍼 나올때 까지는 절대 이전 직장을 그만두지 말라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왜 그런지 알겠습니다. 그래도 긍정적인 마음으로 지금 다니고 있는 병원에서 잘 배우면서, 다음 기회를 노려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지난주와 이번 주 각각 5일 정도씩 쉴 수 있을 정도로 스케줄이 좋았는데요. 쉬는 내내 우울감이 가득한 나날들이었어요. 며칠 후에 또 일하러 가야 하는데, 생각만 해도 한숨이 나옵니다. 요즘 시카고 날씨가 무척 좋은데요, 덕분에 산뜻하고 상쾌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어요. 다들 따뜻해진 날씨를 즐기시길 바라고,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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